갈라디아서 51강 F. 짐을 지라[6:1-5] Ⓑ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3-08-19 12:03
조회
107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그러나 반대되는 태도를 염두에 두고서, 바울은【3】[만일 누가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된 줄로 생각하면 스스로 속임이니라]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지금 [만일 누가…된 줄로 생각하면 스스로 속임이니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자신은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라고 말하였다. 여기서 바울이 의미하는 사람➊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법이란 점에서 볼 때에, 실상 아무것도 아닌데도 스스로 자신을 대단한 인물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계 3:17). 그들은 남을 깎아 내리기를 좋아하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만은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잘못이나 실수를 가혹하게 비난함으로써 자기 의를 과시하고,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시키려고 한다(눅 18:9-14). 그들은 자신들만이 진리를 소유했다고 착각하여 스스로 종파를 형성하여 교주로 군림하곤 하였다.

바울은 그러한 과대망상증 환자들의 생각을 가리켜, [스스로 속임이니라](3절 후반)라고 말하는 것이다.

‘속이다’는 프레나파타(φρεναπατ)로서 ‘마음을 속이다’, ‘속여넘기다’라는 뜻이다. 라이트후트(J. B. Lightfoot)는 “바울이 만든 낱말인 것 같다.”라고 하였는데 확실한 것은 알 수 없다. 이와 같이 그들은 자기기만 속에 살면서 또한 남을 기만하며 사는 것이다. 실상 인간은 자기를 기만하지 않고는 남을 기만할 수 없는 법이다.

역설적이기는 하나, “참으로 된 사람은 자신을 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되지 못한 사람은 된 줄로 생각하는 법이다”(이상근). 이러한 자기기만 속에 빠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바울의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라고 한 말씀과 “너희가 믿음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고후 13:5)고 한 말씀을 항상 기억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약점이나 범죄를 드러내고, 그것에다 비교하여 자신을 자랑하려는 경향이 강하다.➋그래서 【4】[각각 자기의 일을 살피라 그리하면 자랑할 것이 자기에게만 있고 남에게는 있지 아니하리니]라고 권면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척도가 모호한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법인 사랑에 비추어 각자의 행위를 살피는 일이다”(M. Henry, R. T. Stamm, E. Huxtable).

[살피라]는 도키마제토(δοκιμαζέτω)로서 그냥 ‘본다’는 뜻이 아니라 ‘시험하다’, ‘분별하다’, ‘비판적으로 검토하다’는 뜻이다(벧전 1:17, 행 2:2).

이 말은 원래 {금속의 순수성을 시험해 보거나, 또는 동전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그리고 충분한 함량을 지니고 있는지를 시험하는 데 사용된 것이다. 이 말은 세 단계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시험과 시험에 의한 증명 그리고 시험의 결과로서의 인정이다}(딤전 3:10의 주석). 개역 한글판 성경에서는 ‘시험하다’(삿 7:8, 눅 14:19, 고전 3:13, 엡 5:10, 벧전 1:7) 외에도 명사형으로 ‘시련’(고후 8:2), ‘증거’(고후 2:9, 13:3), ‘시련을 통해 입증된 순수성 곧 연단’(롬 5:4, 고후 2:9, 9:13, 빌 2:22) 등으로 번역되었다.

이어서 바울은 그리하면, 즉 사랑의 진리에 비추어 자신의 행위를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면, [자랑할 것이 자기에게만 있고 남에게는 있지 아니하리니]라고 한다. 즉, [자랑할 것](토 카우케마, τὸ καύχημα) 곧 기쁨을 동반한 자랑거리가 그 자신에게만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까지 자랑할 것은 못 된다”(J. Wesley)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참된 자랑거리는 “그들 자신의 공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에 기인된 것이다”(J. Calvin). 다시 말하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이루어진 성령의 내재와 그분의 지도와 도우심으로 성취된 행위들인 것이다. 영적인 면에서 누구보다도 자랑스럽게 살았던 바울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자랑하였고(6:14), 신앙의 양심이 증거하는바 하나님의 은혜로 행한 일들을 자랑하였고(고후 1:12. 참조: 빌 2:12-13), 자신의 약한 점들을 통해서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나타나는 것을 알고 자신의 약한 것들을 자랑하였다(고후 12:9-10).

끝으로, 바울은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5】[각각 자기의 짐을 질 것임이니라]라고 권면하고 있다.

[짐]은 포르티온(φορτίον)이며, 2절의 “짐”(바레, βάρη)이 감당할 수 없는 짐을 뜻하는 데 비해, 여기의 짐(포르티온,φορτίον)은 역부나 군인들이 나를 수 있는 한도의 짐(黑崎幸吉, 이상근), 또는 군인의 장비를 의미한다(W. Barclay).

[각각 자기의 짐을 질 것임이니라]에 대해, 黑崎幸吉은 “사람은 다 자기 스스로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될, 자신의 깊은 죄에서 일어나는 양심의 고통”이라고 하지만, 앞(4절)의 의미로 보아 각자가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될 의무를 그 자신이 이행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E. Huxtable, 윤성범). 이와 비슷하게 마이어(H. A. W. Meyer)와 어드만(C. R. Erdman)은 각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였다.

바클레이(W. Barclay)는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의무가 있으며, 우리 자신이 책임져야 할 과제가 있다. 아무리 친절한 사람이라도 우리를 위해서 해 줄 수 없는 일이 있으며, 아무리 우리가 원해도 다른 사람에게 넘겨 줄 수 없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각 사람은 자신의 행위에 따라 심판을 받을 것이다(렘 17:10, 32:19, 겔 18:20, 마 16:27, 롬 2:6, 계 2:23, 20:13). 어느 누구도 남을 대신하여 심판을 받을 수 없다. 이 말은 “행위로 구원받는다는 뜻이 아니라 보상을 받는 뜻이다”(W. Hendriksen).

6:1-5의 고찰 결과에 의하면, 바울은 믿음의 형제가 실수로 인해 범죄했을 경우에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온유한 심령으로 견책과 교훈과 권고로서 교정해 주어야 하며, 더 나아가 그의 잘못을 거울삼아 그러한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주의깊게 관찰하라고 말한다.

이어서 바울은 형제의 범죄와 그로 인한 고통의 짐을 비롯한 모든 짐을 서로 짊어져 줌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의 법을 성취하도록 권면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법칙에 입각해 볼 때, 실상 아무것도 아닌데도 스스로 자신을 대단한 인물인 것처럼 착각하는 자는 자신과 남을 기만하는 것이다. 그들은 남의 잘못을 가혹하게 비난함으로써 자기 의를 과시하고,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바울은 척도가 모호한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법인 사랑에 비추어 자기 자신의 행위를 검토해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자랑거리가 자신에게만 있는 것이지, 남에게까지 내세울 것은 못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참 자랑거리란 성령의 내재와 그의 도우심으로 성취된 행위들이다.

끝으로,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 앞에서 각자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될 의무를 이행하라고 권면한다. 바로 이러한 행위에 하나님의 보상이 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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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참조: 훅스타블(E. Huxtable)은 자만하고, 도덕적으로 잘못된 형제에 대해 경멸하는 갈라디아 교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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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256-259. .

필자의 사이트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6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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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9 12:04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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