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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와 성도의 관계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16-12-06 09:57
조회
1441
1. 시작하는 말

권세자들이건 서민들이건 미련한 사람은 같은 돌에 계속 걸려 넘어지고, 똑똑한 사람은 한 번 걸려 넘어진 돌에 두 번 다시 안 넘어지고, 지혜로운 사람은 남이 걸려 넘어진 돌을 보고 피해 가거나 넘어가는 것입니다. 같은 돌에 반복해서 넘어지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반복해서 걸려 넘어지는 사람이 가장이면 가정에 재앙이 초래되고, 통치권을 가진 사람이면 국가에 재앙이 초래되는 것입니다. 국가적 혼란에 대한 뉴스를 시청하면서 역대 정권의 대다수 통치자와 가족, 측근과 친지에 의해 저질러졌던 훨씬 더 큰 규모의 범법과 부당한 압력, 정경유착과 뇌물 수수, 거짓과 부정 축재, 변절과 배신 등이 떠올랐습니다. 똑똑하고 잘나서 출세한 줄 아는 사람들도 하나님을 안 믿으면 별 수 없습니다.

2. 하나님의 사자로서의 권세자들

국가와 교회, 권세와 성도의 관계는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문제입니다. 교계의 일각에서는 권세 잡은 자들에게는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고, 또 다른 일각에서는 반정부 시위와 반정부 투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바울 사도는 로마서 13:1에,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굴복하라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의 정하신 바라”라고 했습니다. 유의할 점은 하나님께로부터 난 것이나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은 모든 권세이지, 모든 권세자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권세자들은 남들보다 먼저 하나님께서 정하신 권세에 복종해야 하는 것입니다.

성도의 권세에 대한 관계는 식민 통치를 하던 로마 정권에 정면으로 항거했던 열심당과 같은 입장, 아첨과 아부를 일삼던 헤롯당과 같은 입장, 속세를 떠난 금욕주의자들이자 신비주의자들인 에쎄네파와 같은 입장, 대결이나 폭력적 저항이 아닌 비판적 기능을 발휘하던 예언자들과 같은 입장으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바울 사도의 견해는 예언자들과 같은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서 13:1의 말씀은 독재자들과 정복자들에 의해서 악용되었고, 그들을 지지하는 일부 교역자들과 교인들에 의해서 오용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을 한 바울 사도는 언제나 일상적 의무보다 신앙적 의무를, 세상 나라보다 천국을, 그 어떤 사람보다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을 더욱 중시했고, 우선시했습니다. 갈라디아서 1:10을 보면, 바울 사도는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좋게 하고, 기쁘게 하는 것이 참으로 사람을 좋게 하는 것이고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권세에 대해 복종하라는 말씀도 이해해야만 합니다.

권세에 대한 성도의 의무는 복종이기는 하나 절대 복종은 아닙니다. 복종해야 하는 이유는 모든 권세가 하나님께로부터 난 것이며, 하나님께서 그렇게 정하셨기 때문입니다. 권세를 가진 관원들은 하나님께서 위임해 주신 권세를 가지고 하나님의 뜻대로 통치해야 하고, 그런 경우에 우리는 기꺼이 복종해야만 합니다. 그런 경우의 권세자들을 거스르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므로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권세자들이 권세를 위임해 주신 하나님의 뜻을 떠나 불법적으로 통치권을 행사할 경우에는 악법이 아닌 법적 처리에 맡기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복종 대신에 기도와 말씀을 통해 그들을 바로잡아 주어야 합니다. 그래도 안 될 때는 선동 또는 부화뇌동에 의한 불법적이며 폭력적인 시위가 아닌, 합법적이며 평화적인 시위가 필요한 것입니다.

교인들이 복종해야 할 궁극적 대상은 권세자들이 아니라 절대자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께서 세상 통치를 위해 모든 권세자를 사자로 삼아 선을 행하게 하시고, 권세로 법을 따라 권선징악을 행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인들도 그런 권세자들을 두려워하거나 존경하고, 양심을 따라 복종하고, 합법적 요구인 세금을 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인권과 자유, 안녕과 복지를 침해하는 정치인들의 권력 남용 및 악용에 대해서는 복종이 아니라, 예언자적 비판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권세자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과 국민 앞에 정직한 것입니다. 역사가인 콘 박사는 국가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을 들어 설명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영국은 극도로 쇠약해졌습니다. 식량부족과 질병의 만연, 독일군의 폭격으로 나라가 무너지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엄청난 힘을 발휘한 것은 국민에게 존경받는 처칠이라는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리비아에서 영국군이 패하자 그 사실을 국민에게 솔직히 밝힐 정도로 정직하고 용기 있는 지도자였습니다.

다음으로, 권세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분별력입니다.
어느 시골길에 소달구지를 끌고 한 농부가 가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에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가던 택시가 멈췄습니다. 택시 기사가 농부에게 “아저씨, 복사골로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택시에 탄 손님이 복사골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소달구지를 끌고 가는 농부가 “복사골이요? 마침 그 길로 가는 중이니 나만 따라오시오.” 택시 기사가 “얼마나 가야 하는데요?” 하자 소달구지를 끌고 가는 농부가 대답했습니다. “한 20리만 더 가면 되니 잠자코 따라만 오시구려.”
택시가 20리를 어떻게 소걸음을 따라갑니까?

