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제48강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12-01-09 22:03
조회
951
마가복음 7:31-37  

2. 귀먹고 어눌한 자를 고치심[7:31-37] <비교: 마 15:29-31>

이 단화의 본래적인 서두는 32절에 있고, 31절은 이행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 36절의 함구령과 그에 뒤따르는 함구령에 대한 거역을 거의 일반적으로 마가의 편집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불트만(R. Bultma- nn)과 그닐카(J. Gnilka, p. 375)의 견해는, 33절과 34절의 상세한 묘사(“데라”,1) 山口 昇)를 보아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히려 이 전승은 사실에 기초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막 7:31

마가는 이 전승을【31】예수께서 다시 두로 지경에서 나와 시돈을 지나고 데가볼리 지경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시매로 시작한다.

두로 지경과 시돈은 7:24의 주석을 보라.

예수님은 두로 지경에서 북쪽으로 걸음을 옮겨 25마일쯤 떨어진 시돈으로 가시고, 그 다음에는 동남쪽으로 내려와 갈릴리 호수 동쪽인 데가볼리(5:20의 주석을 보라.) 지경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셨다. 그런데 이 여정은 심한 우회로가 된다는 점과 그렇게 하신 목적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슈바이처(E. Schweizer)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또한 그닐카(J. Gnilka, p. 376)는 지리적 상황에 대한 무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와 같이 여행하시지 못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W. W. Wessel). 오히려 이방인 지역에 선교하시기 위한 것(E. Schweizer, J. Gnilka, p. 377)인 동시에 잡아죽이려고 하는 헤롯 안티파스(6:14, 16, 눅 13:31)와 유대 교권자들(3:6)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예수님이 갈릴리 호수에 이르셨을 때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마가는【32】사람들이 귀먹고 어눌한 자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안수하여 주시기를 간구하거늘이라고 하였다.

이 구절은 데가볼리 지방에서 축귀의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5:20)의 소문이 파다해진 것을 나타내 준다.

마태복음 15:30에는 “큰 무리가 절뚝발이와 불구자와 소경과 벙어리와 기타 여럿을 데리고 와서 예수의 발 앞에 두매 고쳐 주시니라”라고 하였다. 마가는 그 중에서 귀먹고 어눌한 자를 고쳐 주신 기적을 대표로 들고 있는 것 같다.

귀먹고 어눌한 자의 어눌한 자는 모길라론(μογιλάλον)이며, ‘벙어리’, ‘반벙어리’, ‘말더듬이’ 등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35절 후반을 보아 ‘반벙어리’나 ‘말더듬이’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환자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안수하여’(5:23의 주석을 보라.) 주시기를 간구하거늘은 1:32의 주석을 보라. 막 7:32, 33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들이 예수께 치료 방법을 지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들은 예수님이 치료하실 때, 그와 같이 행하시는 것을 들었거나 보았던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은 이내 예수님이 상황에 따라서 그분 나름대로의 치료 방법을 사용하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었다. 우리도 종종 주님께 우리의 방식대로 응답해 주실 것을 요구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나아만(왕하 5:10-14), 야곱(창 42:36, 45: 25-28), 요셉과 그의 형제들(창 50:15-21), 그리고 바울(고후 12:7-10)처럼, 하나님 자신이 선택하시는 방법이 언제나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수님이 취하신 방법에 대해, 마가는【33】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 뱉아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라고 하였다.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에 대해 (1) 자기 영광을 구하시지 않는다는 것과 겉치레의 기미가 있는 모든 것을 피하도록 가르치시기 위한 것이라는 설(M. Henry), (2) 혼란과 불필요한 공공성을 피하시기 위한 것이라는 설(C. E. G. Swift), (3) 하나님께서 흥행사처럼 행하시지 않고, 조용히 역사하시는 것을 지시하는 것이라는 설(E. Schweizer), (4) 환자의 관심을 예수님께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설(E. Bickersteth), (5) 부분적으로는, 예수님이 무지한 자와 멀리서 예수님의 신성의 영광을 바라볼 만족할 만한 증거가 없는 자들을 원하셨고, 부분적으로는, 예수님이 더욱 자유롭게 기도의 열기를 쏟아 부을 수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설(J. Calvin), (6) 그 사람의 상태와 예수님이 행하시는 일에 대한 관심 집중의 필요성과 비밀을 바라시는 예수님의 별난 이유 때문이라는 설(E. P. Gould), (7) 가장 부드럽고 깊은 사려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설(W. Barclay), (8) 환자로 하여금 좀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고(참조: 5:37, 눅 8:51), 그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주의를 집중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W. Hendriksen), (9) 기적 행위자가 사용한 치료 방법을 숨기시려는 의도라는 설(A. Barnes, J. Gnilka, p. 377), (10)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하시는 동시에 그와 좀더막 7:33

