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97강 최후의 만찬 준비(14:12-16)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13-01-04 00:00
조회
1363
라. 최후의 만찬을 준비케 하심<14:12-16>

<비교: 마 26:17-19, 눅 22:7-13>

이 전승은 11:1-7과 유사하기 때문에 어느 한편이 중복된 기사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J. Gnilka, p. 306, 山口 昇). “테일러가 양자의 대조표를 만들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주해서」, 양자는 확실히 많은 점에서 유사하지만, 아마도 그가 기술한 것처럼 같은 저자에 의해 쓰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마가가 동일 정보 제공자로부터 얻은 것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마가가 자기 문체를 썼기 때문에 이와 같이 비슷하게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山口 昇).

쉥케(Schenke)는 12절b에 나오는 제자들의 물음과 다음에 이어지는 예수의 지시가 일치하지 않음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제자들이 물었는데, 예수는 두 명의 제자만을 보낸다. 그들은 예수의 유월절을 말하는데, 그는 자기 제자들과의 유월절을 말한다. 제자들의 물음은 유월절 음식의 준비에 관한 것인데 반하여, 예수의 행동은 유월절 식사를 할 방을 기적적으로 찾아내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쉥케는 12절b와 16절c를 편집구로 보고 기본이 되는 보도를 거룩한 말씀(Hieros Logos)으로 규정하고, 이 말씀이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에서 알려졌고 숭앙되었으며 사용되기도 했던 장소와 결부되었다고 생각한다.1) 그러나 그닐카(J. Gnilka, p. 306)가 잘 지적한 것처럼, 불일치점들은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두 제자의 임무는 파송 사상에 잘 부합한다. 예수님이 자신의 유월절에 대해 말하지 않고 제자들과 함께하는 유월절에 대해 말하는 것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식사할 방을 구하는 일은 유월절 식사의 준비와 분리되지 않는다. 결합시켜 주는 요소로서 유월절(=유월절 식사)의 의미를 먼저 지적해야 한다. 이 단화는 처음부터 유월절 식사에 관련되어 있다.

마가는 이 단화를【12】무교절의 첫날 곧 유월절 양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여짜오되 우리가 어디로 가서 선생님으로 유월절을 잡수시게 예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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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 J. Gnilka, p.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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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시나이까 하매로 시작한다.

유월절 양 잡는 날에는 아마도 마가가 이방인 교인들을 위해 덧붙인 설명인 것 같다.

우리가 어디로 가서는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 이 특정한 때에 성내에 있지 않았음을 지시해 준다.

예루살렘 주민들은 유월절의 장소를 제공하는 일에 있어서 축제의 순례자들에게 매우 관대하였다. 열두 지파 사이에 분배되지 않았던 예루살렘의 집들은 (이스라엘) 백성의 공동 소유이므로, 돈을 받고 빌려 주어서는 안 된다는 법적 전통이 형성되어 있었다. 침대와 방석에 대해서도 임대료를 받지 않았다. 손님들은 단지 희생 제물의 가죽들에 대해서만 대가를 지불하였다.1)

일반적으로 유월절에는 충분한 크기의 방과 그 방에 따르는 모든 것과 가구들이 준비되어야 했다. 그리고 무교병, 쓴나물, 포도주 등도 준비되었을 것이며, 양은 쓰기에 알맞도록 처리되었을 것이고, 양념도 준비되었을 것이다.2)

제자들이 하인들처럼 질문을 하자 예수님은 그들 중 두 명에게 특별한 임무를 주어 파견하셨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13】예수께서 제자 중에 둘을 보내시며 가라사대 성내로 들어가라 그리하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그를 따라가서라고 하였다.

제자 중 둘은 누가복음 22:8에 의하면, 베드로와 요한이다.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의 동이는 케라미온(κεράμιον)이며, ‘흙으로 빚은 항아리’, ‘물동이’, ‘단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의 사람은 하녀(W. W. Wessel)가 아니라, 하인3)을 가리키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 즉, 유대에서는 물긷는 일은 본래 남자가 하는 일이 아니라, 여자나 소녀가 하는 일이었으므로(요 4:7, 창 24:11), 두 제자가 그 사람을 식별하여 따라가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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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almann, Jesus-jeschua, 99f; Billerbeck, I, 988f(in J. Gnilka, p. 306).
2) 참조: W. Hendriksen, J. Gnilka, p. 308.
3) J. A. Bengel, R. Earle, W. Hendriksen, A. E. Sanner, W. Barclay, R. A. Cole, E. Bickersteth, E. P. Gould, C. E. G. Swift, 山口 昇, 이상근, 마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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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계속된 지시에 대해, 마가는【14】어디든지 그의 들어가는 그 집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의 말씀이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먹을 나의 객실이 어디 있느뇨 하시더라 하라라고 하였다.

어디든지 그의 들어가는 그 집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의 말씀이에 대해 미리 약속된 일이라는 설1)과 예수님의 기적적 통찰력으로 예견하신 일이라는 설2)이 있다. 전자를 틀린다고는 할 수 없으나, 마가의 의도상 후자를 취해야 할 것이다(11:2의 주석을 보라).

특히, 그닐카(J. Gnilka, 하권, pp. 308-309)는 “물긷는 사람의 일상성은 예수의 수난의 길이 세부적인 데 이르기까지 예정되어 있고, 예수도 이 사실을 알며 복종 가운데서 이 길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11:1 이하와 비슷하게―그의 비천함이 그의 존귀함과 나란히 나온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물긷는 하인의 일상적인 일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의 결정적 요소인 예수님의 수난에 한 몫이 된다.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와 무관한 일상사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며 성실하게 행해야 한다.

