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4강: 갈라디아서의 대상에 관한 연구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2-10-22 11:23
조회
81

Ⅱ. 대상

바울은 “갈라디아 여러 교회들에게”(1:2 후반) 이 서신을 썼다. 갈라디아가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을 가리키는 것인가를 규명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해 오늘날까지 두 가지 설, 즉 소아시아 북쪽의 중심지에 위치한 옛 갈라디아 왕국의 영역이라는 북갈라디아설과 남쪽 지역인 로마 제국의 식민지 판도였다는 남갈라디아설이 대두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갈라디아의 역사를 알지 않으면 안 된다. 갈라디아의 역사는 주전 3, 4세기에 태동된 프랑스 동남부의 골족(Gauls)의 이동에 의해서 시작되었다(黑崎幸吉, 이상근).❶ 원래 켈트족(Celts)에 속했던 골족의 최초의 이동은, 주전 390년에 브렌누스(Brennus)라는 장수의 지휘 아래 이탈리아로 침입하여 로마를 공략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러나 일시적 성공으로 끝나고 말았다. 다음으로, 골족은 주전 281년에 다른 브렌누스(Brennus)라는 장수에 이끌려 다시 동진의 역사를 시작하여 헬라를 거쳐 소아시아에 정착하였다. 이 지역을 가리켜, 헬라인들은 ‘골의 땅’ 곧 ‘갈라디아’로 부르게 되었다.
그 골족이 자리잡아 왕국을 세운 곳은, 우리가 소아시아라고 부르는 커다란 반도의 중심부를 이루는 높은 고원의 북쪽 지역이었다.❷ 그들은 계속해서 영토를 확장해 나가다 주전 239년에 버가모 왕 아타루스(Attalus) Ⅰ세에게 패배하였다.❸ 이 패배 때문에 그들의 침략의 역사는 종식되고, 그들의 왕국의 경계가 확정되었다. 그 경계는 북쪽은 비디니아주(Bithynia)와 파프라고니아주(Paphlagonia), 동쪽은 본도주(Pontus), 서쪽은 브리기아주(Phrygia), 남쪽은 갑바도기아주(Cappadocia)와 리가오니아주(Lycaonia)에 접하였다.
그 영토는 동서 약 340㎞, 남북 170㎞의 소왕국이었다.❹ 이 왕국은 하리스(Halys)와 상가리우스(Sangarius)의 강역까지 이르렀으며, 안키라(Ankyra), 펫시누스(Pessinus), 그리고 타비움(Tavium) 등 거친 삼림과 경작 지대도 포함되었다.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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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주전 189년에, 이 갈라디아 왕국은 로마의 장군인 만리우스 불소(Cn. Manlius Vulso)에게 정복되었다. 그러나 로마는 그들에게 대단히 많은 독립 생활을 허용하여 그들의 왕이 통치하게 하였다.❻
이제까지 고찰한 영역이 바로 북갈라디아설이 지적하는 영역이다.
주전 25년, 갈라디아 왕국의 마지막 왕인 아민타스(Amyntas)는 브리기아, 피시디아, 리가오니아 및 이사우리아까지 확장하였으나, 호모나데스족과의 전쟁에서 전사하였다. 그 때, 그의 유언을 따라 갈라디아 왕국은 로마에 합병되었다.❼
로마는 합병된 갈라디아를 하나의 주로 만들었는데, 이 갈라디아주는 길리기아의 루스드라(Lystra)와 더베(Derbe)와 안디옥과 이코니움(Iconium)의 도시들을 포함한다.❽ 따라서, 로마의 주가 된 갈라디아는 옛 갈라디아 왕국에 비해 3~4배에 달하였다. 이 영역 중에 옛 갈라디아 왕국의 영역을 제외한 그 남방 지역이 바로 남갈라디아설이 지적하는 영역이다❾.
일반적으로 북갈라디아는 지리적 갈라디아, 남갈라디아를 정치적 갈라디아라고 일컫는다.
먼저, 우리는 바울이 소아시아 북쪽의 중심지에 위치한 옛 갈라디아 왕국의 영역에 있는 교회들에게 본서를 썼다고 하는 북갈라디아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북갈라디아설은 고대 교부들을 위시하여 18세기말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정설이었다.❿
이 학설[북갈라디아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논증하고 있다.
(1) 바울은 정치적 명칭보다는 지리적 명칭에 의해 지역을 언급했으므로, 그가 의미한 갈라디아는 지리적 갈라디아인 북갈라디아를 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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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울이 갈라디아에 전도한 것은 자신의 병 때문이었다(4:13). 따라서 이는 그가 건강했던 제1차 전도 여행 때가 아니라, 제2차 전도 여행(행 16:6)의 초기일 것이다. 그리고 바울은 제3차 전도 여행(행 18:23) 때에 갈라디아 교인들을 다시 방문하였다.
