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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선거] 박종천 총장의 아름다운 마지막 선택

작성자
박근조
작성일
2016-07-15 12:07
조회
1093

<박종천 총장의 아름다운 마지막 선택>

2016. 7. 15. 총대학원 학생회 차올라

자랑스러운 감리교신학대학교 ______님께
무더운 여름철 교회마다 여름 행사로 분주할 줄 압니다.
아무쪼록 영육간에 강건하며, 매사에 신중하고 행복한 삶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박종천 총장

실로 느닷없다. 오늘(14일) 오후에 배달된 총장의 문자. 학부, 대학원에 재학중인 모든 학생의 휴대폰으로 날라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여름이면 교회 사역에 바쁘다는 건 주지의 사실. 이 뜬금없는 문자가 전달하고 싶었던 진짜 메시지는 무엇일까?

눈치 빠른 독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간파했을 터. “매사에 신중하고”란 텍스트는 어떤 컨텍스트(맥락)를 담지한 걸까? 임기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총장의 따듯한 메시지인가? 총장선거를 둘러싼 사달이 아니었다면 지나쳤을 문자인데 민감히 반응하는 걸까?

그렇다. 숨은 의미를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게 자연스러운 거다. 진실의 강은 도도히 흐른다. 정의의 수레바퀴는 느린 듯 굴러가지만 불의와 계략을 분쇄하며 지나간다. 총장의 문자 전송은 시기적 맥락을 정확히 간파한 것이다.

‘신중(愼重)’은 곧 행동의 조신(操身)함을 주문하는 거다. 총장이란 職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행동자제’의 대상, 객체는 무엇일까? 그도 우리도 그것이 무엇인지 안다. 박총장은 그것이 실로 두려운 거다. 두려움의 실체는 상실의 개연성에 뿌리내리고 있다.

4년 전을 회귀해 보자. 근본적으로 되묻자. 그는 왜 총장이 되고 싶었을까? 그는 무엇을 원했던 걸까? 4년간 무엇이 바뀌었나? 굳이 대답이 불요할 만큼 현실은 참담하다. ‘감신’이란 나무에서 맛보는 ‘과실’에만 집착한 결과다.

그는 요즘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서른 세 살의 젊은 나이에 정교수가 됐다. 평생을 감신에서 먹고 누리며 총장에까지 올라섰다. 그런 그가 감신에게 되돌려 준 것이 무엇인가? 어린 후배이자 학생들에게 보여준 것이 무엇인가?

그럼에도 감신으로부터 얻을 과실이 아직도 남아있단 걸까? 그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가? 책임은 곧 희생이다. 십자가의 본질이기도 하다. 조직신학 전공자로 그가 보여준 희생과 책임은 무엇인가? 진리는 복잡하지 않다. 언제나 진리는 단순했다.

그는 감리교단의 정치가를 꿈꾸는가? 책임과 희생은 말에 있지 않다. 언제나 말을 앞세웠던 그가 한번의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2015년을 거치며 입증된 총장의 실재적 ‘무존재감’을 털어낼 최후의 찬스를 말이다.

그것은 이제 전례조차 없는 총장 연임의 ‘미몽’을 깨고 영예로운 자진사퇴를 하는 거다. 아마 본인이 가장 똑똑하다고 믿고 오늘날까지 오셨을 터다. 그 결과는 최소한의 부끄러움(羞惡之心)마저 잃어버린 얼굴로 나타났음을 2015년의 감신 달력은 기억하고 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원숭이의 얼굴, 곧 후안무치(厚顔無恥)는 한국적 상황에서 매우 익숙한 풍경이긴 하다. 그러나 정치인이기 전에 신학자요, 신학자이기 전에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마땅하다. 하나님 앞에선 누구나 심판 대 앞에 서야 할 개별적 실존이기 때문이다.

예수의 우편에 있던 강도는 단 한번의 고백으로 천국행을 보장받았다. 역사상 그보다 더 극적인 반전 드라마는 없다. 십자가에 달려 마땅했을 강도의 ‘마지막 고백’은 단지 ‘말’이 아니라 전 존재를 바친 위대한 행동이었다. 예수는 그것을 아셨기에 천국을 약속했다.

박종천 총장은 결코 강도는 아니다. 평생을 감신에서 은혜를 성공적으로 누려온 복 받은 자이다. 이제 단 한번의 기회가 남아있다. 감신으로부터 받은 복락을 감신에게 되돌려 줄 한번뿐일 영원한 기회 말이다. 그 진정성은 감신 역사에 두고두고 기록될 것이다.

마침 아홉 명의 이사들이 보여준 선언과 고백은 실행동력, 곧 ‘모멘텀’이다. 더 늦기 전에 자진 사퇴하시라. 감신의 아물지 않은 상처와 아픔을 모두 안겠다고 이제라도 선언하시라. 총추위가 부정된 마당에 거기에 기대어 있을수록 추해지고 부끄러워질 따름이다.

박총장께서 먼저 십자가를 지시겠다고 나선다면 다른 두 분의 후보자도 그 길을 기꺼이 따를 것이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양식마저 없는 분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을 더 연연해 해야 할까? 마지막까지 의식해야 할 대상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다.

이제 하나님 앞에서 고백하시길 권면한다. 학교의 고통을 총장이 지겠노라는 그 고백은 하나님을 감동시키고 사람에게 전달될 것이다. 당장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도 묵은 불화는 해소될 수 있다. 그 열쇠를 쥔 유일한 분은 총장 후보를 자처한 현직 총장뿐이다.

아직 감신의 생명이 끊어진 것은 아니다. 현직 총장이 기꺼이 죽고자 할 때 감신은 살아난다. 감신이 살면 총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것이 감신의 조직신학 교실이 가르쳐 준 부활의 원리다. 조직신학 총장으로서 마지막 행동으로 그것을 가르쳐 주시라!

출처 :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856



전체 1

  • 2016-07-15 13:34

    박종천 총장님!!!
    홀로 있음 속에서 단독자로 세상으로 나오시기를 바랍니다...........그래야 건강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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