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11강 1:7-9 다른 복음?/ 저주를 받을지어다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2-11-17 10:30
조회
85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바울은 단호하게 【7】[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요란케 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려 함이라]이라고 선언한다.

[다른 복음은 없나니]의 [다른](알로, ἄλλο)은 전절과는 달리 ‘동류 중의 하나’(이상근), ‘또 하나의’(L. H. Dewolf)라는 뜻이다. 결국 바울에 의하면, 자기가 가르친 복음이란 유일무이한 것이므로, 또 하나의 복음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빈센트(vincent)는 “다른(different) 복음은 또 하나의(another) 복음이 아니다. 복음은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❶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어떤 사람들❷이 너희를 요란케 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려 함이라]는, 거짓 교사들이 복음이 아닌 [다른 복음]을 전파하는 목적을 설명하는 것이다.

[너희를 요란케 하여]는 타라스소(ταράσσω)로서 ‘선동하다’. ‘동요시키다’, ‘교란시키다’, ‘두려움, 비탄, 불안, 의심 등으로 마음을 어지럽히다’라는 뜻이다(마 2:3, 14:26, 눅 1:12, 24:38, 요 14:1, 벧전 3:14, 5:10, 행15:24). “여기서는 마음속의 동요라기보다는 교회 전체의 동요를 의미하는 것이다”(黑崎幸吉).

거짓 교사들이 거짓된 교리를 가르쳐 교회를 동요시키고 어지럽히는 목적은, “그리스도께서 창시자가 되시고, 본질과 주제가 되시는 그리스도의 복음”(J. Calvin, E. H. Perowne, R. T. Stamm)을 변질시키려는 것이다.

[변하려]는 메타스트레포(μεταστρέφω)로서, 왜곡 혹은 곡해보다 더 강한 의미인 ‘정반대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J. B. Lightfoot). 따라서 거짓 교사들의 의도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질시키려는 것이었다(J. Wesley). 그 내용은, 구원이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얻는 것이 아니라, 모세의 율법을 지키고 할례를 받아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바울은 다른 복음을 전하는 자의 결과에 대해, 【8】[그러나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에 대해 훅스타블(E. Huxtable)은 “바울이 복음 사역자로서의 형제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존경심 때문에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지, 실은 주로 그 자신을 의미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라이트후트(J. B. Lightfoot)의 “바울은 자신만을 가리킬 때는 결코 복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로 미루어, 그와 그의 친구들 또는 동역자들을 함께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J. Wesley, R. C. H. Lenski). 추측컨대, 그들은 디모데나 디도 또는 실루아노 등일 것이다.

[천사]는 앙겔로스(ἄγγελος)로서, {영계의 존재를 가리키는 것이며, 어느 종교에서나 신과 인간 사이의 중간 존재이다. 천사의 표상은 인간적인 영역, 혹은 신적인 영역에서 유출되어 나온다.

성경에서 천사란 용어는 이중적인 의미, 즉 ‘하나님의 사자’와 ‘영적인 존재’로 사용된다. 그러나 영적인 존재가 다 하나님의 사자는 아니다. 포로기 이후의 구약 저서에는 이런 구분이 없어지고, 다만 천사는 하나님의 사자로서 이해되었다. 또, 구약 성경의 천사는 천적 존재로서의 본질을 가지고 있다. 구약 외전에 의하면, 바벨론 포로기 이후의 천사 개념에 변화가 생겼는데, 무엇보다도 자연 현상을 조절하는 영으로 되어 있다.

다음으로, 신약 성경에는 전통적인 천사론에 별로 더 보탠 것이 없다. 대체로 천사 출현은 예수님의 사건과 결부되어 있다. 육신을 입으신 그리스도의 출현은 우주적인 사건이므로, 인간의 눈에 보일 뿐만 아니라 천사들에게도 보이셨다.

천사들은 구속의 모든 계획에 대단한 관심을 가졌고, 또 가지고 있다(벧전 1:12). 그리스도의 탄생 시(눅 2:9-14), 사단의 시험을 이기셨을 때(마 4:11), 그의 선교 사역과 그의 고통과 위기 그리고 궁핍의 때에 천사가 나타났다(마 4:11, 눅 2:9-13, 22:43, 24:4, 히 1:6). 또한, 그의 사후(마 28:2-7)와 승천 후에도 천사들이 제자들에게 말하였다(행 1:10-11).

