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48강 E. 영과 육의 갈등[5:16-26] Ⓑ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3-07-25 19:20
조회
94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호색]은 아셀게이아(ἀσέλγεια)로서 흠정역 성서(AV)에는 음탕(막 7:22, 고후 12:21, 엡 4:19, 벧전 4:2)과 난봉(롬 13:13, 벧후 2:18)으로 번역되었고, 개역 한글판 성서에는 음탕(막 7:22), 방탕(엡 4:19), 음란(벧전 4:3, 벧후 2:7, 18), 색욕(유 4), 호색(롬 13:13, 고후 12:21, 벧후 2:2) 등으로 번역되었다. 이 아셀게이아는 굴레벗은 육욕, 외설, 부도덕이란 뜻도 있다.

[우상 숭배]는 에이도로라트레이아(εἰδωλολατρεία)로서 고전 헬라어나 70인역(LXX)에는 나타나지 않고, 신약 성경에만 나타난다(고전 10:14, 골 3:5, 벧전 4:3). 그 말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형상, 또는 형상으로 만들어진 신에 대한 예배를 뜻하였다. 구약 성경의 히브리인들 사이에서는 형상이 있든 없든 간에 거짓 신들에 대한 모든 예배를 우상 숭배라 하였고, 심지어는 눈에 보이는 상징(송아지)을 통한 하나님 예배까지도 우상 숭배로 취급하였다(호 8:5, 6, 10:5). 신약 성경에서는 어떤 피조물이나 인간의 창조물에게 하나님께 속한 영예와 헌신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의욕을 하나님의 의지보다 우위에 두는 것을 우상 숭배라 하였다(고전 10:14, 골 3:5, 벧전 4:3). 한 마디로 말해, 우상 숭배는 관념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상관없이 절대가 아닌 것을 절대시하는 것이다. 즉,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기는 것(롬 1:25)이라 할 수 있다.

[술수]는 파르마케이아(φαρμακεία)로서 글자 그대로 약이나 독약의 사용을 의미하는 것이다(E. D. Burton). 따라서, 이 낱말은 고대 세계에 널리 퍼져 있던 요술이나 마법과 특별히 관련을 갖게 되었다(출 7:11, 22, 사 47:9, 12, 행 8:9, 19:13, 딤후 3:13).

[원수를 맺는 것]은 엑트라이(ἔχθραι)로서, 대인 관계에 있어서 ‘적의’, ‘앙심’, ‘반목하는 마음을 품는 것’이며(눅 23:12, 롬 8:7, 엡 2:15, 약 4:4), 아가페와 반대되는 말이다.

라이트후트(J. B. Lightfoot)는 “갈라디아 지방의 켈트족은 특히 서로 싸우고 분쟁하였다.”라고 하지만, 그런 현상은 어느 민족에게나 있는 일이다.

[분쟁]은 에리스(ἔρις)로서 본래 상을 위한 경쟁과 관련된 말이다. 그러한 면에서는 여전히 좋은 의미로 사용될 수도 있으나, 대개는 그러한 경쟁의 결과로 인한 말다툼이나 싸움을 의미하는 것이다(시 139:20, 롬 1:29, 고전 1:11, 3:3, 빌 1:15, 딤전 6:4, 딛 3:9).

[시기]는 젤로스(ζήλος)로서 ‘열중’, ‘열심’(요 2:17), ‘경쟁’, ‘질투’(행 5:17, 13:45), ‘맹렬’(히 10:27)을 뜻하는 것이다. 바클레이(W. Barclay)는 “젤로스는 본래 좋은 의미의 말이었다. 그것은 고상한 것을 볼 때, 그것을 나누어 가지거나, 또는 그렇게 고상하게 되고자 하는 좋은 기대에서 비롯되는 경쟁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그 의미가 변질되어 다른 사람의 소유를 탐하는 것이나, 또는 자신에게 합당치 않은 것까지라도 가지고 싶어하는 잘못된 욕망을 의미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시기는 인간의 우월감이나 열등감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특히 열등감에서 강렬한 시기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분냄]은 튀모이(θυμοί)로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노여움이 아니라, 잠시 불타 오르다가 금방 사라지는 노여움, 즉 격분을 뜻하는 것이다. 스탐(R. T. Stamm)은 이 말을 가리켜 “적대적 감정의 불꽃”이라고 하였다. 인간이 격분한 상태에서 하는 말과 행동은 반드시 남을 괴롭히게 되며, 그 자신에게도 후회 거리가 되게 마련이다.

