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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師表)로 삼을 목사의 모습 기도하며 기대하는가?...

작성자
오재영
작성일
2015-09-23 14:11
조회
1198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만물의 영장으로 태어나 한 시대를 보내면서 살아간 세월만큼 흔적을 남긴다면 남긴 흔적의 어느 부분이 주님께 기억될 만큼 보람 있는 삶일까? 특별히 자신이 삶을 이어가는 시대에 세상을 향하여 “빛으로, 소금으로” 본을 보이는 주님 앞에 자신을 드리는 좁은 길을 선택한 구도자와 성직자로서의 삶을 이교도들은 어떠한 모습으로 평가할까?
여러해전 구입한 김남준 목사의 “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 다시 읽으면서 마음에 염원을 담아 그대로 옮겨본다.

잊을 수 없는 노(老) 목사님
신학교시절에 크게 감명을 받았던 선배목사님의 일화를 여러분에게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런 훌륭한 목사님께 성경을 배운 것을 감사하게 생각을 합니다. 서울에 있는 한 교회에서 약 40여 년 동안 목회를 하고 은퇴하신 분이었습니다. 그 교회에서 유아 세례를 준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장로로 장립하였다니, 실로 긴 세월동안 한 교회에서 목회하신 셈이지요. 그런데 그 목사님이 은퇴하실 즈음 교회에 커다란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교인이 수천 명 모이는 큰 교회였기 때문에 당회는 일평생 봉직하신 목사님을 위하여 45평짜리 아파트를 은퇴 후 거처로 사용하시도록 마련해 놓았습니다. (첨언을 하자면 80년대 말이나 90년대 초이니 그 당시 45평 아파트라는 것은 서민으로서는 꿈꾸기 어려운 큰집이었다.) 그리고 넉넉한 퇴직금과 연금도 장로님들에 의하여 준비되었습니다.

자신의 은퇴 후의 노후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일들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은 그 목사님은 노발대발 하셨습니다.
“어찌하여 나의 가는 마지막 길을 이렇게 욕되게 하십니까? 나는 이제 사역을 끝내었고 자식들이 장성하여 모두 잘 살고 있으니 우리 두 늙은이 아들집에 가서 곁방에 머물다 주님 나라에 가면 그만인데 왜 이렇게 내 가는 길을 부끄럽게 합니까?”.....

예상은 했지만 목사님의 이 같은 굳은 의지를 확인한 장로님들은 커다란 고민에 싸였습니다.
그래서 장로님들은 얼마 후 다시 목사님께 찾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이야 빈손 들고 교회를 떠나시면 모든 교인과 교계가 청렴하고 존경받는 목사님이라고 칭찬하시겠지요. 그러나 저희는 어떻게 됩니까? 목회자를 일평생 봉사하게 하고 마지막에는 방한 칸 없이 내쫓았다고 사람들이 욕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그것이 곧 우리교회의 불명예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어린아이 같이 순진하신 목사님은 이 대목에서 마음이 약해 지셨습니다. 그리고 여러 날 근심하셨습니다.
그리고 결심하셨습니다. 드디어 당회를 소집하여 자신의 소신을 밝히셨습니다. “장로님들, 제가 주택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은퇴할 때 제게 주택을 주십시오. 단 13평 미만으로 하 십 시오 그러면 받겠습니다.” 좀 더 큰 주택을 드릴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하는 당회와 함께 힘든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국 은퇴하실 때 19평짜리 연립 주택을 드리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 목사님이 교회 사택을 떠나 이사 하시던 날 이삿짐을 나르던 교회의 젊은 집사님들이 목사님 댁에서 한없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목사님 댁에 있는 가장 값나가는 재산은 40여 년 전에 그 교회에 부임해올 때 가지고 오신 철제 캐비닛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시대와 상관없이 이러한 목회자가 필요하다.
방종한 세상의 풍족함 가운데에 물질주의가 있고, 그 물질주의 한 가운데는 향락이 있다. 그리고 향락하는 삶 가운데는 하나님을 버린 불신앙과 불 경건이 있다. 이러한 시대에 세상의 빛과 소금, 본이 되어야 할 구도자이며 성직자의 모습은 어떠해야하는가? 죄악이 관영하고 타락이 홍수처럼 범람 할 때, 변함없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정욕을 벗어나 주님 편에 서서 고독한 광야의 길을 걸어간 소수의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가 시대의 문화를 역류하여 주님께 자신을 드리는데 헌신한 사람들이다.

