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특강 : 제 34 강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07-03-19 19:19
조회
1347
풍성감리교회. 훼이스신학대학(원) 교수. 426-3051)
(저서:신약 주석 시리즈 완간/ 난해 성구 해설/ 형통의 기도/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영문, 한글/ 설교집 17권)

진보와 보수를 망라하여 48권의 마가복음 주석서들을 대조 연구하며 집필한 필자의 \\'마가복음\\'(신약 주석 시리즈)을 매주 1회씩(주일저녁 또는 오후예배와 수요저녁예배)을 교인들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매주 1회 가르칠 분량을 올릴 계획입니다. 여기에 예화나 실화를 첨가해서 사용하시면 더 유익할 것입니다. (아쉬운 점은 여기에 난하주나 헬라어나 문장 부호 등을 제대로 표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제 34 강>>

b. 혈루증을 앓는 여인과 예수님<5:25-34>

예수께서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고치러 그 집에 가시는 도중에 놀라운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놀라운 사건에 대한 기사는 【25】열 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는 한 여자가 있어로 시작된다.

이 여인은 12 년간이나 혈루증으로 고생하였다. 헨드릭슨(W. Hend- riksen)은 “문자 그대로 그녀는 ‘피가 흐르는(상태) 대로’ 있었던 것이다. 출혈이 계속되는 상태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12년 동안이나 정기적으로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그녀 자신이 강하다는 느낌이나 건강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었으며, 바로 이 순간에도 피 흘림으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라고 하였다.

이 자궁의 하혈 증상은 율법에 부정한 것으로 규정되었다. 그 환자와 접촉된 사람이나 물건까지 다 부정한 것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그 환자는 공중 모임, 심지어 성전에 가는 것도 금지되었다(레 15장). 더욱 불행한 것은 이 병을 앓는 여인은 대개 남편에게서 이혼을 당한다는 점이다(이상근). “여인의 부정한 하혈은 죄의 상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에제 36, 17). 라삐의 증언에 의하면, 모세의 시대에는 야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한 혈루병을 앓는 사람이나 나환자는 있을 수 없었다”(J. Gnilka, p. 274).

결국 이 여인은 병 자체의 고통과 격리로 인한 외로움 그리고 율법에 의해 정죄를 받았다는 생각으로 인한 심적 고통 등으로 몹시 힘든 삶을 살아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헬라 전승에서는 이 여인의 이름을 베르니케(Bernice)라고 하고, 콥트와 라틴 전승에서는 베로니카(Veronica)라고 한다”(W. L. Lane). 또, “에데싸(Edessa)에서 온 왕녀였다고 한다”(E. Schweizer). 또, “유세비우스(Usebius)는 그녀가 가이사랴 빌립보 태생인 이방인이라는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E. Bickersteth). 그러나, 그 어느 전승도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마가는 이 여인이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애쓴 것과 그 결과에 대해, 【26】많은 의원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있던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라고 하였다.

고대에 의사의 신분에 대한 평가는 매우 다양하였다. 최대의 찬사가 있는가 하면 저주도 있다.

비록 오늘날에도 의사들이 다른 전문 직업의 사람들처럼, 가끔 실수를 저지르기는 하지만, 의사들의 일은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

이 여인의 경우에는 의학적 치료의 결과가 오히려 증세를 더 악화시켰다. 여인이 고침을 받지 못한 것은, 의사였던 누가가 명백하게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그녀의 병은 인간적으로 말하거나 그 당시의 치료법에 입각해서 말하면, 고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눅 8:43).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인은 치료하느라 있던 재산마저 다 허비하고 말았다. 세상 것들에 두었던 모든 소망이 끊어져서 절망 상태에 있을 때에 그녀는 예수님의 소문을 들었다.

