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제50강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12-01-24 18:38
조회
985
4. 바리새인들의 표적 요구를 거절하심[8:11-13]

<비교: 마 16:1-4, 12:38-42, 눅 11: 29-32, 12:54-56>

이 기사는 때와 장소에 대해 확실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도입구와 마무리구(11절과 13절)는 마르코가 작성하였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마르코가 자주 지목하는 적대 집단일 뿐 아니라 (예수의) 대답을 듣는 청중인 이 세대를 한정한다는 점에서도, 11절이 그가 작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13절은 전적으로 마르코에게서 유래한 것이다. 12절에 나오는 예수의 말씀은 어록 자료의 전승, 또는 그와 비슷한 전승의 하나에 속한다(참조: 마 16:1-4, 12:38-39, 눅 11:29)”(J. Gnilka, p. 387).
바리새인들을 비롯한 유대 교권자들은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부정하기 위해 온갖 수단 방법을 사용했는데, 그 중 한 가지는 예수님께 하늘의 표적을 구한 것이었다. 이와 같은 요구는 여러 번 있었지만, 본서는 그 중에서도 늦은 시기의 경우를 기록한 것 같다.
마가는 이 기사를【11】바리새인들이 나와서 예수께 힐난하며 그를 시험하여 하늘로서 오는 표적을 구하거늘로 시작한다.
바리새인들은 2:16의 주석을 보라.
힐난하며는 쉬제테인(συζητείν)이며 ‘논쟁하다’, ‘토의하다’(1:27), ‘문의하다’(9:10), ‘이야기하다’ 등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문맥상 ‘힐난하다’, ‘논쟁하다’(9:14, 16)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바리새인들의 근본 목적은 단순한 논쟁이나 호기심 및 욕구 충족이 아니라, 예수님을 시험하여(페이라존테스, πειράζοντες: 1:13의 주석을 보라.) 하늘, 즉 하나님에게서 오는 표적을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표적은 세메이온(σεμείον)이며 ‘기호’, ‘상징’, ‘표징’, ‘신의 현존과 능력의 표적 및 징조’(고전 14:22, 눅 21:7, 11), ‘실제적이든 비실제적이든 간에 표적’(눅 11:16, 29, 살후 2:9) 등을 의미한다.
레인(W. L. Lane)은 “표적이란 개념은 구약과 후기 유대 문학에서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말 또는 합법적인 행동의 진실성을 보증하는 표이다.······표적은 어떤 제안을 곧 증명하기 위해 성취된 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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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이 기본적으로 능력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것에 대한 증거라는 인식은 이 구절에 빛을 준다. 그것은 표적에 대한 요구가 기적에 대한 요구가 아니라는 것을 지시해 준다.······그들은 예수님의 기적들을 표적에 의해 확증되어야 할 의미를 지닌 모호한 행동들로 간주하였다. 그들은 그분의 능력 있는 일들을 보았지만, 마귀의 대행으로 결론지었다(3:22-30).”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1)은 레인(W. L. Lane)의 견해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즉, 예수님의 신실성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예수님이 행하신 이적들 이상의 증거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웨셀(W. W. Wessel)은 “여기에 사용된 표적(세메이온)이란 신적인 권위를 도저히 거부할 수 없게 할 정도로 강력한 외적 증거를 표현할 때에 공관복음서 기자들이 사용한 낱말이다.”라고 하였다. 후자가 더욱 그럴듯하다.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면, 바리새인들은 예수께 하늘에서 살았었고, 하늘에서 왔으며, 따라서 가르치는 교리는 신적인 것임을 이제까지의 이적들―바리새인들은 세상적이며 마귀에 기인된 것들로 여겼다―과는 다른바 하나님에게서 비롯된 보다 더 차원 높은 기적들로 증명해 보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이 요구한 표적은 만나(출 16장), 태양과 달의 멈춤(수 10:12-14), 블레셋을 패배케 한 큰 우레(삼상 7:10), 그리고 갈멜 산에 내린 하늘의 불(왕상 18:30-40)과 같은 기적일 것이다. 어쩌면 묵시적 성격을 가진 우주적 기적(욜 2:30, 눅 21:11, 25, 계 12:1, 3, 15:1)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들은 예수님을 바로 알고 믿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분에 대한 불신과 넘어뜨리려고 하는 악의에 찬 시험의 목적으로 표적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그와 같이 불순한 요구에 대한 예수님의 당연한 태도에 대해, 마가는【12】예수께서 마음속에 깊이 탄식하시며 가라사대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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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 Henry, E. P. Gould, E. Schweizer, E. Bickersteth, W. W. Wessel, W. Hendriksen, A. E. Sanner, C. R. Erdman, 山口 昇, 이상근, 마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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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구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세대에게 표적을 주시지 아니하리라 하시고라고 하였다.
마음속에 깊이 탄식하시며의 마음은 프뉴마티(πνεύματι)이며, 직역하면 ‘영’이다. “이 영은 여기서는 마음 또는 내적 존재와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2:8)”(W. Hendriksen).
깊이 탄식하시며는 아나스테낙사스(ἀναστενάξας)이며, 7:34의 에스테낙센(ἐστέναξεν)의 의미를 심화시킨 형태의 말이다.
예수님의 심령의 깊은 탄식은 바리새인들의 완고한 불신과 무지와 적의 등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 동안의 예수님의 메시아적 기적들을 보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믿지 못하는 그들의 영적 몰이해에 대한 탄식이다.
이 세대에 대해 헨드릭슨(W. Hendriksen)은 “이 바리새인들과 그들의 많은 추종자들을 가리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그란트(F. C. Grant)는 “이 세대는 이런 종류 혹은 이런 무리의 인간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지만, 그 말은 틀림없이 인류 역사의 마지막 세대가 무엇보다도 믿음이 없고, 왜곡되었다고 하는 묵시적 견해를 반영한다(8:38, 9:19, 마 11:16-24, 12:38-45, 23:34-36).”라고 하였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는 표적 요구에 대한 거부를 절대적인 거부로 만드는 것이다.
예수님은 맹세 형식을 사용하는데, 이 맹세 형식의 완전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 “만일 이 세대에게 표징이 주어진다면 내가 저주를 받을 것이다. 또는 하느님이 이런저런 일을 내게 하실 것이다. 이 이상 더 (표징에 대한) 요구가 거절될 수는 없었다”(J. Gnilka, p. 390).
바르트에 의하면, 예수는 신앙의 태세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 허공을 향해 기적을 행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1) 또한, 틸리케에 의하면, 적대자들의 형태는 그들의 목적을 확인하려는 것이므로 사뭇 저주스럽기까지 하다고 한다.2)
결국 그들은 영적 몰이해에 따른 시도로 인해 그리스도에게서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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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 J. Gnilka, p. 392.
2) 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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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만다. 이 점에 대해, 마가는【13】저희를 떠나 다시 배에 올라 건너편으로 가시니라라고 하였다.
건너편은 벳새다로 추측된다.
예수님이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바리새인들은 승리감에 도취되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 모습은 불신앙에 대한 하나님의 판결인 것이다. 그것은 영적으로 무지한 자들 스스로가 선택한 운명이기도 하다.

필자의 www.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주석(마-계 8610쪽) / 난해 성구 사전 I, II/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형통의 기도/ 절기 설교집/ 설교집 19권/ 영성의 나눔 I, II. Ⅲ/ 영성을 위한 한 쪽/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T. 42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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