(3) 누가가 사용한 브루기아와 갈라디아라는 용어는 하나가 아니라 두 지역을 지시하는 것이다(행 16:6, 18:23).
(4) 역사가 짧고 조직이 약했던 북갈라디아의 교회들이, 역사가 길고 더욱 잘 정착된 남쪽의 교회들보다 유대주의자들에게 더욱 흔들리기 쉬웠을 것이다.
이러한 근거를 내세우는 북갈라디아설에 반대하여, 18세기말에 슈미트(Schmidt)가 처음으로 남갈라디아설을 제창하였고, 람제이(Ramsay), 렌달(Rendall), 그리고 찬(Zahn)이 지지하였으며, 오늘날에는 오히려 유력한 학설로 인정받고 있다.⓫ 부어톤(E. D. Burton), 黑崎幸吉도 남갈라디아설을 지지한다.⓬
이들은 다음과 같이 북갈라디아설을 비판하면서 자기들의 학설을 논증하고 있다.
⑴ 바울은 지역을 언급할 때에 지리적 명칭이 아니라, 로마의 행정상의 명칭을 많이 따랐다(고전 16:19, 고후 8:1, 9:2, 갈 1:22, 살전 2:14). 따라서, 그가 의미한 갈라디아는 로마의 주인 남갈라디아를 말하는 것이다.
⑵ 갈라디아서 4:13에 의하면, 바울이 갈라디아의 여러 교회를 방문한 것은 자기의 병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렇다고 하면 먼 거리이고 기후도 불순한 북갈라디아에 갔다고 하기보다는, 병이 난 곳인 버가에서 비교적 가까운 고조(高燥) 쾌적한 남갈라디아에 갔다고 보는 것이 더욱 그럴 듯하다.
⑶ 사도행전에는 바울이 북갈라디아에서 전도했다는 상세한 기록이 없고, 또한 사도행전 16:6과 18:23의 “브루기아와 갈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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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땅”이란 골족의 후예가 거주했던 모든 지역(북갈라디아)을 포함할 필요가 없으며, 단지 브루기아의 변경을 이루는 서쪽 지역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⑷ 바울이 한 번도 아니고(1:9, 2:5) 두 번씩이나(4:13) 남갈라디아에 전도했던 자취가 남아 있다. 이 남갈라디아는 바울이 제1차 전도 여행 때에 방문했고, 제2차 전도 여행 때에도 방문한(행16:1-5) 비시디아의 안디옥(행 13:14), 이고니움(행 13:51), 루스드라(행 14:6), 더베(행 14:20) 등의 여러 도시를 포함한다.
⑸ 만일 바울이 북갈라디아에서 활동했다면, 이 지역이 헬라 문화와 헬라어가 지배적인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언어상의 곤란을 겪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바울의 갈라디아서는 북갈라디아가 아니라, 남갈라디아의 여러 교회들에게 보낸 서신이라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고찰해 온 바와 같이, 남갈라디아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북갈라디아설에 대해 예리한 비판을 가하면서 그들의 주장을 논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갈라디아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주장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어떤 증거가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제시된다. 따라서, 섣불리 어떤 설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여러 모로 추측하건대 남갈라디아설이 더욱 유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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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참조: 黑崎幸吉, p. 199. 이상근, p. 5.
2) 참조: S. J. Mikolaski, p. 1089. E. Huxtable, p. 1. 黑崎幸吉, Ibid. 윤성범, p. 9.
3) 이상근, p. 5. 윤성범, p. 9. 비교: M. J. Mellink, p. 337에는 약 주전 240년으로 되어 있다.
4) 이상근, p. 5.
5) 윤성범, p. 9.
6) 참조: E. Huxtable, p. 1. M. J. Mellink, p. 337. R. C. H. Lenski, p. 9.
7) E. Huxtable, p. ii. 윤성범, p. 9. 이상근, p. 5.
8) 참조:S. J. Mikolaski, p. 1089. E. Huxtable, p. 1. R. C. H. Lenski, pp. 9-10.
9) 이상근, p. 6.
10) “Conbeave, Hilgenfeld, Neander, Ellicott, Moffatt, Chase 등” in 이상근, p. 6. J. B. Lightfoot, pp. 18-35에 자세하게 논하고 있다.
11) 참조: W. W. Ramsay. F. Rendall. 윤성범, p. 10.
12) E. D. Burton, pp. 21-44에 자세하게 논의하고 있다. 黑崎幸吉, p.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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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26-30.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5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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