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50강 F. 짐을 지라[6:1-5] Ⓐ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3-08-11 09:34
조회
117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5장 끝부분에서, 그리스도인 내면의 육체의 소욕과 성령의 소욕 사이의 갈등을 말한 바울은, 이제 현실적인 문제인 갈라디아 교인들의 범죄에 대한 처리를 가르치고 있다. 【1】[형제들아 사람이 만일 무슨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 네 자신을 돌아보아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

[사람]을 가리켜 헨리(M. Henry)는 “모든 사람”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➊은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

[범죄]는 파라프토마티(παραπτώματι)로서, {원래 ‘실수하는 것’, ‘걸려서 넘어지는 것’, ‘미끄러지는 것’을 의미하였다. “죄란 자기 집중이나 자기 통제에 실패하는 것이며, 그로 인해 인간이 죄에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이다”(W. Barclay). 한 마디로 말해, “죄란 본질적으로 하나님께서 정하신 삶의 영역 밖에서 고집하고 사는 것을 의미한다”(Taylor)}(엡 1:7의 주석).

그러므로 [사람이 만일 무슨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은, 갈라디아 교인 중에 어떤 사람이 “고의가 아닌 실수로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➋이라는 뜻이다. 특히, 루터(M. Luther)는 그 죄에 대해 “교리에 관한 죄가 아니라 그보다 덜 중요한 죄, 또는 고의적인 악의나 동기에 의한 죄가 아니라 약함 때문에 저지른 죄이다.”라고 해석하였다. 한 마디로 말해, 불의한 죄이기는 하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죄인 것이다(요일 5:17).

바울은 믿음의 형제가 그러한 죄를 범했을 경우에 먼저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라고 권하고 있다. 즉, [신령한 너희](오이 프뉴마티코이, οί πνευματικοί<고전 2:15, 3:1>) 곧 내재하신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사는 너희(5:16, 18:25)는 [온유한(5:23의 주석을 보라.) 심령](프뉴마티, πνεύματι)➌)으로 그러한 형제를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잡]다는 카타르티조(καταρτίζω)로서 사물이나 사람을 고치거나 회복시킨다는 뜻이다(마 4:21, 막 1:19, 고후 3:11).

이러한 권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들의 죄는 비난받을 것이 아닌 것처럼, 형제들을 격렬하고도 가혹하게 비난한다(J. Calvin). 특히, 진리를 이성적으로만 알고 있는 자들이나 윤리적인 완전주의자들일수록, 다른 사람의 죄에 대해 칼날 같이 날카로운 비난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율법의 의, 즉 ‘자기 의’를 추구하는 인간들의 실상이다. 그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남을 비난하고 정죄하는 또 하나의 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러한 잘못을 피하고 범죄한 형제를 견책과 교훈과 권고로서 지도해 주기 위해, 온유와 사랑을 가능케 해 주시는 성령의 인도를 따라야 하는 것이다(16절, 고전 4:21).

형제들의 죄에 대해 취해야 할 또 하나의 태도를 가리켜, 바울은 [네 자신을 돌아보아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고 말한다. 특히, 그는 여기에서는 단수 곧 [네 자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각 사람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돌아보다]는 스코페오(σκοπέω)로서 ‘주의깊게 쳐다보다’, ‘응시하다’, ‘관찰하다’, ‘조심하다’라는 뜻이다.

바울의 취지는 그리스도인이란 범죄한 형제를 교정해 주는 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며, 더 나아가 남의 잘못을 거울삼아 자신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때 우리는 자신의 죄(시 130:3, 롬 3:10)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범죄한 형제에 대해 가혹하게 비난하는 대신에, 오히려 우리 자신도 그러한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다.