[당짓는 것]은 에리테이아이(ἐριθείαι)로서 본래 품삯을 위한 일을 의미하였고, 여기서부터 ‘이기적 야심’(NEB), ‘당쟁심’, ‘당파심’, ‘다툼’이란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후 12:20, 빌 1:17, 2:3, 약 3:16).➊

[분리함]은 디코스타시아이(διχοστασίαι)로서 ‘알력’, ‘불화’, ‘불일치’ 등을 뜻한다.

[이단]은 아히레세이스(αἱρέσεις)로서 본래 선택이란 뜻이었으나, 여기에서 ‘편당’(고전 11:19), ‘분쟁’, ‘이단’(벧후 2:1) 등의 뜻이 되었다. 따라서, “완전히 굳어 버린 분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W. Barclay).

[투기]는 푸토노이(φθόνοι)인데, 시내 사본과 바티칸 사본에는 생략되어 있고, 알렉산드리아 사본, 에브라임 사본, 베자 사본, 바질 사본 등에는 로마서 1:29처럼 ‘살인’이 첨가되어 있다(이상근). 이 푸토노스는 “다른 사람의 소유를 가지고 싶어하는 정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는 그 사실을 질투하는 정신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 물질을 탐내는 것이 아니라, 빼앗고 싶어하는 것이다”(W. Barclay).

[술 취함]은 메타이(μέθαι)이고, [방탕함]은 코모이(κώμοι)로서 둘 다 자신에 대한 무절제의 죄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코모스(κώμος)는 어떤 경기에서 승리한 우승자를 수행하고 나선 친구들의 무리를 의미하였다. 그들은 웃고 춤추면서 그를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또, 이 말은 술의 신인 바카스를 신봉하는 사람들의 무리를 의미하기도 하였다.······그것은 전혀 통제되지 않을 정도로 자제력을 상실한 환락, 또는 방종이라 할 정도로 타락한 연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E. D. Burton, W. Barclay).

이상과 같이 육체의 일들인 죄악들을 열거한 후에, 바울은 다시금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라고 말한다.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요 8:34)는 점과 참된 믿음 곧 구원받을 만한 믿음에는 반드시 사랑의 행위가 따르게 마련이라는 점➋으로 미루어, 바울의 취지는 위에 열거한 육체의 일을 상습적으로 행하는(프라스소, πράσσω) 자들은 비록 그리스도인이라는 명칭을 가졌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나라➌를 유업(3:18의 주석을 보라.)으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바울의 윤리가 내세관과 직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이상근). 그는 하늘의 삶과 땅의 삶을 이분하지 않는다. 그 자신의 말대로 이 땅에 사는 그리스도인은 천국 시민으로서 사는 것이며, 또한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빌 3:20).

그렇다고 하면, 그리스도인이 범죄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 점에 대해 웨슬리(J. Wesley)➍와 黑崎幸吉은 “그리스도인이 범죄했다 할지라도, 진정으로 회개하면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실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스도교의 복음이란, 어떠한 인간의 어떠한 죄라 할지라도,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해결할 수 없는 죄는 없다는 소식이다.

앞에서 육체의 일(소행)을 열거한 바울은, 이제 그와 대조적으로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소개하고 있다. 【22】[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23】[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육체의 일이 복수 명사인데 반해, [성령의 열매]가 단수 명사인 것은 “육체의 일은 계통 없이 많이 나타나나, 성령의 열매는 한 성령의 계통 있는 역사의 결과이기 때문이다”(J. A. Bengel).
육체의 소행은 어디까지나 해로운 소행에 그치나, 성령께서는 그 역사의 결과로 열매를 산출하신다. 그러므로 데이톤(W. T. Dayton)은 “인간의 행위로 산출될 수 없는 것이 성령 안에서는 완전히 가능하다.”라고 하는 것이다.

