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특강 : 제 39 강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07-04-23 22:57
조회
2409
풍성감리교회. 훼이스신학대학(원) 교수. 426-3051)
(저서:신약 주석 시리즈 완간/ 난해 성구 해설/ 형통의 기도/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Salvation Before Jesus Came/ 설교집 17권)

진보와 보수를 망라하여 48권의 마가복음 주석서들을 대조 연구하며 집필한 필자의 \\'마가복음\\'(신약 주석 시리즈)을 매주 1회씩(주일저녁 또는 오후예배와 수요저녁예배)을 교인들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매주 1회 가르칠 분량을 올릴 계획입니다. 여기에 예화나 실화를 첨가해서 사용하시면 더 유익할 것입니다. (아쉬운 점은 여기에 난하주나 헬라어나 문장 부호 등을 제대로 표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 39 강>>

나. 세례 요한의 죽음<6:17-29>

마가는 세례 요한이 투옥된 사실에 대해, 【17】전에 헤롯이 자기가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에게 장가 든 고로 이 여자를 위하여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잡아 옥에 가두었으니 【18】이는 요한이 헤롯에게 말하되 동생의 아내를 취한 것이 옳지 않다 하였음이라라고 설명하였다.
이 두 구절에 대해서는 6:14의 주석을 보라.
헤롯 곧 헤롯 안티파스는 나바티아 왕국의 아레타스 4세의 딸과 이혼하고, 배다른 동생인 헤롯 빌립의 아내인 헤로디아와 결혼한 일로 인해 세례 요한의 책망을 들었다.
빌립 곧 헤롯 빌립은 헤롯 대왕과 마리암네 2세의 아들이며, 헤롯 안티파스의 이복 동생이었다. 그는 헤로디아와 결혼하여 딸을 낳았는데(22절), 요세푸스(Josephus)에 의하면, 그녀의 이름이 살로메이었다.
헤로디아는 헤롯 대왕과 마리암네 I세의 아들인 아리스토불루스의 딸이었다. 그녀는 삼촌, 즉 그녀의 아버지의 배다른 형제인 빌립과 결혼하여 살로메를 낳았다. 나중에 그녀는 빌립과 이혼하고, 또 다른 삼촌인 헤롯 안티파스와 재혼하였다. 그와 같이 추잡한, 헤롯 안티파스와 헤로디아의 재혼에 대해 대다수가 입을 다물었으나, 세례 요한은 그 분봉왕을 책망하였다. 결과적으로 세례 요한은 투옥되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세례 요한은 간음을 금지하고(출 20:17), 나아가서 동생의 아내와 결합하는 것을 근친상간으로 규정하고 있는 율법(레 20:21. 참조 : 레 18:16)을 수호하였다. 그는 자신의 윤리적 판단에 의거하여 헤롯 안티파스를 책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도에 의거하여 책망하였다. 그는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여 자신의 주견을 내세우는 거짓 선지자들과 달리, 어떤 상황에서나 하나님의 말씀만을 외치는 용기 있는 선지자이었다.
그 반면에, 권세를 가진 헤롯 안티파스는 하나님의 사자의 경고보다도 교활한 아내의 비위나 맞추며 사는 공처가의 전형이었다. 그는 의를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의 사람이 아니라, 죄의 유혹에 질질 끌려가는 비굴한 졸장부이었다. 의외로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중에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이 많이 있다. 결국 헤롯 안티파스는 세례 요한을 잡아 결박하여 옥에 가두었다. 이로써 그의 악은 절정에 달하였고, 하나님의 심판을 코앞에 끌어들이게 되었다.
{플루머(A. Plummer)는 “세례 요한에 관한 복음서의 이야기를 확증하고 보충해 주는 유명한 본문(Ant. xviii. 5. 2)에서, 요세푸스(Joseph- us)는 ‘헤롯 안티파스가 세례 요한을 옥에 가둔 것은 백성들에 대한 그의 광대한 영향력 때문이었다. 백성들은 그가 하는 말은 무엇이든지 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그가 백성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라고 말할지도 몰랐다. 이 점은 그를 옥에 가둔 부가적 이유가 되었다.’......세례 요한이 갇힌 감옥은 사해의 북동부 모퉁이에 있던 마케루스(Machærus) 요새에 있었다. 시티젠(Seetzen)은 1807년에 제르카(Ze- rka) 계곡 위에서 그 유적을 발견했는데, 폐허 속에서 지하 감옥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라고 하였다.
김득중 님은 “요한은 예수의 선구자로 소개되고 있는데, 그의 세례와 교훈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그의 고난에 있어서도 예수의 길을 예비하고 있다.”라고 하였다.}(눅 3:20의 주석).

