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94강 예수를 죽일 모의(14:1-2)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12-12-14 10:45
조회
1289
Ⅶ. 예수의 수난과 부활(14:1-16:8)

예수님의 예루살렘 선교(11:1-13:37)에 관해 기록해 온 마가는, 여기서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14:1-16:8)에 관해 기록하고 있다. 이 부분은 예수님의 수난(14:15-47)과 예수님의 부활(16:1-8)로 구성되어 있다.

1. 수난[14:1-15:47]

예수님의 수난은 예수님을 죽이려는 유대교 교권자들의 모의(14:1-2), 향유를 부음 받으심(14:3-9), 가룟 유다의 배신(14:10-11), 최후의 만찬을 준비케 하심(14:12-16), 가룟 유다의 배신에 대한 경고(14:17-21), 최후의 만찬(14:22-26), 제자들의 배신에 대한 경고(14:27-31), 겟세마네의 기도(14:32-42), 체포되심(14:43-52), 공회 앞에 서신 예수님(14:53-65), 베드로의 부인(14:66-72), 빌라도의 재판(15:1-15), 군병들의 조롱(15:16-20), 십자가에 못 박히심(15:21-32), 운명하심(15:33-41), 그리고 예수님의 장례를 치른 요셉(15:42-47)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 예수를 죽일 모의<14:1-2>

<비교: 마 26:1-5, 눅 22:1-2, 요 11:45-53>

“이 단락에서 적대자들이 왜 예수를 죽이려고 하고, 소동을 두려워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은 걸로 보아, 우리는 이 단락이 다른 문맥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편집에 의해 작성된 것임을 엿볼 수 있다”(J. Gnilka, 하권, p. 289). 문제는 이 단락이 마가에게서 유래한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마가 이전의 편자에게서 유래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1)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답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아무튼,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은 11:18 이하에 기록된 적대자들의 예수께 대한 적대감과 관련된다는 것이다.

마가는 이 단락을【1】이틀을 지나면 유월절과 무교절이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를 궤계로 잡아죽일 방책을 구하며로 시작한다.

본서와 누가복음에는 유월절과 무교절이 같이 나타나는데, 마태복음에는 유월절만 나타난다. 엄밀하게 말하면, 두 명절은 같은 명절이 아니다.

유월절(파스카, πάσχα)은 엄밀히 말하면 니산월(4월)2) 14일부터 15일 이른 시간까지(하루의 시작인 저물 때와 한밤중 사이) 지킨 구원의 축제를 가리킨다(참조: 출 12:6-20, 48, 민 9:2-14, 신 16:1). 즉, 14일 오전 중에 집에서 누룩을 찾아 없애고, 오후에는 양을 잡는다. 그리고 15일 이른 시간에 유월절 식사를 하였다. 이 명절은 즉시로 그 달 15일부터 21일까지 계속되는 무교절로 이어졌다(출 12:15-20, 23:15, 34:18, 신 16:1-8). 민간의 관습으로는 두 축제가 같은 명절로 취급되어 통상 유월절로 일컬어졌다(눅 22:1).

이틀을 지나면, 즉 유월절 이틀 전이면 니산월 13일(수요일)을 가리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 J. Gnilka, 하권, p. 289, 주 2: 전자를 지지하는 학자들은 Schenke, Dormeyer이고, 후자를 지지하는 학자들은 Bultmann, Burkill, Dibelius 등이다.
2) W. Barclay, 마경일. 비교: W. L. Lane은 4/5월, W. W. Wessel은 3, 4월경이라고 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출애굽을 기념하는 이 유월절은 예루살렘에서 24㎞ 이내에 있는 유대의 성인 남자는 의무적으로 예루살렘에 참가해야 하는 삼대 명절(오순절, 초막절, 유월절) 중 하나이며, 역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이스라엘이 애굽의 노예 생활을 하고 있었을 때, 하나님은 애굽의 바로에게 이스라엘을 놓아주라고 명령했지만 바로는 거역하였다. 그 후에 거듭되는 경고와 재앙에도 불구하고, 바로는 거듭 그 명령을 거역하곤 하였다. 마침내 하나님은 살아 있는 모든 첫 것을 죽이기로 작정하시고, 죽음의 사자를 보내 그대로 실행하셨다. 그러나 그 밤에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지시대로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그릇에 담은 후, 한 묶음의 우슬초에 피를 묻혀 문 좌우 설주와 인방에 발랐고, 그 피를 본 죽음의 사자가 그냥 넘어갔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안전할 수 있었다.

결국 애굽의 모든 장자와 첫 것을 잃어버린 바로는, 하나님의 명령대로 이스라엘을 놓아주고 말았다. 이스라엘 백성은 길을 떠나기 전에 구운 양고기와 무교병을 먹어야만 하였다. 바로 그 넘어감(유월), 그 해방, 그 식사 등을 유월절 명절로 기념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흩어진 이래 이 율법[오순절, 초막절, 유월절]은 지켜질 수 없었다. 그래도 대부분의 팔레스틴의 유대인들은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예루살렘에 가려고 힘썼다. 여인들에 대해서는 그 율법에 아무런 언급이 없지만, 힐렐[Hillel: 비교적 자유로운 교법사]은 여인들 역시 유월절에 올라가야만 한다고 규정하였다. 마리아가 올라간 것은 힐렐(Hillel)의 규정을 복종한 것이 아니라, 한나(삼상 1:7)처럼 타고 난 경건성 때문이었을 것이다”(A. Plummer).}(눅 2:41의 주석).