[열매]는 카르포스(καρπὸς)로서 ‘자손’(창 30:2, 사 13:18. 참조: 눅 1:42)과 ‘선악의 행위에 대한 대가’(렘 6:19, 17:10, 21:14, 잠 1:31, 12:14, 31:31, 사 3:10, 호 10:12, 13, 암 6:12, 요 4:36, 빌 4:17, 히 12:11, 막7:13) 그리고 ‘어떤 특별한 행위나 처리로부터 발생하는 전적인 결과’(본절, 시 104:13, 마 3:8, 7:15-20, 12:33, 21:43, 눅 6:43-44, 롬 7:4, 5, 15:28, 엡 5:9, 빌 1:11, 22, 골 1:6, 약 3:17 등)라는 뜻이다.

스탐(R. T. Stamm)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는 단순히 또 하나의 형태 속에 있는 사랑, 즉 그리스도와 열매를 산출하는 그리스도인들을 통한 하나님의 속성의 계시이다.”라고 하였다.

[사랑]은 아가페(ἀγάπη)로서 하나님의 속성을 대표하는 것이며(요일 4:7, 8, 16), 그리스도인의 생활의 근본 원리이다. 그 사랑(5:6의 주석을 보라.)은 인간 자신에 의해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계신 하나님의 성령의 내적 역사로부터 비롯되는 최고의 미덕이다(참조: 롬 5:5).

모든 계명의 집약인 사랑(마 22:37-40)의 “세 가지 요소는 존경과 헌신과 상호 관계”(E. D. Burton, R. T. Stamm)라 할 수 있으며, 그 최고의 주석은 고린도전서 13장에 기록되어 있다.

고린도전서 13장의 말씀을 미루어 보면, 사랑은 이하에 열거되는 모든 덕목들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뱅겔(J. A. Bengel)은 “사랑이란 가장에게 이끌리는 가족이다.”라고 하였고, 라이트후트(J. B. Lightfoot)는 “사랑이란 기초 위에 한 층 한 층 쌓아 올리는 건축물이다.”라고 하였다.

[희락]은 카라(χαρά)이며, 세상적인 기쁨이나 값싼 승리에 의한 기쁨이 아니라, 대체로 종교적 근거에 의한 기쁨,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인식에 근거한 기쁨을 뜻하는 것이다(시 30:11, 잠 29:6, 롬 14:17, 15:13, 빌1:4, 25 등)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고, 또한 받고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 기쁨이요, 사랑을 행하는 데서 오는 기쁨이다. 참된 의미에서 인간 사회의 기쁨이란, 서로 사랑(아가페)을 주고받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화평]은 에이레네(εἰρήνη)로서 당시의 통속 헬라어에서, “그 낱말은 훌륭한 황제의 공평하고도 자애로운 통치 아래서 즐겨 누리고 있는 평온함과 한 마을이나 거리가 질서 정연한 상태를 의미하였다(W. Barclay).

그러나 이 낱말의 성서적 의미(5:22의 주석을 보라.)는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대한 의식에 근거한 마음의 평온과 안온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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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참조: 최세창, 야고보서, 3:16의 주석.
2) 참조: 최세창, 야고보서, 2:22의 주석.
3) R. C. H. Lenski: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께서 은혜와 영광 가운데서 통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미 하나님 나라 가운데서 지배하고 있으며, 또 미래에도 지배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이기 때문에 왕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오직 왕들만이 이 관을 받아 쓸 것이다. 이 관은 하나님 나라가 완성될 때에 주어지게 되며,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그분의 보좌에 있게 될 것이다. 그때에 모든 지상의 왕들이 굴복하고 예속될 것이다.
4) 송흥국, op. cit., p.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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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24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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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6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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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5 19:21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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