세례 요한의 바른 소리에 대해 헤로디아는 회개하는 대신에 오히려 세례 요한을 죽이려고 하였다. 이 사실에 대해, 마가는 【19】헤로디아가 요한을 원수로 여겨 죽이고자 하였으되 하지 못한 것은이라고 하였다.
불륜의 관계에 있어서 대개는 여자가 더 간악하다는 사실이 헤로디아의 경우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녀는 세례 요한의 간언을 듣고 회개하여 구원받는 길을 택하지 않고, 오히려 세례 요한을 원수로 여겨 죽일 궁리만 하였다.

그러나, 세례 요한을 죽이지 못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마가는 【20】헤롯이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여 보호하며 또 그의 말을 들을 때에 크게 번민을 느끼면서도 달게 들음이러라라고 설명하였다.
헤로디아는 헤롯 안티파스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여 보호했기 때문에 세례 요한을 죽이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또 다른 이유는, 헤롯 안티파스가 세례 요한의 말을 들을 때에 크게 번민을 느끼면서도 달게 듣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인간의 모순된 심리 상태가 잘 드러나고 있다.
헤롯 안티파스는 자신의 죄와 세례 요한의 인격과 그의 경고의 타당성을 잘 알았지만, 아는 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사람이었다. 그의 양심은 어느 정도 살아 있었으나, 결정적 행동에는 무력하였고, 다만 두려움과 번민에 사로잡힐 뿐이었다. 이런 두려움과 “번민은 자기가 바르다고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되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보편적 현상이다”(C. R. Erdman).
범죄한 인간은 자신의 양심이 아니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붙잡아야 한다. 헤롯 안티파스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나, 충신인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와 간음하고, 게다가 우리아를 죽게 한 후에 밧세바를 아내로 삼은 다윗 왕은 자신의 양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갈구하였다.

세례 요한을 죽일 기회를 엿보던 헤로디아에게 좋은 기회가 온 것에 대해, 마가는 【21】마침 기회 좋은 날이 왔으니 곧 헤롯이 자기 생일에 대신들과 천부장들과 갈릴리의 귀인들로 더불어 잔치할 쌔라고 하였다.
대신들은 메기스타신(μεγιστάσιν)이며 ‘귀족들’, ‘유력자들’이라는 뜻이다.
천부장들은 킬리아르코이스(χιλιάρχοις)이며, 기본적으로 천 명의 부하들을 거느리는 군지휘관들을 뜻했으나, ‘군단 지휘관’, ‘사령관’이라는 보다 일반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짐작된다.
갈릴리의 귀인들의 귀인들은 프로토이스(πρώτοις)이며, 일급에 속하는 사람들, 즉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아마도 공무원은 아니었으나 사회적으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혹자는 그들에게 헤롯의 왕궁이자 요새인 마케루스가 너무 멀다는 점을 들어, 세례 요한이 투옥된 곳이 마케루스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왕의 생일이 거국적 축제임을 감안하면 멀다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헨드릭슨(W. Hendriksen)은 “이 잔치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와 관능적인 춤을 추어 헤롯[헤롯 안티파스]을 비롯하여 참석한 모든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그들은 관능적 즐거움에 도취되어 넋을 잃고 그 소녀를 쳐다보았다.”라고 하였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 【22】헤로디아의 딸이 친히 들어와 춤을 추어 헤롯과 및 함께 앉은 자들을 기쁘게 한지라 왕이 그 여아에게 이르되 무엇이든지 너 원하는 것을 내게 구하라 내가 주리라 하고라고 하였다.
헤로디아의 딸은 앞서 언급한 바(17절)와 같이 헤로디아가 전 남편이자 헤롯 안티파스의 이복 형제인 헤롯 빌립 사이에서 난 살로메를 가리킨다.
살로메의 춤이 끝나자 헤롯 안티파스는 충동적으로 그녀에게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고 하였다. 당시의 상류 사회의 퇴폐적이고 해이한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 주는 것인데, 헤롯 안티파스의 경망은 그 도를 더하였다.