헨드릭슨(W. Hendriksen)은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의 상호 작용은 너무도 심오한 신비이므로, 우리가 최종적인 분석을 해 본다 하더라도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하였다.

집 또는 집주인에 대해 초대 이후의 전승은 본서의 저자인 마가라는 별명을 가진 요한(행 12:12)의 집이었다고 한다.3) 그 외에도 일찍이 예수에게 나귀 새끼를 빌려 준 적이 있던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이리라고 주장하기도 하며(마경일), 혹은 사도행전 1:13에 언급된, 오순절에 제자들이 모였던 집일 것(R. Earle, J. Gnilka, 하권, pp. 309-310)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때, 물동이를 가지고 두 제자를 인도한 사람이 마가였다는 추측도 있다(Farrar 등).4) 그러나 그 어느 것도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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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 Barclay, W. W. Wessel, A. E. Sanner, “Bruce, Cranfield”(in 이상근), C. E. G. Swift, 山口 昇.
2) J. Wesley, M. Henry, W. Hendriksen, C. R. Erdman, E. Schweizer, R. A. Cole, R. Earle, J. Gnilka, 하권, p. 308, 黑崎幸吉, 이상근.
3) E. Bickersteth, “Zahn”(in W. Hendriksen), R. A. Cole, 이상근.
4) in 이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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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거는 없다.

나의 객실의 객실은 카탈뤼마(κατάλυμα)이며 “사관”(눅 2:7)과 같은 말이나, 다음 구절의 “다락방”(아나가이온, ἀνάγαιον)과는 다른 말이다. “이 낱말의 차이에서 예수께서는 아래층과 일반적인 방을 요구하셨는데, 그 집주인이 호의로 사실인 이층의 다락방을 제공하였다는 추측이 가능하다”(Plummer).1)
예수님의 계속된 지시에 대해서, 마가는【15】그리하면 자리를 베풀고 예비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우리를 위하여 예비하라 하신대라고 하였다.

“유대의 큰 집에는 넓은 다락방이 있었다. 이런 집은 마치 큰 상자 위에 작은 상자를 올려놓은 것 같았다. 바로 그 작은 상자와 같은 것이 다락방이며, 그 곳은 바깥쪽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한 것은 다락방에 올라갈 때에 안방을 거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락방은 물건을 넣어 두는 광도 되었고, 명상의 장소도 되었고, 응접실도 되었다. 특별한 경우에는 랍비가 제자들 중에서 우수한 자들을 가르치는 장소도 되었다”(W. Barclay).

앞(12절의 주석을 보라.)에서 간략하게 언급했던 유월절 준비에 대해서는 바클레이(W. Barclay)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1) 어린 양을 준비하였다. 이것은 사람들에게 죽음의 천사가 애굽을 두루 다닐 때, 피의 표시로써 그들의 집이 구원받은 것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2) 무교병을 준비하였다. 이것은 그들이 노예 생활에서 해방되었을 때, 급히 먹은 빵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3) 한 사발의 소금물을 준비하였다. 이것은 애굽에서 그들이 흘린 눈물과 기적적으로 건너와서 구원을 얻은 홍해의 물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4) 쓴 나물―고추냉이, 치커리(chicory: 유럽산. 뿌리는 커피 대용), 꽃상치, 양상치, 쓴박하―을 준비하였다. 이런 것들은 애굽에서의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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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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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쓰라림을 맛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5) 카로세스(chrehound)라는 반죽을 준비하였다. 이것은 사과, 야자 열매, 석류 열매, 견과 등을 섞어서 만든 반죽인데, 진흙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 가운데 육계수나무의 작은 가지들이 끼어 있는 것은 벽돌을 만들 때의 짚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6) 넉 잔의 포도주를 준비하였다. 그 잔에는 0.285ℓ보다 적은 포도주가 들어 있었으나, 5분의 3만 포도주이고, 나머지는 물이었다. 네 개의 잔은 식사 때에 각각 다른 단계에서 마셨는데, 이것은 사람들에게 출애굽기 6:6-7의 네 가지 약속, 즉 ① “내가 애굽 사람의 무거운 짐 밑에서 너희를 빼어내며” ② “그 노역에서 너희를 건지며” ③ “편 팔과 큰 재앙으로 너희를 구속하여” ④ “너희로 내 백성을 삼고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리니”를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하나 하나가 다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구원하신 위대한 해방의 날을 상기시키는 것이었다. 죄의 속박 아래 있는 인간을 해방시키러 오신 예수께서, 자신의 제자들과 최후의 식탁에 앉으려고 하신 것이 바로 이런 식사를 위한 것이었다.

이제 그 예수님 안에서 유월절의 새로운 의미가 형성된다. 극도의 고난과 극도의 구원의 역사가 예수님 안에서 예시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지시가 두 제자에 의해 성실하게 수행된 것에 대해, 마가는【16】제자들이 나가 성내로 들어가서 예수의 하시던 말씀대로 만나 유월절을 예비하니라라고 하였다.

두 제자는 예수님의 지시대로 행동했고, 또한 주신 말씀을 그대로 전했으며, 유월절을 예비하였다. 그들은 완벽하게 순종하였다.

필자의 www.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주석(마-계 8610쪽)/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설교집 20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HP 010-6889-3051 T 02-42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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