통치권자들에게 치명적인 문제는 공산 독재자들처럼,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알고, 국민의 뜻은 아랑곳없이 매사에 자기 본위, 자기 위주로 판단하고 따라만 오라는 식으로 통치하는 것입니다.
일단 권세만 얻으면 다시없는 호기회로 알고, 하나님을 무시하고, 거짓을 일삼고, 먹고, 또 먹고, 대를 이어 먹고, 가족들은 물론 친지와 사돈의 팔촌까지 먹여 주다가 함께 체해서 귀양살이를 하거나, 감옥살이를 하거나, 사형당한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권세자들에 대한 성도들의 중대한 의무 중 하나는 권세자들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기도해 주는 일입니다. 디모데전서 2:1 이하를 보면,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한 중에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니라.”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권세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기도입니다. 이스라엘이 지켜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버리고, 외국의 잡신들인 바알들과 아스다롯 등을 섬기는데다가 왕까지 구하는 죄를 더한 탓에 외국의 침략을 받아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 때에 사무엘이 백성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면서 한 말이 사무엘상 12:23 이하입니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치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도로 너희를 가르칠 것인즉 너희는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행하신 그 큰 일을 생각하여 오직 그를 경외하며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진실히 섬기라”

권세자들이 권세의 근원이 하나님이신 것을 깨닫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나라를 다스릴 때, 그 권세자들을 거스르는 것은 곧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그 결과 법에 따른 형벌을 받게 됩니다. 관원들이란 죄악을 행한 자들과 권세를 가진 범법자들에게는 당연히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만 합니다.

권세가 하나님에 의해 위임된 것이라면 권세자들은 세속 정치를 위한 하나님의 도구입니다. 따라서 그들 나름대로 권세를 가지고 통치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권세를 위임하신 하나님의 뜻을 좇아 통치해야 합니다. 권세자들의 의무는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고, 안녕과 복지를 도모하고, 법을 철저하게 집행하고, 질서를 유지해 나가는 것입니다. 또, 악인과 범법자를 처벌하는 것입니다. 이 처벌권은 하나님의 진노의 범위를 넘어서면 안 됩니다.

나라에서 가정의 달에, 때맞추어 12명의 자녀를 낳아 기른 어머니에게 ‘장한 어머니 상’을 수여했습니다. 수상식이 끝난 후, 인터뷰를 하는 중에 기자가 물었습니다. “자녀를 12명이나 낳아 기르실 정도면 금슬이 꽤나 좋으셨겠는데 어떠셨나요?” 그러자 장한 어머니는 별 걸 다 묻는다는 표정으로 한마디 했습니다. “금슬이 좋았냐고요? 누구하고요? 애들 아빠가 다 달라서요.”

권세자들은 법 집행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야 합니다. 같은 권세자들이나 거부의 범죄에 대해 차일피일 미루다가 유야무야하거나, 타락한 이들은 포상하고, 멀쩡한 이들은 처벌하면 권세자들과 법이 우스워지고, 불만 불평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징계와 채찍을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3. 맺음말

권세자들은 하나님께로부터 권세를 위임받은 하나님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사자로서 남들보다 먼저 권세에 복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일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일 할 때에 성도들은 앞장서서 복종해야 합니다. 그러나 권세를 가진 관원들이 하나님의 뜻을 떠나 범법이나 부정 축재나 뇌물이나 거짓이나 편벽된 생각으로 권세를 남용할 때는 복종 대신에 기도와 말씀으로 그들을 바로잡아 주어야 합니다. 악법이 아닌 법에 맡겨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합법적이며 평화적인 시위를 해서라도 그들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게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나라와 민족, 특히 권세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필자의 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주석(마-계 8610쪽)/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설교집 24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전체 5

  • 2016-12-06 10:04

    (설교의 성경 본문: 로마서 13:1-7, 사무엘상 12:23-24)

    1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굴복하라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의 정하신 바라 2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3관원들은 선한 일에 대하여 두려움이 되지 않고 악한 일에 대하여 되나니 네가 권세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려느냐 선을 행하라 그리하면 그에게 칭찬을 받으리라 4그는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 네게 선을 이루는 자니라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곧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위하여 보응하는 자니라 5그러므로 굴복하지 아니할 수 없으니 노를 인하여만 할 것이 아니요 또한 양심을 인하여 할 것이라 6너희가 공세를 바치는 것도 이를 인함이라 저희가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바로 이 일에 항상 힘쓰느니라 7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 공세를 받을 자에게 공세를 바치고 국세 받을 자에게 국세를 바치고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
    23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치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도로 너희를 가르칠 것인즉 24너희는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행하신 그 큰 일을 생각하여 오직 그를 경외하며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진실히 섬기라


  • 2016-12-06 16:54

    깊히 공감합니다!


  • 2016-12-06 18:35

    신원철 장로님, 필자의 설교에 깊이 공감하셔서 감사합니다.


  • 2016-12-06 19:50

    우리 모두 나라와 민족, 특히 권세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아멘! 최목사님 공감하는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 2016-12-06 21:39

    김정효 장로님, 필자의 설교에 공감하시고, 특히 더욱 공감되는 부분을 적시하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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