헤롯 안티파스의 지나치게 경망한 행동에 대해, 마가는 【23】또 맹세하되 무엇이든지 네가 내게 구하면 내 나라의 절반까지라도 주리라 하거늘이라고 하였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맹세까지 하면서 내 나라의 절반까지 주리라라고 한 것을 미루어, 헤롯 안티파스가 얼마나 경망스럽고 허세가 심한 사람인가를 알 수 있다.
그 맹세의 내용은 글자 그대로 해석할 것이 못 된다. 그 분봉왕은 결코 실제의 왕이 아니었으므로 그렇게 할 처지가 못 되었다. 그리고 그 표현은 일종의 속담과 같은 것이었다(참조 : 에 5:3, 6, 7:20). 헤롯 안티파스의 취지는 살로메가 요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주겠다는 것이다.

그의 놀라운 맹세를 들은 살로메에 대해, 마가는 【24】저가 나가서 그 어미에게 말하되 내가 무엇을 구하리이까 그 어미가 가로되 세례 요한의 머리를 구하라 하니라고 하였다.
이 구절로 미루어 살로메의 춤이 그녀의 어머니인 헤로디아의 세밀한 계획의 일환임을 알 수 있다. 바야흐로 그녀의 사악한 계획이 성취되려고 한다. 찾아온 딸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헤로디아는 원한으로 세운 사악한 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그녀는 조금도 서슴지 않고 세례 요한의 머리를 구하라라고 지시하였다.
원한에 사무친 여인은 하나님의 위대한 종으로서 모든 백성에게 존경받는 세례 요한을 죽이는 데 따르는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는 하나님이 무서운 줄도 모르고, 백성들이 두려운 줄도 모르는 왕녀이었다. 또한, 자기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딸까지 악용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녀 중 악녀이었다.

살로메 역시 어미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그 어미에 그 딸이었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 【25】저가 곧 왕에게 급히 들어가 구하여 가로되 세례 요한의 머리를 소반에 담아 곧 내게 주기를 원하옵나이다 한대라고 하였다.
어미에게서 끔찍한 지시를 받고 신명난 딸 살로메는 조금도 서슴지 않고, 즉시 헤롯 안티파스에게 들어가서 세례 요한의 머리를 소반에 담아 자기에게 주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그 모녀는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그 발은 피 흘리는 데 빠른지라”(롬 3:14-15)라고 한 말씀의 표본이었다.

