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5강: 내용 및 특징/ 기록 연대와 장소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2-10-24 14:00
조회
66

Ⅲ. 내용 및 특징

이 서신의 내용 및 특징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먼저 바울이 본서를 쓰게 된 동기와 목적을 알아야만 한다.
바울이 본서를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그가 복음을 전하고 가르친 갈라디아 교회들을 떠나 온 뒤에 어떤 사람들이(1:7) 그 교회들 안에 슬며시 들어와서(2:4) 바울과 바울의 복음을 공격하고, 전혀 그릇된 교훈을 가르쳤으며(1:6-7), 따라서 교회들이 어지러워지고, 교인들이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갈 위기에 처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❶
그래서 바울은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자기가 처음에 가르친 바른 복음을 일깨워 주기 위해,❷ 또 자기의 사도권은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임을 납득시킬 목적으로 본서를 쓴 것이다.
갈라디아의 여러 교회 안에서 활동하던 거짓 교사들의 정체에 대해, 루터(M. Luther)와 바클레이(W. Barclay)는 유대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이라고 하고,❸ 렌스키(R. C. H. Lenski)와 黑崎幸吉은 유대주의자들로서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이라고 한다.❹ 전자나 후자 양쪽 다 이방 그리스도인에 대해 유대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데, 특히 후자는 이방인으로서 유대교로 개종한 뒤에 그리스도인이 된 자들까지 포함시켜 사용한 말이었다.❺ 그 거짓 교사들이 순수한 유대인으로서 그리스도를 믿은 사람들인지, 또는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으로서 그리스도를 믿은 사람들인지는 분명하게 알 수 없다. 이 점에 대해 녹스(J. Knox)는 “우리가 그들을 갈라디아인들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적인 이유는 없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그들을 유대인이라고 완전히 확신할 수 없다.”❻라고 함으로써, 그들이 갈라디아인으로서 그리스도를 믿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암시하고 있다.
위의 설명을 미루어 볼 때, 그들은 분명히 그리스도를 믿는(2:4) 동시에 율법을 지켜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하는 혼합 교리를 가르친 무리들이었음에 틀림없지만, 그러나 그들의 정체가 유대인인지, 개종한 유대인인지, 이방인인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또한, “그들이 예루살렘에서 파견되었다는 증거도 없다”(S. J. Mikolaski).❼
그 거짓 교사들은 바울이 다른 사도들에 비교될 수 없는 자라고 공박하였다(J. Wesley, J. Knox).❽ 이 점에 대해 바클레이(W. Barclay)가 잘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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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전혀 사도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사도행전 1:21-22에 보면, 사도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가 있다. 배반자 유다가 자살하였기 때문에 사도단의 빈자리를 채울 필요가 생겼다······그런데 그들이 어떤 사람이 사도로 선택될 자격이 있다고 규정했던가? 그 자격은 반드시 ‘요한의 세례로부터 우리 가운데서 올리워 가신 날까지 주 예수께서 우리 가운데 출입하실 때에 항상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 중의 하나’이어야만 하였다. 또한, 그는 부활의 증인이어야 했다.······분명히 바울에게는 그러한 자격이 없었다. 더욱이, 그러한 자격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는 최근까지도 그리스도의 교회에 대한 박해자였다.”❾
바울의 사도직을 부인하며 선동한 거짓 교사들의 가르침은, 한 마디로 말해, “절충주의 곧 복음과 율법주의를 결부시킨 것이었다.”❿ 다시 말해서, 의롭다 하심을 얻은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반드시 율법의 의무를 준행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가르침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 무용론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본래의 유대교의 교리가 율법을 지킴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짓 교사들의 영향은 심각한 것이었다(1:6, 7, 3:1, 4:9, 17, 5:4, 10, 12).
그러한 문제 때문에 바울이 본서를 쓰게 되었으므로, 그는 먼저 자신의 사도직의 정당성을 논증한다(1:1-2:21). 그의 사도직은 사람과는 전혀 관계없이 하나님께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므로(1:1-24), 다른 사도들보다 못할 것이 없으며 권리와 위엄에 있어서 동등하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바울은 예루살렘 회의 때에 다른 사도들에게서 같은 사도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은 사실(1:1-10)과 안디옥에서 베드로를 면책한 일(2:11-14) 그리고 자기가 가르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는 내용의 복음이 그리스도의 계시로 인한 것이라는 점(2:15-21) 등을 들고 있다.
다음으로, 바울은 복음과 율법에 대해 설명한다(3:1-4:31). 즉, 의롭다 하심을 얻는 길은 믿음과 율법의 절충이 아니라, 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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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것(3:1-9)과 율법에 속한 자들은 저주 아래 있는 반면에, 믿음에 속한 자들은 성령의 약속 곧 축복을 받는다는 것(3:10-14), 그리고 그 축복의 약속은 율법이 폐할 수 없으며(3:15-18), 그 율법은 다만 약속을 위한 일시적 방편으로서(3:19-22),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여 그분을 믿게 하며(3:23-29),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얻게 한다는 것이다(4:1-7). 그러므로 초등 학문을 버리고(4:8-11), 복음을 굳게 지켜야 한다고 사랑 어린 호소를 하면서(4:12-20), 아브라함의 처와 첩의 관계를 비유로 들어 종노릇하는 육체의 자손과 자유로운 성령의 자손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4:21-31).
그 다음에, 바울은 복음에 합당한 생활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5:1-6:10). 즉,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셨으니(5:1) 다시는 불필요한 율법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사랑으로 역사하여 서로 종노릇하라고 한다(5:2-15). 그와 같이 살기 위해 우리는 늘 영과 육의 싸움에서 영이 승리하도록 해야 하며(5:16-26), 형제의 짐을 서로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6:1-5). 이어서 그는 인간은 심은 대로 거둔다고 한다(6:6-10).
끝으로, 바울은 자신의 참된 자랑은 율법의 의식(할례)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6:11-18).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갈라디아서는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들을 어지럽게 만든 거짓 교사들과 자기가 전하고 가르친 복음에서 쉽게 떠나 방황하는 갈라디아 교인들을 대상으로 썼기 때문에, “전서를 통하여 견책과 비난의 어조를 띠고 있다.”⓫ 內村鑑三은 “전투적인 것이 이 서신의 특징이다.”⓬라고 하며, 그와 비슷하게 바클레이(W. Barclay)는 “누군가가 갈라디아서를 위대한 검객의 손에 들려진 번쩍이는 검과 같은 것”⓭이라고 비유한 바가 있다고 소개하였다.
본서의 내용적인 특징은 어떤 성경보다도 복음에 관한 핵심적인 진리를 깊이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⓮ 이러한 점 때문에 본서는 「소로마서」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본서는 바울의 자서전이라 할 정도로 “매 구절마다 대사도의 인격이 새겨져 있다.”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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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참조: J. Knox, pp. 338-339. W. Barclay, p. 1. 윤성범, p. 10.
2) 참조: E. Huxtable, p. xx. M. Henry, p. 647. J. Dow, p. 1207.
3) M. Luther, p. 14. W. Barclay, p. 2.
4) R. C. H. Lenski, p. 16. 黑崎幸吉, p. 199.
5) 조선출 편, op. cit., p. 819.
6) J. Knox, p. 339.
7) S. J. Mikolaski, p. 1091.
8) J. Wesley, p. 114. J. Knox, p. 339.
9) W. Barclay, pp. 1-2. 참조: J. Calvin, p. 5.
10) C. R. Erdman, p. 782. G. Bornkamm, op. cit., p. 18. R. T. Stamm, p. 430.
11) 米田豊, p. 416.
12) 內村鑑三, p. 284.
13) W. Barclay, p. 1.
14) 참조: L. H. Dewolf, p. 5. M. C. Tenney, pp. 15-19.
15 C. R. Erdman, p. 7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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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기록 연대와 장소

