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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줄 줄 아는 사람이.....

작성자
오재영
작성일
2015-07-03 13:15
조회
1182
시인 도종환 선생의 여러 해전 출판된 에세이 글을 읽다가 아버님 입원 중에 병원 복도에 꽂혀있는 얇은 책 두어 권을 가져다 읽은 내용 중 시장에 강아지를 팔러 나온 어떤 사람의 이야기가 마음에 진한 감동으로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아 올려 봅니다.....

시장에 강아지 몇 마리를 가지고 나와 앉아 있는데 남자아이가 다가와 강아지를 사겠다고 했다.
그 아이는 강아지 값을 물어보곤 제가 가지고 있는 돈과 견주어보기도 하고 여러 마리를 살 수 있는지 물어 보기도 하다가 그중 한 마리를 사겠다고 했다.

그 아이가 사겠다고 하는 강아지는 다리 하나를 못 쓰는 강아지였다. 강아지 주인은 그 아이에게 이 강아지는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니 이왕이면 다른 강아지를 사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하였다. 그러나 그 아이는 굳이 한쪽 다리를 못 쓰는 강아지를 사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강아지 주인은 할 수 없이 한쪽다리가 불구인 강아지를 그 아이에게 팔았다.

아주 좋아 라 하며 강아지를 품에 안고 일어서서 걸어가는 아이를 바라보다가 강아지 주인은 가슴을 진하게 때리는 장면을 발견 하였다. 그 아이 역시 한쪽 다리가 온전치 못한 아이였던 것이다.

한쪽 다리가 불구인 강아지를 안고 다리를 절며 걸어가는 한 소년의 모습이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소년은 왜 불구인 강아지를 굳이 사려고 했을까. 동정심 때문이었을까. 가엾어 보여 서였을까. 동병상련의 마음 때문 때문이었을까. 그중 어느 하나일수도 있고 그런 마음 전부일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그 강아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의 마음이 컷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강아지의 처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그것이 얼마나 불편하며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그러나 서로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얼마나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지 그런 것을 소년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이해해 주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편견에 시달려야 하는지 소년은 알고 있었으리라. 사람들의 잘못된 선입관이 다리 한쪽이 불편한 것보다 훨씬 더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소년은 알고 있었으리라. 다른 사람에게 팔려갔으면 평생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을 강아지는 그 소년을 만남으로 해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연민이나 값싼 동정이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이해와 사랑 그런 것이 소년과 강아지 사이에 오갔으리라. 더할 수 없이 귀한 만남으로 더할 수 없이 따스한 마음이 둘 사이에 오고 갔을 것이다.

남을 도울 줄 아는 사람은 인생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다.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은 고생을 알고 가난을 알고 삶의 고통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다. 자기의 아픔 때문에 눈물을 흘려본 사람은 남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줄 줄도 안다. 많이 알고 많이 가진 사람이 큰 사람이 아니다. 내가 겪었던 고통으로 남이 겪고 있는 고통을 아는 사람, 내가 아파 보았기 때문에 남의 아픔을 나누어 가지려는 사람이 큰 사람이다. 좁은 소견의 오해와 편견일수도 있을 옳고 그름을 표현한 날이면 왜 이리 마음이 허전하고 공허함으로 다가 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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