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14강 1:14b-17 계시에 의한 복음과 사도됨(Ⅱ).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2-12-05 11:32
조회
84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이 구전법은 모세가 먼저 아론에게 전하고, 아론은 그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에게, 또한 12지파의 대표인 72인에게, 그리고 72인은 각 족장에게, 그들은 전 회중에게 전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구전은 주전 66-70년경, 바리새인들에 의해 성문화되어 미쉬나(Mishna)라 일컬어졌고, 이는 유대 민족의 전통을 확립한 것이었다(참조: 마 15:2, 6, 막 7:3, 13, 살후 2:15 등).❶

바울의 고백에서 보는 것처럼, 교회 역사상 그릇된 종교적 신념 내지는 교리에 대한 열심 때문에 교회를 궤멸시키려는 인간이나 집단들이 많이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들에 대항하여 교회는 항상 복음의 진리를 수호했으며, 또한 그로 인해 승리해 왔다.

결국 바울은 유대교를 믿는 일과 바리새인의 전승을 지키는 일에 대한 지나친 열심이, 상대적으로 그리스도교를 격렬하게 핍박하게 했으므로, 자기가 사람들에게서 복음을 받거나 배운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복음과 사도직이 어디까지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로부터 직접 위임받은 것임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다.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의 근거에 대해, 【15】[그러나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데, δὲ), 즉 그의 회심 이전의 행적 때문에 도저히 하나님의 택함을 받을 수 없으나, 하나님께서 모태로부터 그를 택정하셨다는 것이다.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에 대해 하리손(E. F. Harrison), 렌스키(R. C. H. Lenski)는 ‘날 때부터’를 의미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❷처럼 ‘태어나기 전부터’ 곧 ‘실존을 인식하기 전부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택정하다]는 아푸리조(ἀφρίζω)로서, ‘구별하다’, ‘따로 두다’, ‘분리하다’(마 1:49, 25:32), ‘목적을 위해 분리하다’(행 13:2, 롬 1:1, 갈 1:15), ‘파문하다’, ‘추방하다’(눅 6:22) 등을 의미한다. 특히, 이 말은 “언제나 주어가 하나님이시므로 바울이 사도로 구별되었음을 의미한다”(M. Henry, 윤성범).

그렇다고 하면, 바울의 주장은 자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사도로 구별하셨다는 것이다(렘 1:5, 10, 사 49:11). 이 일은 바울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유로운 은총에 의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섭리와 목적에 따라 각자의 일과 역할을 부여받아 태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클레이(W. Barclay)도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의도 안에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간을 위한 섭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간을 자기의 목적과 뜻을 실현시키는데 한 몫을 담당하도록 세상에 보내셨던 것이다. 그것은 큰 몫일 수도 있고 작은 몫일 수도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자신의 생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성취하는 데 전생을 투자하는 것이다. 이 일은 먼저, 시간 속에서 은혜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응답함으로써만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바울의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라는 말속에 암시되어 있다. 이 말은 곧 다메섹 도상에서의 그의 회심을 가리키는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바울을 돌이켜 사도로 임명하셨다는 것이다(1:1의 주석을 보라).

이 점에 대해 바울은, 【16】[그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실 때에 내가 곧 혈육과 의논하지 아니하고]라고 하였다.

[내 속에](엔 에모이, ἐν ἐμοί)는 ‘내게’, ‘내 마음속에‘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바울의 말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이방에 전하시기 위해 자기를 사도로 삼으셨으며, 자기로 하여금 사도의 직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하시려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다메섹 도상에 나타나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더욱 놀랍게도 자기 마음속에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계시하시기를 기뻐하셨다는 것이다”(M. Henry, C. R. Erdman, E. H. Perowne), 바로 이 내적 계시 때문에, 바울은 전에 하나님을 모독하는 죄인인 줄 알고 핍박했던 예수께서 바로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임을 깨닫게 되었고, 따라서 복음의 사도로서 일생을 살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보게 된다. 즉, “회심 이전에 바울은 유대교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헬라 사상에도 정통하였다”(J. S. Stewart).❸ 따라서, 그는 이방의 사도가 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는 세계적인 선교사로서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를 미리 택정하시고 부르신 결과라고 보아야만 될 것이다(윤성범).

바울은 자신이 이방 사도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행 9:15, 22:21, 26:17), 어떤 인간하고도 의논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내가 곧 혈육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17】[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오직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

[혈육](마 16:17, 고전 15:50, 엡 6:12 등)은 죄된 인간성 전체를 표시하려는 바울의 특수한 용어로서, 여기서는 사도들을 제외한 모든 인간을 의미한다(윤성범, 이상근). 그러므로 바울의 말은 자신의 사도직이 하나님의 직접적이고도 특수한 계시, 즉 부활하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과도 의논하지 않았고, 또한 의논할 필요도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사도직에 대해 다른 사도들의 보증을 얻기 위해 [예루살렘]에 올라가지도 않았다고 한다.

바울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일을 위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 인간과 의논함으로써 주저하거나 외면해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음성이 분명히 들려왔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의논이 아니라, 즉각적인 순종인 것이다.

바울이 [아라비아]에 간 목적은 전도하기 위한 것(M. Luther)이라기보다는, 예수님과 예언자들에게서 보는 바와 같이 사도의 사명을 위해 하나님과 더불어 기도와 명상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이다❹.

바울이 간 아라비아 지역은 시내산(J. B. Lightfoot, “Stanly, Farrar”❺)이라고 하는 견해보다 다메섹 근처의 사막 지대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❻ 그러나 바울이 얼마 동안 그 사막 지대에 있다가 다메섹으로 돌아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R. C. H. Lenski).

어쨌든, 바울은 [다메섹]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들었고, 또한 그 곳에서 복음을 증거하였다(행 9:19-22).

1:11-17의 고찰 결과에 의하면, 바울은 자신이 전한 복음이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로부터 직접 받은 것으로 인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점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의 회심 이전의 생활, 즉 유대교를 믿는 일과 바리새인의 전승을 지키는 일에 유난히 열심이었다는 것과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교회를 열심히 황폐시켰다고 고백하고 있다.

끝으로,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에 대해 자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구별해 놓으신 것이며, 구체적으로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계시하심으로써 임명하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자신의 사도직은 다른 사도들은 물론, 어떤 인간들과도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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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R. C. H. Lenski: 바리새인의 유전에는 인간이 지켜야 할 613항목의 계명들이 있다. 이것은 랍비들이 율법 주변에다 둘러친 울타리와도 같은 것이다.
2) M. Luther, J. Calvin, M. Henry, E. Huxtable, R. T. Stamm, O. F. Blackwelder, S. J. Mikolaski, 이상근.
3) M. Luther, J. Calvin, M. Henry, E. Huxtable, R. T. Stamm, O. F. Blackwelder, S. J. Mikolaski, 이상근.
4) M. Henry, R. T. Stamm, E. H. Perowne, 內村鑑三, 黑崎幸吉, 米田豊, 윤성범, 이상근.
5) in 이상근.
6) R. T. Stamm, O. F. Blackwelder, S. J. Mikolaski, J. Dow, E. F. Harrison, F. Rendall, “Lipsius, McGiffert”(in 이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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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73-78.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5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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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5 11:34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히브리어도 표기 안 됨)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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