살로메의 소원을 들은 헤롯 안티파스에 대해, 마가는 【26】왕이 심히 근심하나 자기의 맹세한 것과 그 앉은 자들을 인하여 저를 거절할 수 없는지라라고 하였다.
심히 근심하나는 메리뤼포스(μερίλυπος)이며, 깊은 슬픔이나 근심을 나타내는 말이다(14:34). 그토록 근심한 까닭은 세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인정하고 있었고, 또한 그를 죽일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를 유대인들의 소요 때문이었다.
헨드릭슨(W. Hendriksen)은 헤롯 안티파스가 거절할 수도 있었던 가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헤롯 안티파스는 살로메에게 “나는 네게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지, 죄를 범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혹은 내가 선물을 주기로 약속한 사람은 네 어미가 아니라 바로 너이다.”라는 말로 자신이 처한 궁지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말은 옹색한 핑계일 뿐이고, 정당한 이유는 될 수 없다.
아무튼, 헤롯 안티파스는 자신의 잘못을 알았지만, 돌이킬 만한 용기는 없었다. 따라서, 그는 반복한 맹세와 체면 유지를 위해 헤로디아의 딸인 살로메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黑崎幸吉은 “아마 마음속에 이로써 자기 양심의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 인물을 제거할 구실을 얻은 것을 기뻐하였으리라. 이 두 가지 마음(번민과 기쁨)이 한 사람 속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경우 맹세를 지킨다는 옳은 구실 아래 악행을 저지르는 용기가 생겨난다.”라고 하였다.

그러한 의미에서 헤롯 안티파스도 그 모녀보다 나을 것이 없다. 마가는 그의 악행에 대해, 【27】왕이 곧 시위병 하나를 보내어 요한의 머리를 가져 오라 명하니 그 사람이 나가 옥에서 요한을 목 베어라고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시위병은 본래 ‘파수꾼’이라는 뜻인 스페쿠라트라(σπεκουλάτρα)이며, 궁중의 수비 역할과 경찰 역할과 형 집행 역할과 전령 역할 등을 담당하였다.

헤롯 안티파스의 명령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시행된 사실에 대해, 마가는 【28】그 머리를 소반에 담아다가 여아에게 주니 여아가 이것을 그 어미에게 주니라라고 하였다.
이 처참하고 끔찍한 악행이 자연스럽게, 그것도 연회석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은, 그 사회가 그만큼 부패했고 타락한 암흑 세계였음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그러한 악행에 대해 누구 한 사람 반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상, 예로부터 권력자의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들끓었지만, 진짜 친구나 진짜 신하는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인간의 생사화복과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악행을 미리 경고하셨고(9:13), 또한 외면하시지 않았다. 유대 역사가인 요세푸스(Josephus)의 \\'고대사\\'에 의하면, 헤롯 안티파스의 장인이었던 아레타스 왕은 헤롯 안티파스가 자기 딸과 이혼한 것에 대해 몹시 분개하였다. 그래서, 그는 헤롯 안티파스에 대해 전쟁을 벌였으며, 그 결과 헤롯 안티파스의 군대는 계속되는 전쟁에서 전멸하였다(Antiquities, XVIII. 114, 116, 119 참조).
“후에 헤롯 안티파스는 헤로디아의 권유를 받아 그녀의 오빠인 헤롯 아그립바 1세와 동등한 지위인 왕의 지위로 승격받고자 로마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아그립바 1세가 헤롯 안티파스를 질투하여, 갈리굴라 황제에게 특별한 호의를 구하고 있는 지원자가 황제에 대해 음모를 꾸민 것에 관하여 알렸다. 그 결과 헤롯 안티파스는 모반자란 죄목으로 고울 지방의 리용으로 종신 유배를 당하게 되었다”(W. Hendrik- sen).

마가는 살해된 세례 요한에 대해, 【29】요한의 제자들이 듣고 와서 시체를 가져다가 장사하니라라고 하였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헤롯 안티파스의 폭거에도 불구하고 제자의 도리를 다하였다. 마태복음 14:12에는 “장사하고 가서 예수께 고하니라”라는 말이 덧붙여졌다. 선구자와 메시아의 정당한 연결이라 할 수 있다.
선구자의 사명을 다한 세례 요한은 이렇게 제거되었으나, 헤롯 안티파스는 늘 불길한 예감과 공포와 불안의 종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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