분명하게 말을 주고받기 위한 것이라는 설(A. E. Sanner, W. W. Wessel), (11)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설(山口 昇), (12) 첫째는, 환자의 관심을 무리에게서 예수님께 집중시켜 그의 믿음을 촉진시키고; 둘째는, 예수님이 평소에 자신의 이적을 드러내시는 것을 싫어하셨기 때문이라는 설(이상근), (13) 아마도 병 치료를 하나의 호기심으로 구경하려는 무리를 피하려고 해서인지도 모른다고 하는 설(마경일), (14) 예수님은 그에게 주의를 집중하고, 또 그로 하여금 그 신앙을 예수께 돌리려 한 것이라는 설(黑崎幸吉) 등이 있다.

위의 여러 견해들로 미루어 우리는 (1) 무리에게 환자나 고치는 기적을 행하는 일종의 마법사처럼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으신 것이고(36절 메시아 비밀: 1:43의 주석을 보라.), (2) 환자의 관심을 예수님께 집중시켜 그의 믿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며, (3) 은밀한 중에 그와 몸짓에 의한 의사 소통을 하시기 위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 뱉아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는 고대의 치료 방법을 반영하는 것이다. “라삐 치야(Chijja)도 자기의 손가락으로 한 사람의 병든 치아를 만진다.······고대에는 침이 치유의 효과와 액막이의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플리니우스의 박물학(Naturgeschi- chte)과 침으로 맹인을 고친 베스파시안(Vespasian)이 전자를 입증해 주고, 후자는 Gal(Claudius Galenus, A.D. 129-199) 4장 14절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2)

그 때문에 침을 바르는 일은 후대의 세례 의식에서도 행해졌다”(J. Gnilka, p. 377).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영이자 그리스도의 영인 성령의 은사를 받은 사람들 중에는 기도하면서, 혹은 기도한 후에 환부에 손을 대거나 만져서 환자를 고치는 이들이 있다. 3)

위와 같은 이유로 예수님의 행동을 치료 방법으로 이해하는 학자들 4)

이 있으나, 여기서는 예수님의 애정과 의도를 전하고, 환자의 신뢰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의사 소통의 방편으로 이해하는 것 5 이 보다 더 적합하다.

그렇게 이해할 수 있는 근거는 예수님이 그 행동 직후에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에바다”라고 명령하셨을막 7:34 때에 치유되었다는 점이다.

그 점에 대해, 마가는【34】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라고 하였다.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에 대해  (1) 치료 수단이라는 설(Lange), 6) (2) 기적 설화에서 초인적인 힘을 이끌어오는 것을 나타내는 양식상의 표현이라는 설(J. Gnilka, p. 377) (3) 환자에 대한 예수님의 깊은 동정심의 표현이라는 설, 7) (4) 기도라는 설(W. W. Wessel, A. E. Sann- er) 등이 있다.

하늘을 우러러는 기도의 자세를 나타내고(6:41, 요 11:41, 17:1), 탄식하시며는 성령의 중보 기도에 대해 사용되었으므로(롬 8:26) (4)설을 취해야 할 것이다. 물론, (3)설을 제외시킬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하면, 예수께서 그 환자에 대한 깊은 동정심으로 진지하게 기도하신 것이다. 그리하여 그에게 치유의 능력의 근원이 하늘임을 가르치시는 것이다.

에바다(ἐφφαθά)는 당시의 유대인들이 사용하던 아람어로 ‘열려라’라는 뜻이다. 예수님의 이 선언은 단순히 환자의 청각 기관에 하신 것이 아니라, 그의 전 존재, 즉 그의 귀와 혀와 지각과 반응 모두를 향한 것이다.8)

그닐카(J. Gnilka, p. 378)는 “예수와의 인격적 관계가 부각된다. 이 점에서 이 설화를 헬레니즘적인 유사 형태들과 구별하는 첫 번째 그리스도교적 해석을 엿볼 수 있다.”라고막 7:35, 36 하였다.