그 점에 대해, 마가는 【27】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섞여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라고 하였다.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는 예수님의 이적, 특히 병 고치는 능력에 관한 소문을 들은 것을 가리킨다. 여인은 소문 그대로 예수님의 능력을 믿었다. 예수님으로 인해 생긴 그녀의 믿음은 생각뿐인 믿음도 아니었고, 입술만의 믿음도 아니었다. 그녀의 믿음은 행함이 없는 죽음 믿음(약 2:17)이 아니라, 믿음을 좇아 행하는 산 믿음인 행동적인 믿음이었다. 사실상, 그녀의 믿음의 행동을 가로막는 안팎의 여러 장벽이 있었다(25절의 주석을 보라.). 그리고 그녀 자신의 수치감과 부정적인 생각 등도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이었다. 그러나, 어떠한 장벽도 예수님의 능력을 믿는 그녀에게는 더 이상 장벽일 수가 없었다. 그 여인은 모든 장벽을 뛰어넘어 예수께 왔고, 부끄러움 때문에 아무도 모르게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댔다.

마태와 누가는 “옷 가”를 만졌다고 밝힌다. 이는 유대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백성임을 상기하도록 하기 위해 입게 한 푸른 술이 달린 겉옷(민 15:38)의 술을 만졌다는 뜻이다.

그렇게 행동한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 마가는 【28】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얻으리라 함일러라라고 하였다.

함일러라는 미완료 과거 시제인 엘레겐(ἔλεγεν)으로 되어 있어, 여인이 이 말을 계속해서 반복했다는 뜻을 나타낸다.

예수님의 치유력이 엄청나므로 단지 예수님의 옷만 만져도 즉시 완전히 치유될 것으로 믿은 여인의 놀라운 믿음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믿음이 완전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녀가 그렇게 만지는 것이 필요했고, 그것을 예수께서 알아채지 못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에서 나타난다”(W. Hendriksen).

기적 설화에서 기적 행위자와의 접촉(1:41)뿐만 아니라, 병자의 접촉이 언급된다(3:10, 6:56). 양쪽 다 기적 행위자가 치유의 능력으로 가득하다는 생각을 전제하는 것이다.

믿음을 좇아 행동한 여인은 완전히 병 고침을 받았다. 예수님의 옷 술을 만진 순간, 12 년간의 한 많은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는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 【29】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마르매 병이 나은 줄을 몸에 깨달으니라라고 하였다.

예수님의 옷 술을 만진 여인은 자신의 병이 완쾌된 것을 깨달았다. 예수님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 그녀의 혈루병을 고쳐 주심으로써 그녀의 믿음에 대한 보상을 해 주신 것이다(마 9:29). 비록 그녀의 믿음이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보상해 주신 것이다.

예수님의 반응에 대해, 마가는 【30】예수께서 그 능력이 자기에게서 나간 줄을 곧 스스로 아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이켜 말씀하시되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시니라고 하였다.

그닐카(J. Gnilka, p. 275.)는 “예수께서 그 여인을 알아챘던 것이 아니라, 그 자신에게서 빠져나간 힘을 그도 몸으로 느끼셨던 것이다.”라고 하였고, 고울드(E. P. Gould)도 “여인이 행한 것을 아는 지식에서가 아니라, 예수님의 느낌에서 나오는 그분의 지식의 본질을 지시한다.”라고 하였다.

여인에 대한 예수님의 치유는 예수님 자신의 의도적인 행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 안에 작용하고 있던 힘을 여인에게 주시기로 하신 하나님의 자유롭고도 은혜로운 결단을 통해 나타난 것이다”(W. L. Lane). 이 힘은 신체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영적 능력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라고 질문하신 것은, 그녀가 예수님의 본의와 상관없이 나았다는 것이 아니며(Plummer), 또 예수께서 그 사정을 모르셔서 질문하신 것도 아니다. 예수님은 누가 무슨 목적으로 자신의 옷 가에 손을 댔는지 아셨고, 또 그 결과도 아셨다. 예수님의 질문의 의도는 그녀에게 믿음을 고백할 기회를 주시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전통적인 견해이다. 그로 인해 예수님은 그녀와 보다 더 개인적이며, 인격적인 교제를 갖고자 하시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극을 받게 하고자 하신 것이다.

예수님의 영의 일에 관한 질문에 대한 제자들의 대답은 지극히 상식적이었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 【31】제자들이 여짜오되 무리가 에워싸 미는 것을 보시며 누가 내게 손을 대었느냐 물으시나이까 하되라고 하였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단지 물리적 접촉만을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예수님의 말씀을 영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언어적으로 이해하는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참조 : 8:15, 16, 요 2:19-22, 3:3-5, 4:10-15, 6:52, 8:56-58, 11:11-13). 물론, 예수께서 언어적인 의미대로의 만짐을 부인하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이상의 것, 즉 믿음의 만짐을 말씀하신 것이다. 말하자면, 만짐으로 자신에게서 능력이 빠져나가게 되는 효과적인 만짐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W. Hendriksen).

