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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내 판단이 틀렸기를.....,

작성자
최범순
작성일
2016-01-22 14:56
조회
3044
사람의 나이와 그 특성을 연결지워서 하는 말 중에,

40세 - 불혹(不惑) : 세상 유혹에 미동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나이
50세 - 지천명(知天命) :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
60세 - 이순(耳順) : 귀가 순하여져서 그 어떤 말도 거슬리지 않는 나이

라는 설명이 있다.
그리고 70을 고희(古稀)라고 했다.
이는 '너무 오래 되고 보기 힘든 경우'라는 말이다.
그리고 70을 고희라고 함과 아울러,
종심소욕불유거(從心所欲不踰矩) :라고 했다.
곧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어긋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솔직히 난 이런 거 잘 모른다
그냥 베낀 거다
하지만 이런 이론의 결론은,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유순해지고 그 품이 넓어진다는 뜻 아닐까?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
남 얘기할 게 아니라,
나를 비롯한 우리 친구들이 그렇다
학창시절 목원동산의 한 귀퉁이,
우리가 꿈나무라고 명명한 그 나무 밑 벤취에서 우리는,
초대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몸으로 실현하며 살았다.
사랑과 우정과 양심이 살아있던 공간,
목원대학 신학과 79학번이라는 것이 그 어떤 벼슬보다도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피차 간의 거리가 멀어지고,
인정은 메말라가고,
사소한 일로도 강하게 격돌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이현주 목사님의 시 한 편이 문득 떠오른다.

.
.
.
.


겨울 산행

겨울 산
잡목들은 앙상한 뼈만 남아,

잎 지고 열매 잃고,
뼈 속에 독만 남아,
애꿎은 등산객의 얼굴만 할퀸다

할퀴다가 힘이 부치면,
뚝뚝,
미련도 없이 부러진다.

.
.
.


너무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게 죄스러워 시인의 허락도 없이,
맘대로 행을 줄여서 한 문장으로 만들었지만,
그러나 잡목을 소재로 썼다고 해서 잡목만의 이야기는 아닐 터,
만일 이것이 나이 들수록 모질고 악해져 가는 인간을 비유로 한 것이라면,
정말 무서운 일이다

내 판단이 틀렸기를,
제발 옛 성현들의 주장이 옳고 내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나만 그렇고,
다른 모든 이들은 다 나이 들수록 유순하고 넉넉하며,
그 심성이 성스러워져 가는 세상이기를....



전체 4

  • 2016-01-22 15:47

    목사님의 글에서 저같은 문외안은 깨달음에 한계가 있어 깨닿지 못하지만 심오한 진리의 뜻이 담겨저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세월이 흐르고 또흘러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는 남이보기엔 볼품없는 고목일지라도 걸어온 잘자취가 남아있을 터이고
    삶의 무게가 고스란이 남아있을 터인데 때론 잊고사는것이 두려운것 같습니다.
    욕심만 버리면 다 되는것인데...


  • 2016-01-22 16:45

    깨달음의 한계를 느끼신다면서,
    사실은 저를 훨씬 능가하시네요
    욕심만 버리면 다 된다는 간단명료하신 정리,
    사실 그걸 못해서 나이 들수록 더 추하고 사나워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변해가는지,
    그리고 세월 탓만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2016-01-22 17:13

    요즘 35억을 은행에 예치해야 매월 350만원정도의 이자를 받는다네요.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데는 돈이 매우 많이 드는 자본주의 시대 기독교회입니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지나면 돈이 더 필요하니 인격이나 신앙보다는 돈을 택하겠지요?


  • 2016-01-22 17:42

    그렇군요?
    하지만 은퇴가 아직 먼 사람들조차,
    너무 일상에 매몰되어가는 것 같아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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