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44강 C. 진리를 확신하라[5:7-12] Ⓐ5:7-10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3-06-21 10:59
조회
112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앞(5:2-6)에서, 율법주의의 유혹을 받는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율법주의의 부당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 경고한 바울은, 이제 그들을 미혹시키던 율법주의자들을 의식하여, 【7】[너희가 달음질을 잘하더니 누가 너희를 막아 진리를 순종치 않게 하더냐]라고 말한다.

黑崎幸吉은 “[달음질]이란 경기 용어를 믿음의 생애에 잘 응용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버어톤(E. D. Burton)과 스탐(R. T. Stamm)은 더욱 구체적으로, 그리스도를 닮는다는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요구되는 노력에 대해 즐겨 쓰이는 단어(2:2, 롬 9:16, 고전 9:24-26, 빌 2:16, 3:14, 살후 3:1)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너희가 달음질을 잘하더니]란, 전에 갈라디아 교인들이 신앙생활을 잘 감당한 사실을 상기시켜(cf. 1:8, 9, 3:2, 3, 4:9, 12-15), 그들로 하여금 현재의 실수와 잘못을 깨닫도록 호소하는 것이다. 또한, 바울은 이 말속에, “전에나 지금이나 올바른 진리를 가르치고 있다는 선언을 담고 있다”(M. Luther).

갈라디아 교인들은 바울을 통해 복음의 진리를 듣고 믿음의 경주를 잘 달려 왔는데, 거짓 교사들이 그들의 순탄한 믿음의 생활을 뒤흔들고 있었다. 그래서 바울은 크게 분개하여, [누가 너희를 막아 진리를 순종치 않게 하더냐]라고 말하는 것이다.

헨드릭슨(W. Hendriksen)은 “진리란 복음에 구현된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를 의미한다.”라고 하나, 오히려 복음과 동의어 곧 “복음의 진리를 뜻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➊

스탐(R. T. Stamm)에 의하면, “복음의 진리에 순종하는 유일한 길은 그리스도와 함께 전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거짓 교사들은 율법주의를 내세워, 복음 진리의 달음질을 잘하던 갈라디아 교인들로 하여금 진리를 순종하지 않도록 그들의 진로를 가로막았던 것이다.

특히, 여기의 [순종]이란 말은 페이테스타이(πείθεσθαι)로서 단순한 지적 승인이 아니라, 통제된 행동을 수반하는 용납을 뜻하는 것이다(cf. 행 5:36, 37, 40, 롬 2:8).

이와 같이 [진리를 순종치 않게 하]는 일은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있다. 진리를 거역케 하는 방법은 외적인 것으로 박해와 핍박이 있고, 내적인 것으로는 진리와 비슷한 사상을 진리인 양 주입시키는 방법이 있다. 인간은 본질상 진리보다는 허탄한 이야기를 좇는 것을 더욱 좋아하기(딤후 4:4) 때문에, 사실상 더 무서운 것은 후자의 방법이다. 이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에, 바울은 “저런 사람들은 거짓 사도요 궤휼의 역군이니 자기를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하는 자들이니라 이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 사단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고후 11:13-14)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헨리(M. Henry) 역시 “초신자들은 사탄이 그들의 장도에 거치는 돌을 놓으리라는 것을 각오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가 그들을 믿음의 길에서 이탈하게 하기 위하여 온갖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점도 각오해야 한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바울은 거짓 교사들의 유혹을 가리켜, 【8】[그 권면이 너희를 부르신 이에게서 난 것이 아니라]라고 단정짓는다.

[그 권면](헤 페이스모네, ἡ πεισμονὴ)은 다른 사람을 설득한 것(H. Alford, “H. A. W. Meyer, Vincent”➋)과 다른 사람에게 설득된 것(J. B. Lightfoot, E. D. Burton)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여기서는 남을 설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거짓 교사들이 갈라디아 교인들로 하여금 진리를 순종치 않게 하려고 강압적으로 설득한 것이다.

그 권면의 내용은, 구원받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다 율법의 행위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율법주의를 말하는 것이다(M. Luther, M. Henry, C. R. Erdman).