제자들의 대답은 영의 일에 대한 무지와 예수께 대한 이해의 부족 그리고 무례함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시지 않고, 여인에게만 관심을 보이셨다. 이 사실에 대해서, 마가는 【32】예수께서 이 일 행한 여자를 보려고 둘러보시니라고 하였다.

예수님의 지대한 관심은 인간의 지위나 신분이 아니라, 믿음이나 믿음의 행위에 있다. 예수님은 인간의 외모가 아니라, 인간의 중심을 보신다(참조 : 삼상 16:7).

여인의 반응에 대해, 마가는 【33】여자가 제게 이루어진 일을 알고 두려워하여 떨며 와서 그 앞에 엎드려 모든 사실을 여짜온대라고 하였다.

여인은 예수님의 옷 술을 만지자마자 자기의 병이 치유된 것과 자기를 찾으려고 둘러보시는 예수님으로 인해 두려워하여 떨며 와서 그 앞에 엎드려 모든 사실을 말씀드렸다. 이 일은 여인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 당시에는 여인이 공중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여겼다. 더욱이, 지금의 이 여인의 경우와 같이 신체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했다. 또한, 그러한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예수님의 옷을 만졌다는 것은 구경꾼들에게 더욱 잘못된 것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심지어 예수님의 눈에까지 그렇게 비치지 않았을까? 어쩌면 예수께서 이 여인을 꾸짖지 않으실까?”(W. Hendriksen). 그러나, 예수님을 믿는 여인의 믿음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예수님은 바로 이러한 여인의 믿음을 높이 평가하여 영혼의 구원이라는 덤의 축복까지 주셨다.

그 놀라운 축복에 대해, 마가는 【34】예수께서 가라사대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라고 하였다.

딸아는 예수께서 사랑스런 마음으로 부르신 호칭이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란 여인의 믿음이 치유의 원인이라는 뜻이 아니라, 치유받은 방편임을 뜻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치유의 원인은 예수님의 메시아적 권능 곧 사랑의 힘이다.

그닐카(J. Gnilka, p. 276.)는 “이제 그녀가 마술적인 힘을 맹목적으로 신뢰해서가 아니라, 신앙으로부터 행동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러므로, 그녀는 듣는 자들을 위한 모범이 된다.”라고 하였다.

평안히 가라(ὕπαγε εἰς εἰρήνην)의 문자적인 뜻은 ‘평안을 향해 가라’이다. 이제 그녀 앞에는 수치와 고통과 괴로움과 불안 대신에 평안이 전개되는 것이다.

평안(에이레넨, εἰρήνην)은 히브리 인사말이며, 고전어에서는 적대적인 무리 사이의 휴전 혹은 적의의 해소라는 뜻이다. 신약성경에서 그 말은 전쟁과 다툼에 반대되는 것,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회복된 올바른 관계, 마음의 평안 또는 고요 등을 의미한다(C. L. Mitton).

{평안이 내적인 의미의 것이든 외적인 의미의 것이든 간에 근본적으로 “먼저 죄를 용서받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그 까닭은 율법이 죄 때문에 양심을 비난하고 두렵게 만들기 때문이다”(M. Luther). 그러므로 인간이 참된 평화(내적, 외적)를 얻으려면, 먼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속의 은혜를 통해 죄 사함을 받아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평안이란 은혜의 결과이다”(R. C. H. Lenski, M. Henry, R. T. Stamm). 따라서, 은혜의 결과로서의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주시는 하늘의 평안이다(요 14:27).}(갈 1:3의 주석).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의 병은 마스티코스(μάστιγός)이며 ‘천벌’, ‘괴로움’, ‘재앙’ 등의 뜻도 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선언은 여인이 완전히 구원받은 것에 대한 보증이라 할 수 있다. 예수님은 육신의 병을 고침 받으러 온 여인에게 육신은 물론 영혼까지 구원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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