18세기 타락된 문화 창궐할 때 우리의 교조 존 웨슬리, 그는 힘에 넘치도록 엄청난 거리를 여행하며 복음 사역에 자신을 드린 전도자요 개혁자였다. 60년 동안 새벽 4시에 일어나고, 한번에 2~3시간 계속되는 설교를 1년에 평균 1천편 이상을 행한 초인적인 설교사역을 감당한 사람이었다.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사례비를 언제나 같은 액수의 생활비만을 자신을 위하여 사용하는 삶, 유명 할 때나 무명할 때 수입은 달랐으나 지출은 한결 같았다는 기록이다.

거듭나지 못한 사람들의 특성중하나가 탐욕인데 청교도적인 삶이 몸에 배인 그의 검소한 삶, 물질에 매이지 않는 순전한 생활을 지향했기에 단호하게 말할 수가 있었다. “만약 당신들의 돈 지갑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나는 당신들의 회심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구도자는 판(板)이 다르다.
시대의 혼돈 때문인지 구도자 다운 모습을 보기가 흔치 않다. 그러나 오늘의 동일한 시대에 함께하는 이교도들에게 자신이 고백하는 그리스도에 대하여 보여줄 사명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그에 대한 투명함과 자신의 희생함이 없다면 그는 이미 살아있다는 이름은 있으나 실상은 이미 오래전에 죽은 자들일 뿐이다.



전체 9

  • 2015-09-23 14:24

    청소하기 지겨워서 차라리 열댓평이 나아요.
    그렇습니다. 은급가지고 떠들지만 사실 없어도 무방합니다.
    기실, 돈은 큰 교회가 다 내고 미자립 은퇴목회자에게만 은급비를 지급해도 되며
    만일 아니리면 그냥 없어도 됩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노인들 그냥 다 은급비 없어도 삽니다.


  • 2015-09-23 14:32

    민목사님!
    “촌철살인(寸鐵殺人)” 추석 후에 한번 만나요.
    주님 은혜 안에 평안 하십시오


  • 2015-09-23 15:05

    오늘 우리가 닮아야 할
    존경스런 목사님이십니다.
    목회자의 경건생활이 바닥을 치는 오늘...


  • 2015-09-23 17:10

    어느 은퇴하는 목사께서는 아들 목사를 위해 수억 재산을 모았다네요.
    자식사랑에 보통 사람들은 물려주려 다하는 것이라네요.


  • 2015-09-23 18:41

    요즘 제가 사는 안산 골목엔 파지를 수집하는 노인들로 가득합니다.
    어찌됏든 다 그렇게 삽니다.


  • 2015-09-24 07:21

    오재영 목사님 좋은글을 읽고 갑니다.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는 아주 훌룡한 글입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종종 올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2015-09-24 07:23

    파지를 줍는 노인분들 주의에 많이들 봅니다만 하루종일 파지를 주어모아서 고물상에 넘겨도 워낙에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짜장면 한그릇값도 안된다고 하더군요.
    밥이라도 제대로 드시고 다니시는지 모르겠습니다.


  • 2015-09-24 12:40

    요즘은 은퇴하는 목회자와 교회 사이에 이상한 신경전(?)이 벌어지는데, 정말 훌륭한 목사님이시네요.
    목회자와 교회 사이에 이런 신경전이 생기지 않도록 은급 제도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015-09-25 17:19

    오재영 감리사님 올리신 글 그 목사님은 찾을 수 없지요.
    아니 찾는다는 것 자체가 모래밭에서 금반지 찾는 것이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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