본서를 쓴 동기와 목적이 뚜렷한 것과는 달리, 연대와 장소는 분명하지 않다. 추측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견해들이 있다.
⑴ 제1차 전도 여행을 끝내고 50-51년에 안디옥에서 쓴 것이다(Lake, Mc-GiffertLake, McNeil). ⑵ 제2차 전도 여행 중 53년에 고린도에서 쓴 것이다(Zahn). ⑶ 제2차 전도 여행 말기인 55년에 에베소(행 18:19)에서 쓴 것이다(Clarke). ⑷ 제2차 전도 여행을 끝내고 55년에 안디옥에서 쓴 것이다(Ramsay). ⑸ 제3차 전도 여행 중 에베소에서 체류하던(행 19장) 54-57년 사이의 어느 시기에 쓴 것이다(Hugh, De Wette, Olshausen, Neander, Meyer). ⑹ 제3차 전도 여행 말기인 55-56년(57-58년)에 마게도냐 또는 고린도에서 쓴 것이다(Thiessen, Lightfoot: 고린도후서와 로마서 중간). ⑺ 로마에서 쓴 것이다(Eusebius, Jerome, Theodoret).❶ ⑻ 에베소에서 53-55년 사이의 어느 시기에 쓴 것이다(R. T. Stamm).❷ ⑼ 50-55년 사이의 어느 시기나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이후 25년경에 쓴 것이다(L. H. Dewolf).❸ ⑽ 고린도에 체류한 끝 무렵, 혹은 그 후 예루살렘에 가기 전에 쓴 것이다(內村鑑三).❹ ⑾ 에베소나 또는 몇 달 후 고린도에서 57-58년에 쓴 것이다(C. R. Erdman).❺ ⑿ 57-58년에 고린도에서 쓴 것이다(米田豊).❻ ⒀ 54-55년에 에베소에서 쓴 것이다(黑崎幸吉).❼ ⒁ 54년에 에베소에서 쓴 것이다(G. Bornkamm).❽
위의 견해들 중에 “⑺설은 초대 교부들에게서 지지를 얻었으나, 명백히 부조리하므로 지금은 폐기되었다”(이상근).❾ 그 나머지 견해들은 모두 그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겠지만, 어느 견해도 확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다만, 우리는 여러 견해들을 미루어 본서가 50-60년 사이의 어느 시기에 에베소나 고린도 또는 안디옥에서 기록되었다고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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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in 이상근, p. 11.
2) R. T. Stamm, p. 441.
3) L. H. Dewolf, p. 11.
4) 內村鑑三, p. 283.
5) C. R. Erdman, p. 785.
6) 米田豊, p. 416.
7) 黑崎幸吉, p. 200.
8) G. Bornkamm, op. cit., p. 241.
9) 이상근, p.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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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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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5권/ 기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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