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소식

찬송가 분쟁, 공교회성 무시한 이익집단 때문

작성자
박운양
작성일
2013-03-18 15:06
조회
993
[기획] 영리 추구로 ‘돈 먹는 하마’ 된 찬송가 저작권 2013년 03월17일 (일) 19:53:33
윤화미 hwamie@naver.com

본지는 2013년 ‘한국교회, 다시 희망을’이라는 커다란 주제 아래, 한국교회가 풀어가야 할 주요 현안들을 매월 기획특집기사를 통해 다루기로 했다. 3월의 주제는 ‘저작권.’ 한미 FTA로 저작권법이 강화되면서 교회도 더 이상 안전지대일 수가 없게 됐다. 교회 내 저작권에 관한 쟁점과 대안 모색을 통해 한국교회가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한국교회 연합정신을 살려 만들었던 찬송가가 개인의 이익 추구로 인해 저작, 출판권 문제로 법적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21세기 찬송가\\'의 폐기와 새 찬송가 제작, 보급 방안도 논의되고 있으나, 그에 따른 모든 피해는 찬송가를 구입해야 하는 성도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돼 우려를 낳고 있다.ⓒ뉴스미션

저작권 ‘날벼락’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찬송가에도 떨어졌다. 공교회 연합의 상징처럼 내려오던 찬송가가 연합기관의 이권에 휘말려 법정 싸움에 내몰리면서 찬송가 작가들의 저작권료 청구도 일파만파 늘어나는 추세다.

두 번째 ‘저작권 기획’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찬송가 저작권의 분쟁 원인과 과정, 한국교회의 대안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찬송가 분쟁, 공교회성 무시한 이익집단 때문

우리나라에서 찬송가 저작권이 문제가 된 것은 근래의 일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찬송가 관련 법적 분쟁은 저작권을 넘어 찬송가의 공교회성을 무시하고 이익 추구에 눈먼 이들의 욕심으로 촉발된 것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공교회가 하나의 찬송가를 써야 한다는 염원에 따라 주요 교단들이 모여 한국찬송가공회(이하 공회)를 조직하고, 1983년 ‘통일찬송가’를 내놓았다.

이후 공회는 시대에 따른 찬송가의 변화 필요성을 지적하며 새로운 곡들을 삽입해 2006년 현재 사용하고 있는 ‘21세기 찬송가’를 제작했다.

찬송가 저작권이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이 때부터다. 그 전까지 찬송가의 저작권료에 대한 시비는 없었다.

하지만 이 찬송가가 매년 발생시키는 수십억 원의 수익이 이권 대상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각 교단에서 대표로 파송한 한국찬송가공회 이사들이 기존 계약과 달리 독점 출판권이 있던 예장출판사와 기독교서회 이외 일반 4개 출판사에도 돈을 받고 출판권을 허락하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교단의 반대가 커지고 소송이 난무하는 가운데, 공회 핵심 관계자들은 ‘공교회가 공익을 위해 모인 단체를 사유화시켰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교단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자 2008년 충남도청으로부터 법인 설립 허가까지 받아내고 찬송가 ‘장사’에 나섰다.

‘21세기 찬송가’ 국내외 찬송가 저작권료만 ‘수억 원’

이와 함께 한국찬송가공회는 ‘21세기 찬송가’의 개발 이후 작가들의 저작권료 문제에 휩싸이게 된다.

‘21세기 찬송가’에 들어갔던 외국 찬송곡에 대해 저작권 관리 대행업체인 카피케어코리아가 “저작권이 살아있는 곡에 대해 별도의 계약 없이 사용한 것이 발견됐다”며 2007년 저작권료를 지불하라는 요청을 해 온 것. 또 선민음악 역시 외국 찬송 5곡에 대한 저작권료를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공회는 2008년 4월부터 2009년 3월까지 해외곡에 대한 저작권료로 4억 8천만 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회는 ‘21세기 찬송가’가 출판되는 한 외국 찬송곡 23곡에 대한 저작권료로 매년 2~3억 원을 업체 측에 내야만 하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찬송곡이다. 그전까지 작가들과 작곡가들은 공교회 전체가 사용하는 찬송가 서적에 자신의 곡이 들어간다는 사실 자체로 기뻐했다. 하지만 공회의 법인 허가를 통한 찬송가 사유화와 재산의 사적 사용 의혹이 일자, 국내 찬송가 작가 5명이 공회를 상대로 자신들이 만든 찬송 15곡에 대한 저작권 사용료를 청구했고, 법원은 작가들의 손을 들어줬다.