신약 성경에서는 거룩한 천사(엡 3:10, 골 1:16, 2:10)와 타락한 천사(고전 15:24, 골 2:15) 모두를 언급하고 있다.

바클레이(W. Barclay)는 “당시의 유대인들은 고도로 발달된 천사 숭배를 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그 자체의 천사가 있었다. 바람의 천사, 구름의 천사, 눈의 천사, 추위의 천사, 더위의 천사, 계절의 천사들이 있었다. 랍비들은 이 세상에는, 심지어 풀잎 하나까지도 천사가 없는 것은 없다고 하였다.

랍비들은 천사들의 세계에 세 계급이 있다고 가르쳤다. 첫째 계급은 좌천사(thrones: 9천사 중 셋째 천사)와 그룹(cherubim: 9천사 중 둘째 천사로 지식의 천사)과 세라핌(seraphim: 최고위 천사)이 포함된다. 둘째 계급은 권천사(powers: 여섯째 천사)와 주관 천사(lordships)와 힘의 천사(mights)가 포함된다. 셋째 계급은 천사들(angels)과 천사장들(archangels)과 권세자들(principalities)이 포함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천사장은 선한 천사들의 지도자요, 하나님의 백성을 수호하는 미카엘(단 10:13, 21, 12:1), 하나님의 계시를 전달하는 가브리엘(단 8:16, 9:21. 비교: 눅 1:19, 26), 성도들의 기도를 집성하는 라파엘(토비트 3:17, 5:4, 8:2, 9:1, 5, 12:15), 그 밖에 우리엘(Ⅱ Esd. 4:1), 라구엘, 사리엘, 예레미엘 등이다. 최대의 천사장은 루시퍼이었으나 타락하여 사단이 되었다(사 14:12).

랍비들은 (바울도 한때는 랍비였다) 천사들이 사람들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었다고 믿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셨을 때, 천사들이 화를 냈다고 믿었다. 그것은 마치 천사들이 하나님을 누구하고도 나누어 소유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랍비들에게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율법을 주시기 위해 시내산에 나타나셨을 때, 천사들의 무리에 의해 옹호되었고, 그 천사들은 이스라엘에게 율법을 주시는 것을 싫어하여 율법을 받으러 산에 오르는 모세를 습격하였는데,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시지 않았더라면 모세의 발걸음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하는 전설이 있었다}(롬 8:38의 주석).

이 구절의 요지는 바울과 그의 친구나 동역자, 심지어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그들이 전에 가르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는다는 것이다. 바울의 이 말은 자기가 가르친 복음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기가 가르친 복음만이 유일무이한 참된 복음으로서 절대적 권위가 있다고 단언하는 것이다.

[저주를 받을지어다]는 아나테마(ἀνάθεμα)이며, 히브리어는 케렘(cherem)인데, 인간의 소유나 용도에서 제외된 것과 하나님에게서 단절된 어떤 것과 같은 개념이다(R. C. H. Lenski). 흠정역(AV)에서는 ‘저주받은’, 또는 ‘저주받은 것’ 그리고 ‘빛의 왕국으로부터의 파문’ 등의 뜻으로 번역되었다.

여기서는 “교회 공동체로부터의 출교를 뜻하는 것”(E. H. Perowne)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부터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다”(內村鑑三).

결국 바울은 복음을 변질시켜서 가르치는 율법주의자들인 거짓 교사들에게 저주를 선포하는 것이다. 이 선포는 바울이 그들에게 저주가 내리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하나의 사실을 피력함으로써 “갈라디아 교인들이 사악한 메시지와 그 전달자들에게서 돌아서기를 바라는 것이다”(J. Dow).

바울은 이미 갈라디아 교인들이 자신과 자신의 동역자들에게서 참된 복음을 들은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보다 강력하게 누구든지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는다고 반복하여 말하고 있다. 【9】[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의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이 말씀은 율법주의자들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는 구원의 도리 이외의 교리를 가르치는 모든 이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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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in 이상근.
2) 제1부 Ⅲ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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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61-65.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5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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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7 10:31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히브리어도 표기 안 됨)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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