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12강 1:10 사람을 좋게 하랴 하나님을 좋게 하랴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2-11-23 13:12
조회
81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자기가 전한 복음 이외의 다른 복음을 전하는 자들에게 저주를 받는다고 한 바울은, 그 자신의 선교 정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10】[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좋게 하랴]는 페이토(πείθω)로서 ‘설득에 의해 영향을 주다’(마 27:30), ‘설득하다’, ‘권면하다’(행 18:4), ‘즐겁게 하려고 하다’, ‘호의를 얻다’(고후 5:11), ‘달래다’, ‘평온케 하다’(요일 3:19)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설득한다’(M. Henry, R. T. Stamm, AV)는 뜻이라기보다는 ‘호의를 구한다’(R. C. H. Lenski, G. R. Berry, L. H. Dewolf, RSV)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
렌스키(R. C. H. Lenski)는 그 이유를 가리켜, 하나님이 설득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쁨을 구하랴]는 아레스코(ἀρεσκω)로서, ‘기쁘게 하려고 하다’(마 14:6), ‘즐거움을 구하다’, 혹은 ‘만족시키려고 하다’, ‘인간의 자아를 조화시키다’(고전 10:33, 살전 2:4)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바울이 의미하는 것은 자신의 선교 정신이 사람들의 호의나 구하고 사람들의 비위나 맞추어 즐겁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호의를 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실행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자 함이라는 것이다.

그는 단호하게,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더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고 단언한다.

이러한 바울의 말로 미루어 보아, 율법주의자들인 거짓 교사들이 바울을 사람들의 비위나 맞추는 위선자라고 비난했을지도 모른다. 그 비난은 바울이 디모데에게 할례를 행하고(행16:3),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처럼,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율법 아래 있는 자처럼, 약한 자들에게는 약한 자처럼 구는 태도(고전 9:20-22)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바울이 사람들에게 율법주의적 입장에서의 율법 준수를 폐기하도록 가르쳤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바울의 선교 정신, 즉 하나님이 아닌 사람을 기쁘게 한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라]는 단언은, 복음이란 미명 아래 사람의 호의나 인정 또는 인기를 얻으려는 자들과 바리새인들처럼 사람과 하나님을 동시에 기쁘게 하려는 자들에게 엄한 경계가 되는 것이다. 웨슬리(J. Wesley)는 “하나님과 세상을 다 같이 좋게 하려는 망상을 가진 사람들은 이 말씀에 귀를 기울이어야만 한다.”라고 일깨워 주고 있다.

[종]은 둘로스(δούλος)로서 {과중한 부채에 의해, 전쟁의 포로가 됨으로써, 혹은 노예의 자녀로 출생함으로써 되는 것이다. 일단 노예가 되면 자력으로 해방되는 길은 없고, 다른 이가 주인에게 몸값을 지불해 준 뒤에 놓아주어야만 해방될 수 있다.
여기에 죄의 종 된(요 8:34) 인류의 모형적인 한 모습이 있고, 또 여기에 속죄의 교리의 배경이 있는 것이다.······신약 성경에서는 그리스도의 소유가 되어 있으며, 그분께 절대 복종하는 종의 신분에 요점을 두고 있다(이상근). 그와 같이 특별한 의미에서의 종의 신분이란 그리스도의 사도들과 그리스도의 일꾼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종이란 전혀 다른 사람의 뜻에 의해서 된 반면에, 하나님 또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란 십자가의 보혈로 구원받은 은혜에 감사하고, 감격한 인간이 주님의 부르심에 자발적으로 응답한 결과로서 된 것이다. 물론,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강권에 의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하나님의 종이 되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후자의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종이란 절대 복종, 절대 겸손, 절대 충성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종이란 자신을 그리스도께 완전히 내맡긴 자이며, 자신의 모든 삶이 그리스도에 의해, 또한 그리스도를 위해 지배되는 자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자기가 있되 없는 것처럼 사는 자이다. 따라서, 주인이신 그리스도께 몸을 바쳐 충성하며, 그분의 뜻에 복종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종에게는 큰 영광인 것이다.

이 영광스런 칭호는 구약 성경에서 대단히 위대한 인물들인 모세(왕상 8:56, 단 6장, 말 4:4), 여호수아(수 2:8, 민 14:24), 아브라함, 이삭, 야곱(신 9:27), 욥(1:8), 이사야 그리고 예언자들(암 3:7, 렘 7:25)에게 사용되었다.

포티트(G. Poteat)는 “인간은 하나님(그리스도)의 참 종이 될 때에 비로소 인간을 올바로 사랑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엡 2:1, 5)에게 독생자를 주시기까지 사랑하셨으므로(요 3:16, 4:10, 롬 5:6-8), 그분의 뜻을 따르는 종이 됨으로써만 참 사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하나님(그리스도)의 종이란 곧 사랑의 실존을 뜻하는 것이다}(약 1:1의 주석).

하나님(그리스도)의 종이 그분에 의해 그리고 그분을 위해 사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보면, 인간은 모두 누구 또는 무엇인가의 종이다. 즉, 온갖 우상들이나 종교적 신념, 다른 사람이나 자기 자신, 돈이나 권력, 지식이나 명예, 죄악의 낙이나 실패의 망령 등에 의해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위해 살고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종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누구 또는 무엇의 종이냐 함이다.

[그리스도의 종]들은, 주인에게 합당한 종이란 주인의 뜻에 일치하여 복종하는 종인 것처럼,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빌 2:5) 그분의 뜻을 순종함으로써 하나님의 호의와 기쁨을 구해야만 하는 것이다(참조: 행 4:19, 5:29, 살전 2:4, 삼상 2:35, 렘 3:15).

이 점에 대해 드월프(L. H. Dewolf)가 좋은 실례를 들고 있다. 사업가가 목사에게 “당신의 직업은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애써야 하니 정말로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목사는 “목사의 일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또한 아주 단순합니다. 그 일은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을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 대화에 대해 드월프(L. H. Dewolf)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우리는 사람들을 돌보고, 그들에게 믿음을 얻도록 해야 하며, 믿음 안에서 성장하도록 양육해야만 한다.”라고 잘 설명하고 있다.

1:6-10의 고찰 결과에 의하면, 바울은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를 통해 자녀로 삼으신 하나님을 떠나 다른 복음을 좇는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놀라움과 슬픔에 가득찬 마음으로 책망하면서 다른 복음의 정체를 드러내 준다.

다른 복음은 율법주의자들인 거짓 교사들이 믿음으로만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반드시 율법을 지켜야만 한다고 가르친 것으로 전혀 복음이 아닌 변질된 복음인 것이다.

따라서, 바울은 그와 그의 동역자들이 가르친 복음만이 절대적인 권위가 있는 참된 복음이므로, 그 외에 다른 복음을 가르치는 자가 있다면 그가 누구든지, 심지어 천사라 해도 저주 곧 하나님과 단절된다고 선언하였다.

끝으로, 바울은 자신의 복음 선교의 자세에 대해 사람의 호의나 기쁨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하나님의 호의와 기쁨을 위해 일해 왔다고 고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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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65-69.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5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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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3 13:14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히브리어도 표기 안 됨)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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