2011년 재판부는 “법인격 없는 사단이 재산을 처분하기 위해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원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재단법인은 이런 절차가 없어서 과거 한국찬송가공회로부터 저작권과 재산을 승계받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공회가 재단법인으로 변경 시, 공회의 주체인 교단들의 적법한 승인이 없어 절차상 하자이며 이에 따라 기존 공회와 양도계약을 맺었던 작가들의 저작권이 법인으로 양도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공회는 5명의 작가들에게 5억 원에 달하는 저작료를 지불해야만 했다.

이 판결이 난 후, 재단법인 허가를 내줬던 충남도청은 다시 허가를 취소했으며, 공회는 충남도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찬송가 작가들 저작료 청구 ‘줄 이어’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5명의 국내 찬송가 작가들이 승소 판결을 받아내자, 국내 찬송가 작가들의 저작권료 청구가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현재 ‘21세기 찬송가’에 곡을 준 20여 명의 작가들이 공회를 상대로 저작권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관계자들은 앞서 5명의 승소 판결과 마찬가지로 작가들의 승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근에는 또 다른 국내 저작권자들이 ‘21세기 찬송가’에 들어간 자신들의 찬송곡 2개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콤카)에 신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들은 협회에 곡을 등록하고, 협회는 다시 공회를 상대로 저작권료를 요구한 것이다.

이렇듯 우후죽순 늘어나는 작가들의 저작료 청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어서, 그에 따라 공회가 매년 작가들에게 지불해야 할 저작권료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날 예정이다.

합동교단 찬송가위원회 관계자는 “한국인 작가들이 나서 저작권 사용료를 청구할 경우, 매년 8월 가까운 사용료를 지불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작권료의 증가는 결국 찬송가 서적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찬송가를 구매해야 하는 성도들에게 전가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교단들 ‘새 찬송가 제작’으로 대안 모색

공회가 교단을 배제한 채 독자적 세력을 형성하고 ‘21세기 찬송가’마저 작가들의 저작권료 청구로 애물단지가 된 가운데, 예장통합과 합동, 기감 등 주요 교단들은 지난 해 다시 ‘비법인 한국찬송가공회’(비법인 공회)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더구나 ‘21세기 찬송가’의 권한을 쥐고 있는 법인 공회가 곧 있을 행정소송 1심에서도 패소할 경우 해산 절차를 밟게 되면 당장 ‘21세기 찬송가’의 출판마저 어려운 상황에 닥쳐 대안 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법인 공회는 지난 해 작가들의 소송에서 패소한 이후 충남도청으로부터 재단법인 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데 이어 행정심판에서 ‘법인 허가 취소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비법인 공회 측은 “작가들이 너도 나도 저작권료 청구를 하고 있고,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증가할지 파악할 수 없다. \\'21세기 찬송가\\'의 권한을 다시 이어받는다 하더라도 문제”라며 “저작권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찬송가는 한국교회의 공적 재산으로서 작가나 출판사의 개인 영리 목적으로 이용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법인 공회는 사태의 대안으로 새로운 찬송가의 출시를 제안했다.

비법인 공회는 이미 지난 해 각 교단 정기 총회에 맞춰 새 찬송가 시제품을 내놨고, 새 찬송가에 수록된 곡들은 통일찬송가를 기본으로 저작권에 걸리지 않는 곡들로만 선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1세기 찬송가\\'가 출시된 지 6년이 조금 지난 지금, 다시 찬송가를 바꾸는 일은 또 다른 부담을 야기시킬 수밖에 없다.

어쨌든 한국교회 성도들은 ‘21세기 찬송가’ 사용으로 거액의 저작권료를 지불하든, 새 찬송가로의 교체를 위한 비용을 부담하든 그 피해를 고스란히 맞게 됐다.

한국교회 연합정신에 따라 공적 예배를 위해 하나로 만들어졌던 찬송가가 이제는 이해관계와 이윤 추구로 찢겨진 모습에 성도들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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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

  • 2013-03-18 15:09

    찬송가 분쟁은 개신교 교회연합-교단연합정신이 영리추구로 어떻게 지리멸렬해졌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ㅠㅠ


  • 2013-03-18 15:09

    찬송가 분쟁은 개신교 교회연합-교단연합정신이 영리추구로 어떻게 지리멸렬해졌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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