유월절 준비 작업에 대해서는 바클레이(W. Barclay)가 잘 설명하고 있다. 한 달 전부터 회당에서 유월절의 의미를 해설하여 가르쳤다. 그리고 매일 학교에서 유월절 학습이 있었다. 그것은 이 절기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이 모두가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도로를 정비하고 다리 등을 수리하였다.

이 즐겁고 복된 명절을 눈앞에 두고도 대제사장들(11:18의 주석을 보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과 서기관들(1:22의 주석을 보라.)은 예수님을 궤계로(엔 돌로, ἐν δόλω: ‘간사스러운 속임수’, ‘흉계’, ‘교활한 꾀’라는 뜻) 잡아 죽일 방책을 구하고 있었다. 마태복음에는 장로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일은 오랫동안 계속되어온 것이었다(3:6, 11:18, 12:7, 12, 요 5:18, 7:1, 19, 25, 8:37, 40, 11:53).

그러나 그들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하였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2】가로되 민요가 날까 하노니 명절에는 말자 하더라라고 하였다.

그들이 예수님을 유월절에 잡지 않으려고 한 것은 축제가 악용되는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거나 좋아하는 백성들의 폭동을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이 유월절에는 오순절과 초막절처럼, 세계 각처에서 많은 참배자들이 예루살렘에 모여들었다. “이 유월절 기간에는 숙박은 무료였다. 성안은 군중을 다 수용할 수가 없었으므로, 베다니와 벳바게는 순례자들이 숙박할 수 있는 마을로 지정되었다”(W. Barclay).

“요세푸스(Josephus)의 글에는 우리에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순례자들이 모였는가를 짐작하게 해 주는 내용이 있다. 그는 주후 65년경에 팔레스틴의 총독인 케스티우스(Cestius)가 네로(Nero) 황제에게 유대교의 막중함을 설득하는데 곤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네로 황제에게 실감나게 설명하기 위해서 그때의 대제사장에게 한 해에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죽인 어린 양의 수를 조사하게 하였다. 요세푸스(Josephus)에 의하면, 그 수는 이십 오만 육천 오백 마리였다고 한다. 율법은 어린 양 한 마리에 대해 적어도 열 사람이 한 조가 되어야만 한다고 했으므로, 예루살렘에는 삼백만 명 가까운 순례자들이 있었다는 것이 된다”(W. Barclay). 또, “요세푸스(Josephus)에 의하면, 주후 70년에 예루살렘이 함락됐을 때에는 무려 백 이십 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이상근).

유대의 교권자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이었다. 유월절 기간에는 그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출애굽을 상기하게 되며, 따라서 현재의 로마의 지배에 대한 민족적 감정이 극에 달하여 새로운 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방에 대한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므로 해방시킬 자라는 기대 속에서 갈릴리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추종되고 있는 예수님(요 12:19)을 잡는다는 것은, 화약고에 불을 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었다. 만일 그렇게 되면, 오히려 유대 교권자들이 로마의 엄한 징계를 받게 될 것이므로, 명절 기간이 끝나고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을 떠나간 후에 계획을 실행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그들의 계획과는 달랐다. 뒤의 전개 과정을 보면, 그들의 계획은 무산되고, 하나님의 계획대로 성취된다(14:21, 49, 눅 22:22, 행 22:23. 참조: 엡 1:11). 즉, 그들은 뜻밖에 가룟 유다의 도움을 받게 되자(14:10, 마 26:14-15) 계획을 바꾸어 유월절 기간에 예수님을 체포한다(14:53, 마 26:57).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화자가 부주의했다고 말하거나(Wendling), 2절의 헤오르테(ἑορτή)를 ‘유월절 집회’로 번역하려는 시도(그룬트만)”(J. Gnilka, 하권, p. 292)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가나 마태에게는 교권자들의 계획이 무산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것은 예수님의 수난이 실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www.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주석(마-계 8610쪽)/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설교집 20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HP 010-6889-3051 T 02-426-3051



전체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사항 관리자 2012.05.23 3769
112 서정식 2015.05.20 2067
111 최세창 2013.03.28 2524
110 최세창 2013.03.22 3116
109 최세창 2013.03.15 2387
108 최세창 2013.03.08 2268
107 최세창 2013.03.08 2237
106 최세창 2013.02.28 1783
105 최세창 2013.02.18 1507
104 최세창 2013.02.18 1852
103 최세창 2013.02.11 1640
102 최세창 2013.02.05 1760
101 최세창 2013.01.28 1630
100 최세창 2013.01.17 1542
99 최세창 2013.01.11 1705
98 최세창 2013.01.04 1365
97 최세창 2012.12.28 1483
96 최세창 2012.12.21 1404
94 최세창 2012.12.06 1134
93 최세창 2012.11.16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