[시험을 받을까](페이라스테스, πειρασθῇς)의 ‘[시험]’은 페이라스모스(πειρασμός)로서 하나님이 우리를 향상시키거나 복을 주시기 위한 목적으로 하시는 시련이나 연단(창 22:1, 출 15:25, 신 8:2, 13:3, 38:8, 대하 32:31, 요 6:6)이라는 의미와, 마귀가 인간 특히 성도를 멸망시킬 목적으로 하는 유혹(마 4:1-11, 약 1:13)이라는 의미가 있다. 물론, 여기서는 후자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 외에 ‘고난 또는 환난’(눅 22:28)이라는 뜻도 있다.

마귀는 성도들을 넘어뜨리기 위해 혹은 환난과 핍박으로, 혹은 감언이설로, 혹은 재물이나 명예나 권세 등의 세속적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것으로, 혹은 기사와 이적으로, 혹은 그럴 듯한 합리적인 논리, 혹은 질병 등으로 시험한다. 아마 하나님이 막지 않으신다면, 마귀가 인간을 멸망시키거나 성도들을 넘어뜨리기 위해 사용하지 못할 수단과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 목적은 단 하나, 즉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특이한 사실은, 때로 하나님은 마귀에게 인간을 시험하도록 허용하신다는 것이다(욥 1:12. 비교: 막 1:12). 그런 식으로 하나님은 성도의 신앙을 시험하시곤 하신다.

어느 경우의 시험이든 이기는 자, 또는 합격하는 자에게는 향상과 보상이 있고, 지는 자에게는 죄와 멸망이 있는 것이다. 끝 까지 이기는 자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않는다(계 2:11).

루터(M. Luther)는 “교역자들은 타락한 형제들에 대해 가혹하게 대하지 말아야 하며, 또한 다른 사람의 죄와 비교하여 자신을 거룩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경계하였다.

형제의 범죄에 대해 바로 잡아주고 자신을 돌아보라고 한 바울은, 이제 포괄적인 의미에서 【2】[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라고 말한다.

[짐]이란 바레(βάρη)로서 무거운 짐을 뜻하는데, 특히 여기서는 “1절에서 언급한 범죄와 그것에 따르는 고통을 의미하는 것이다.”➍ 그리스도인의 범죄의 가능성에 대해, 스탐(R. T. Stamm)은 “그리스도와 함께 못박힌 사람은 죄에 대해 죽었다. 그러나 바울은 성령께서 그리스도인을 잘못을 저지를 수 없는 자동 인형으로 바꾸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알았다.”라고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형제의 죄의 짐을 묵인하거나 비난할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정하고 위로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지킬 수 있다.

[그리스도의 법]이란 그리스도의 율법(고전 9:21), 믿음의 법(롬 3:27), 자유하게 하는 율법(약 1:25), 온전한 법(약 1:25), 새 계명인 사랑의 법(요 13:34), 최고한 법(약 2:8)과 같은 뜻이다. 그리스도 자신은 이 법의 제정자시며 구현자이시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모세의 율법의 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법을 따라 죄와 그 밖의 모든 짐을 서로 짊어지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빌 2:4)라고 부탁하였다. 위대한 사도 바울의 충만한 기쁨이란 바로 형제들이 서로 짐을 짊어져 주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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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M. Luther, J. Calvin, E. D. Burton, E. Huxtable, R. T. Stamm, R. C. H. Lenski, 黑崎幸吉, 윤성범, 박윤선, 이상근.
2) 참조: M. Luther, M. Henry, J. Wesley, R. C. H. Lenski, C. R. Erdman, W. Barclay, J. Dow, S. J. Mikolaski, 박윤선.
3) 본래 바람, 숨, 분노, 인간의 정신적이며 도덕적인 속성, 인간의 생활 원리, 천사, 신과의 관계 속에 있는 내적 생명 또는 인간, 하나님의 성령 등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인간의 내적 생명을 뜻한다.
4) J. Calvin, J. B. Lightfoot, J. A. Bengel, E. D. Burton, 黑崎幸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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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252-256.

필자의 사이트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6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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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1 09:35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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