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45강 C. 진리를 확신하라[5:7-12] Ⓑ5:10-12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3-07-01 19:21
조회
98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이어서 바울은 [너희를 요동케 하는 자는 누구든지 심판을 받으리라]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요동케 하는 자는 누구든지]에 대해 (1) 베드로나 야고보나 바나바라는 설(Lipsius, Lietzmann),➊ (2) 당시에 율법주의자들을 이끌던 특출한 인물이라는 설(Olshausen,➋ J. A. Bengel), (3) 거짓 교사들을 비롯한 모든 율법주의자들이라는 설➌이 있는데, 논의의 흐름으로 보아 (3)설이 가장 적합하다.
따라서 갈라디아 교인들을 요동케 하는 율법주의자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심판을 받으리라]는 것이다.

[심판](크리마, κρίμα)은 곧 하나님의 심판을 가리키는 것으로(E. D. Burton, W. Hendriksen, C. R. Erdman), 판결과 그 결과로 인한 형벌을 의미하는 것이다(E. Huxtable).

율법주의자들은 이미 현실적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교만은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역사하심을 배격해 버리고 만다. 따라서 그들은 하나님의 진노 아래 놓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 곧 심판을 받은 상태인 것이다.”(윤성범). 그러나 그들은 죽음에서 보다 더 분명하고도 결정적인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바울은 항간에 떠도는 그 자신에 대한 소문에 대해, 【11】[형제들아 내가 지금까지 할례를 전하면 어찌하여 지금까지 핍박을 받으리요 그리하였으면 십자가의 거치는 것이 그쳤으리니]라고 말한다.

이 구절을 가리켜, 바울이 회개하기 이전에 할례를 전한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설(Vincent)➍이 있지만, 대부분의 학자들➎은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할례를 행한 사실(행 16:3)을 알고 있는 율법주의자들이, “바울은 지금도 할례를 전한다.”고 말하는 것을 바울이 인용하여, “만일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지금까지 내가 할례를 전한다면 어째서 지금까지 핍박을 당하겠느냐?”라고 해명하는 것이다.

바울이 유대인이나 율법주의자들에게 핍박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의의 필수 조건으로서의 할례, 또는 율법주의를 반대하고, 오직 복음의 진리만을 전하였기 때문이었다. 칼빈(J. Calvin)에 의하면, “바울은 복음을 그 순수성에 추호라도 벗어나게 하기보다는 대중들의 핍박과 분노에 자신을 드러내 놓았다.”라고 한다. 우리는 바울처럼 복음의 진리, 즉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어차피 인생에 고난이 따르게 마련이라면, 우리는 지혜롭게 값진 고난을 취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어차피 인간이란 죽을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값진 죽음을 취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복음의 진리 수호와 전파를 위한 고난이나 죽음만큼 값진 것은 없다.

다음으로, 바울은 자신이 지금까지 할례를 전한다면, [십자가의 거치는 것이 그쳤으리니]라고 말함으로써, 할례를 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한다.

[거치는 것]은 스칸달론(σκάνδαλον)으로서 ‘덫’, ‘함정’, ‘걸림돌’, ‘실수’ 또는 ‘죄의 원인’ 등의 뜻이다. 따라서 [십자가의 거치는 것]이란 고린도전서 1:23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라는 표현과 일치하는 것이다.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께서 유대인에게 걸림돌이 되는 이유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신 21:23)라고 한 율법의 말씀과 참 그리스도라면 세상의 왕이요 정복자라는 그들의 잘못된 메시야관 때문이었다.

그리고 “종교적 제국주의를 신봉하던 이방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아들이 죄인들 대신에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는 것은 실로 미련한 것이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R. T. Stamm).

만일에 바울이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를 믿어야만 의롭다 하심을 얻을 수 있다는 복음을 변질시켜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믿음과 동시에 “할례 곧 율법을 행해야 의로워진다고 전파했다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거치는 것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M. Luther, E. D. Burton). 그러나 의를 얻음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할례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는 것이다.

십자가의 걸림돌이야말로 인간의 이성을 초월한 믿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바울은 모든 믿는 자들에게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고전 1:24)라고 한 것이다. 또한, 그 자신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갈 6:14).

끝으로, 바울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헛되게 하는 율법주의자들에 대해, 【12】[너희를 어지럽게 하는 자들이 스스로 베어 버리기를 원하노라]라고 풍자적으로 말한다.

이 구절은 할례를 행해야 의롭게 된다고 주장하여 갈라디아 교인들의 믿음을 전복시키는 율법주의자들 자신이, 남경의 끝 부분의 표피를 베어 내는 할례를 받은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아예 남근까지 베어버려 고자가 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비아냥이다.

[베어버리]다(아포코푸트, ἀποκόπτω)에 대해, 출교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➏이 있으나, 앞에서 말한 대로 거세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은 바울이 당시에 갈라디아인들이 잘 알고 있던 시빌리(Cybele) 여신에 대한 예배 의식을 연상하여 풍자적으로 말한 것이다. 시빌리 여신의 제사장들이나, 열렬한 신도들은 그들의 신에게 희생한다는 의미로 스스로 거세하여 불구자가 되는 관습이 있었다.➐

5:7-12의 고찰 결과에 의하면, 바울은 자신에게서 복음의 진리를 듣고 믿음의 경주를 잘 달려오던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그들의 진로를 막아 진리를 순종치 않게 한 거짓 교사들의 율법주의가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부르신 하나님께로부터 비롯된 교리가 아니라고 일깨워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 교사들과 그들의 교리는 비록 지금은 미미하지만, 누룩처럼 전 교회에 파급될 것이라고 경고해 준다.

바울은 거짓 교사들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갈라디아 교인들이 율법주의에 빠지지 않을 것을 주 안에서 확신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갈라디아 교인들을 요동케 하는 거짓 교사들에게는 하나님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어서 바울은 자신이 지금까지 할례를 전한다고 선전하는 율법주의자들에 대해, 그 자신이 핍박을 받고 있는 사실을 들어 할례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전하였음을 주장한다.

끝으로, 바울은 의의 필수 조건으로서 할례를 주장하여 갈라디아 교인들을 어지럽게 만드는 거짓 교사들에게, 할례로 만족하지 말고 아예 거세하여 불구자가 되는 것이 더욱 좋지 않느냐고 풍자적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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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in 이상근.
2) 상동.
3) M. Luther, J. Calvin, M. Henry, R. T. Stamm, H. Alford.
4) in 이상근.
5) M. Henry, J. B. Lightfoot, J. Wesley, H. Alford, E. D. Burton, R. C. H. Lenski, W. T. Dayton, J. A. Bengel.
6) M. Luther, J. Calvin, M. Henry, J. Wesley.
7) 참조: E. D. Burton, R. T. Stamm, W. Hendriksen, W. Barclay, F. Rendall, W. T. Day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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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229-232.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6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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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01 19:22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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