이러한 권면은 [너희를 부르신 이에게서 난 것이 아니라]고 바울은 말한다. 다시 말하면, 바울의 설교를 통해 갈라디아 교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부르신 하나님(1:6의 주석을 보라.)에게서 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은혜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리스도를 떠나고 하나님을 떠난 사람들의 이기심이나 당파심에서 나온 것이다”(黑崎幸吉). 이것은 궁극적으로 “악마로부터 온 것이다”(M. Luther). 그리스도 이외의, 또는 그리스도에 무엇인가를 덧붙여 구원의 도리를 말하는 모든 교리와 사상은 결국 악마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악마적 사상은 무서운 팽창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바울은 【9】[적은 누룩이 온 덩이에 퍼지느니라]라고 비유를 들어 경고하는 것이다.

같은 비유가 고린도전서 5:6에도 사용되었다. 이 비유는 당시의 격언➌이기도 하다.

[누룩]은 성경에서 좋은 의미로 사용된 곳(마 13:33, 눅 10:20)이 있기는 하나. 대체로 나쁜 의미로 사용되었다(마 16:6, 11, 12, 막 8:15, 눅 12:1, 고전 5:6, 7, 8).

여기의 [적은 누룩]에 대해서는, (1) 율법주의자인 거짓 교사들이라는 설,➍ (2) 거짓 교사들이 가르치는 교리 곧 율법주의라는 설,➎ (3) 율법주의자인 거짓 교사들과 그들의 교리인 율법주의 둘 다를 의미한다는 설(M. Henry, 黑崎幸吉)이 있다.

인간과 사상이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과 바울 자신이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거짓 교사들과 그들의 교리인 율법주의에 대해 경고해 왔다는 점을 보아, 마지막 설이 타당하다. 다시 말하면, 거짓 교사들의 수는 적고, 또한 그들이 가르치는 교리인 율법주의가 현재는 미미하지만, 악마적 힘은 무서운 팽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그 영향이 전 교회에 미칠 것이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잘못된 교리와 사상은 한두 사람에게서 비롯되어 지옥의 불길처럼 퍼져 나가곤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의 발에 등불을 삼고, 우리의 인생길에 빛을 삼으며 살아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시 119:105).

바울은 요동하고 있는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여전히 소망을 걸고 있다는 것을 밝히는 동시에 거짓 교사들에 임할 심판을 선언하고 있다. 【10】[나는 너희가 아무 다른 마음도 품지 아니할 줄을 주 안에서 확신하노라 그러나 너희를 요동케 하는 자는 누구든지 심판을 받으리라].

특히, [나는]은 강조형으로,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더라도 나는”(E. D. Burton) [너희] 갈라디아 교인들이 이 편지를 읽은 후에, [아무 다른 마음도 품지 아니할 줄을 주 안에서 확신]한다는 것이다(J. Wesley, 黑崎幸吉).

[다른 마음]이란 물론 거짓 교사들의 교리인 율법주의를 추종하는 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갈라디아 교인들이 결국 진리를 추종할 것이라는 바울의 확신은 바울 자신이나, 어떤 성직자의 권위나 갈라디아인들의 타고난 기질에 근거된 것이 아니라, [주 안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그리스도와 조화를 이루고, 또한 그분의 몸을 이루는 정신(빌 2:1-11, 고전 12:12-13:13)에 근거한 확신이요, 하나님께서 그들을 붙잡아 주실 것이란 확신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확신이란 자기 자신에게서 나온 확신이 아니라, 바울처럼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에 근거된 확신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기 확신과 믿음에 근거된 확신을 혼동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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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M. Henry, R. T. Stamm, S. J. Mikolaski, E. Huxtable, R. C. H. Lenski, 이상근.
2) in 이상근.
3) E. D. Burton, E. Huxtable, S. J. Mikolaski, R. C. H. Lenski, W. Hendriksen.
4) J. B. Lightfoot, J. A. Bengel, “Augustine, De Wette, Vincent”(in 이상근), 이상근.
5) J. Calvin, E. D. Burton, F. Rendall, R. T. Stamm, E. Huxtable, J. Dow, R. C. H. Lenski, H. Alford, “Chrysostom”(in 이상근), 윤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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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224-228.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6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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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1 11:00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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