명령 한 마디로 즉시 그의 귀가 완전히 열린 동시에 혀도 완전히 풀렸다. 신적 능력을 지니신 예수님의 치유의 말씀에는 반복이 필요 없는 것이다.

그 놀라운 사실에 대해, 마가는【35】그의 귀가 열리고 혀의 맺힌 것이 곧 풀려 말이 분명하더라라고 설명하였다.

米田豊은 “오늘도 영적으로 귀가 열리지 않고, 어눌한 자가 적지 않은데, 주님은 그 때문에 얼마나 탄식하고 계시는 것이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분별할 수도 없고, 또 겁내어 증거할 수 없는 자는 그런 자이다.”라고 영해하고 있다.

환자를 완전히 고치신 예수님은 이 경우에도 1:43-44에서처럼, 기적의 치유에 대해 함구령을 내리신다. 그러나, 이 명령은 지켜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널리 전파되었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36】예수께서 저희에게 경계하사 아무에게라도 이르지 말라 하시되 경계하실수록 저희가 더욱 널리 전파하니라고 하였다. 이 구절은 1:34의 주석과 1:43-44의 주석을 보라.

이어서 마가는 그 결과에 대해,【37】사람들이 심히 놀라 가로되 그가 다 잘하였도다 귀머거리도 듣게 하고 벙어리도 말하게 한다 하니라라고 설명하고 있다.

심히 놀라는 전파하는 소리를 들은 사람들의 측량할 수 없는 놀라움, 또는 극도의 놀라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극도로 놀란 사람들이 그가 다 잘하였도다라고 한 것은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와 비슷한 표현이다.

귀머거리도 듣게 하고 벙어리도 말하게 한다는, 이 기적의 치유를 일반화하는 것으로, 메시아적 구원을 나타내는 이사야 35:5-6의 “그 때에 소경의 눈이 밝을 것이며 귀머거리의 귀가 열릴 것이며 그 때에 저는 자는 사슴같이 뛸 것이며 벙어리의막 7:37 혀는 노래하리니 이는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를 것임이라”를 반영하고 있다. 9)

분명히 마가에게 있어서, 이 사건은 이방 지역의 이방인에게까지 적용되는, 예수님의 메시아적 활동의 일환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기적의 치유에서 인간과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메시아의 종말론적 구원의 역사가 전개되고 있음을 보아야 한다.

각주-------------------------------
1) in 山口 昇.
2) “Plinius, hist, nat. 28, 4, 7; Tacitus, hist. 6, 18; Sueton, Vesp. 7. 침의 효력에 대해서는 Billerbeck II, 15-17―치유에 대한 서술이 많은 필사본 들에서 바뀌어졌다: ‘그가 손가락에 침을 발라 그 귀머거리의 귀에 그 손가락을 넣고 말 못하는 사람의 혀를 만졌다’(O 131): ‘그가 침을 뱉고 그의 손가락을 귀머거리의 귀에 넣고 그의 혀를 만졌다’(D it) : ‘그가 자기의 손가락을 넣고 그의 귀에 침을 뱉고 그의 혀를 만졌다’(ψ sys)”(in J. Gnilka, p. 377, 주 10).
3) 필자도 1975년부터 그와 같은 방법이나 안수 기도 또는 전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치유의 도구 노릇을 해 오고 있다.
4) W. Barclay, J. N. Davies, A. Barnes, J. Gnilka, p. 377, 이상근.
5) J. Calvin, E. P. Gould, E. Schweizer, W. W. Wessel, W. L. Lane, W. Hendriksen, C. E. G. Swift, E. Bickersteth, A. E. Sanner, 黑崎幸吉, 마 경일.
6) in 黑崎幸吉.
7) M. Henry, J. Calvin, W. Hendriksen, E. P. Gould, C. E. G. Swift, 黑崎幸吉, 마경일.
8) J. Gnilka, p. 378, W. L. Lane, W. Hendriksen, 山口 昇.
9) 참조: W. W. Wessel, J. Gnilka, p. 378, 山口 昇.

저자의 www.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주석(마-계 8,610쪽) / 난해 성구 사전 I, II/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형통의 기도/ 절기 설교집/ 설교집 19권/ 영성의 나눔 I, II. Ⅲ/ 영성을 위한 한 쪽/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T. 42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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