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68강 천국에 가기 힘든 부자(10:23-27)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12-05-30 13:10
조회
1479
나. 천국에 가기 힘든 부자<10:23-27>

<비교: 마 19:23-26, 눅 18:24-27>

부자이며 관원인 청년이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하지 않고 떠나간 후에, 예수님은 그 일과 관련하여 제자들의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시려고 하였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23】예수께서 둘러보시고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 하시니라고 하였다.

둘러보시고(περιβλεψάμενος)는 본서의 특징적인 말이며, 여섯 번 사용되었다. 여기서는 “예수님이 자신의 말씀에 주의하도록 둘러보신 것이다”(M. Henry).

재물이 있는 자 곧 부자는 ‘하나님의 나라’(1:15의 주석을 보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는 “부한 것 자체가 악하다고 하신 것이 아니다”(山口 昇). 예수님의 취지는 재물을 사랑하여 집착하거나 신뢰하는 사람이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재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더 재물을 사랑하게 되며, 그만큼 더 재물에 대해 집착하거나 재물을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을 믿고 의지할 리가 없고, 그 당연한 결과로 천국에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디모데전서 6:10에는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재물을 비롯한 모든 소유는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도구이다(참조: 딤전 6:17-18).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제자들의 반응에 대해, 마가는【24】제자들이 그 말씀에 놀라는지라 예수께서 다시 대답하여 가라사대 얘들아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떻게 어려운지라고 하였다.

제자들이 놀란 이유는 부에 대한 예수님의 견해가 유대교의 견해와 매우 달랐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유대인들은 부를 말씀을 청종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복으로 여겼고, 가난을 말씀을 거역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로 여겼다(신 28:1-14). 욥의 친구들 역시 그처럼 생각하였다(욥 4:8, 5:2, 8:6-7, 11:6, 15:20, 29). 유대인들은 부의 위험은 거의 생각하지 않고, 부의 유익만을 생각하였다. 한 마디로 말해, 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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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 부(번영)란 하나님의 호의의 증표였다. 그러므로 부자는 누구보다도 먼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되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부자를 천국에 들어가기가 매우 어려운 사람으로 가르치신 것이다.

얘들아는 제자들을 무시하는 호칭이 아니라, 제자들에 대한 부드럽고도(W. Hendriksen) 자애로운(E. Bickersteth) 호칭이다.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떻게 어려운지는 인간의 수고와 노력 등에 의해서 천국에 들어가려고 하는 입장에서 말씀하신 것이다. 그 어려움에 대한 예수님의 비유에 대해, 마가는【25】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신대라고 하였다.

헨리(M. Henry)는 “어떤 사람은 예루살렘의 약대가 짐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바늘귀’라는 작은 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자가 세상 부의 짐을 기꺼이 버리고 종교적 의무를 위해 겸손히 상체를 구부려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상상한다. 또, 어떤 사람은 약대(카멜론, κάμηλον)라는 말을 굵은 밧줄(카밀로스, κάμιλος)을 뜻하는 것으로 암시하면서, 밧줄은 올이 풀어지지 않는 한 바늘귀로 들어갈 수 없으므로, 부자가 자신의 부로부터 느슨해지고 떨어져야만 소망이 있다고 설명한다.”라고 하였다. 그러나작은 문(R. A. Cole, D. W. Burdick, 米田豊)이나 밧줄로 바꾸어 이해하는 것은, “예수께서 특별히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신 것을 어떻게든 가능한 것으로 만들려고 애를 쓰는 일이다”(W. Hendriksen). 또한, 언어학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

예수님의 의도 그대로 과장법으로 보아야 한다. 랍비들이 인용한 바벨론 탈무드에도 절대 불가능한 일을 ‘코끼리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으로 비유한 대목이 있다.

웨슬리(J. Wesley)는 “재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재물을 의지하지 않는 것보다 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더 쉽다. 그러므로 부자가 그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고 설명하였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제자들의 반응에 대해, 마가는【26】제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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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놀라 서로 말하되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 하니라고 하였다.

제자들이 누가복음에는 “듣는 자들”(눅 18:26)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제자들과 그 곳에 있던 유대인들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제자들이 심히 놀라 서로 말하되는 아직도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의 속뜻을 깨닫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말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로서 예수님을 추종하면서도 여전히 유대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부자 관원인 청년의 영생관(천국관)과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제자들은 몸은 예수님을 좇았지만, 정신은 아직도 유대교인이었다. 따라서, 제자들의 질문은 인간의 힘이나 노력 또는 공적에 의해 천국에 들어가려고 하는 모든 사람들의 질문이기도 하다.

예수님의 대답에 대해, 마가는【27】예수께서 저희를 보시며 가라사대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는 그렇지 아니하니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느니라라고 하였다.

구원 곧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의 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구원에 있어서 인간―부자나 가난한 자, 유식한 자나 무식한 자, 종교인이나 무종교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저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여기서 예수께서는 구원에 대한 인간의 염려를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전적 의존으로 바꾸어 주시는 것이다. 바울은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엡 2:8-9)1)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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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자의 에베소서 2:8-9의 주석을 보라.

필자의 www.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주석(마-계 8610쪽)/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절기 설교집 외 20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T. 42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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