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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몫을 다하자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16-12-20 11:17
조회
1352
1. 시작하는 말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가정과 교회, 직장과 사회, 국가와 인류의 심각한 문제나 불행의 주된 원인은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분수를 모르는 어느 고관이 아랫사람에게, 제 몫을 못하는 자식의 영어 숙제를 맡긴 일이 드러나서 뭇사람의 빈축을 산 적이 있습니다.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툭하면 제 몫을 다하기도 쉽지 않은 아랫사람에게 제 업무나 개인 일까지 떠넘겨서 힘들게 합니다. 일을 잘해 주었다고 좋은 평가를 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이유는 언짢은 표정으로 마지못해 했다는 겁니다. 실은, 아부나 상납을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몫을 다하고 나서 시간 여유가 있거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이 제 몫을 다하도록 돕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이런 교회와 기업은 번창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갈등과 다툼이 번창하는 것입니다.

2. 각자 믿음의 분수대로 생각하라

주님이 머리이신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에도 자기 분수를 모르고 설치는 교인은 골칫거리입니다.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교인 역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직장에도 다를 바 없습니다.

바울은 사도의 권위를 내세워 각 교인에게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신분과 능력, 처지와 형편에 맞게 생각하거나 판단해야 합니다. 분수에 넘치는 생각을 하지 말고, 제 몫을 다해야 합니다. 우월감이나 교만을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제 몫을 다해야 합니다. 흔히들 겸손이란 의도적으로 자신을 낮추는 것인 줄 알지만, 실은 겸손이 아니라 가식이거나 자기 비하입니다. 겸손이란 거의 저절로 되는 것입니다.

겸손에 대한 비유로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인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알곡이 들어차고 단단하게 무르익으니까 무거워서 수그러지는 것입니다. 알곡이 단단하게 무르익지도 않았는데 수그러진 벼는 어딘가 병든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건 알찬 실력이 없는 사람은 겸손해질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성경말씀을 알면 알수록 그만큼 더 겸손해지는 것입니다. 머릿속에 들어차면 들어찰수록 머리가 수그러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 사도는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여 소중한 선물을 나눠주신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되 온 우주 가운데 사랑할 사람이 단 한 명밖에 없는 것처럼 사랑하신다.” 신학대학 시절의 학급 예배 때, 반장이 한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이 온 세상 사람들 중에서 나를 제일 사랑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이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세요.” 이의가 있어도 그렇지, 설교 중인데 어떻게 나갑니까? 나가면 하나님의 말씀 사랑을 못 받는 건데.

우리는 하나님께서 나눠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복이나 은사나 임무를 받은 것에 입각해서 지혜롭게 생각해야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욕심의 분량대로 은혜를 주시지 않고, 믿음의 분량대로 은혜를 주십니다. 사람들은 많은 것을 욕심내어 하나님께 구하지만 각 사람에게 정말 필요하고 소중한 것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각 사람의 믿음이 기도와 말씀 들음과 순종에 의해서 더욱 자라고 확고해지는 것을 원하십니다.

3. 주의 몸의 지체들

믿음의 분량대로 은혜를 받은 각 교인에게 분수에 맞게 생각하라고 권면한 바울 사도는, 각 교인과 교회의 관계를 사람의 몸에 비유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몸에 손발 등 각양각색의 지체들이 있고, 각 지체마다 고유의 기능이 있습니다. 그 모든 지체는 각각 제멋대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의 지시와 명령을 따라 기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믿는 사람들은 주님이 머리이신 한 몸의 지체로서 주님의 지시와 말씀을 따라 각자의 기능을 다하며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입니다.

유의해야 할 점은 한 지체가 고유의 기능을 발휘할 때, 다른 지체들이 반드시 보조한다는 것입니다. 다리의 기능은 걷고 뛰는 것이지만, 반드시 팔이 보조하고, 눈이 방향을 잡아주지 않습니까? 그와 같이 건전하고 아름답게 성장하는 교회는 교인 상호간은 물론, 각 기관과 부서 간에 상부상조가 잘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주 예수님이 머리이신 한 몸의 지체인 교인들이 받은 은사는 다양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변하는 예언의 은사를 받은 교인은 믿음의 분수대로, 섬기는 은사를 받은 교인은 섬기는 일로, 가르치는 은사를 받은 교인은 가르치는 일로, 권위하는 은사를 받은 교인은 권면하고 위로하는 일로, 구제하는 은사를 받은 교인은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은사를 받은 교인은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푸는 은사를 받은 교인은 즐거움으로 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구분은 칼로 두부를 자르듯 분리된 것이 아닌 일반적인 구분입니다.

기업이나 사회단체나 국가도 조직의 힘을 극대화하려면, 인체의 조직과 그 신비한 조화를 본받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생사화복과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주 하나님을 머리로 삼아야 합니다.

교회 안팎의 사람들은 지위의 고하와 직책의 우열을 따지고, 각 부서의 호불호를 따지고, 서로 과도한 경쟁을 하면서 우월감이나 열등감에 사로잡히기 때문에 전심전력을 다하지 못하며, 따라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합니다.

어느 날, 엄지손가락이 “내가 제일이다. 으뜸을 표시할 때는 으레 나거든.” 하면서 목에 힘을 주었습니다. 이내 둘째가 “목표나 방향을 가리키는 중요한 일에는 으레 나 아니냐?” 하면서 한껏 몸을 뻗었습니다. 이에 질세라 셋째가 “나보다 더 큰 손가락 있으면 나와 봐!” 하면서 목을 길게 늘였습니다. 하는 짓들에 슬그머니 부아가 치민 넷째가 “무슨 소리들이야? 인륜대사인 결혼식 때 반지를 어디다 끼냐?” 하고 맞받았습니다. 그러자 아무 자랑거리도 없을 것 같은 새끼손가락이 답답하다는 듯이 한마디 했습니다. “야, 모르는 소리들 하지 마. 내가 없으면 병신이야! 손 병신!”

하나님께는 목사만 소중하고, 높은 사람만 소중한 존재가 아닙니다. 교인들 모두가 하나님께는 소중한 존재이고, 직원들 모두가 소중한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임무와 직책을 따지지 않으시고, 임무와 직책을 맡아 얼마나 제 몫을 하는가를 보십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얼마나 제 몫을 감당해 왔습니까?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교회는 물론, 사업장과 직장의 임무와 직책을 맡아서 얼마나 제 몫을 다했습니까?

영국인 존 엘리어트는 17세기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의 인디언 선교사였습니다. 그는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날도 병상에 누워서 인디언 소년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사람이 제발 쉬라고 권하기가 무섭게 대답했습니다. “형제여, 나는 지금 설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께 쓸모 있는 종으로 살도록 마지막까지 지켜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나에게 아이를 가르칠 힘을 주신 것입니다.”

선교사는 임종 직전까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작은 임무까지 성실하게 감당했습니다. 우리도 십자가의 대속 제물이 되셨다가 부활하신 주님을 믿음으로써 지옥으로 끌고 가는 죄를 사함받고 성결한 삶과 영생을 누리는 하나님의 자녀요 천국 시민이 되는 엄청난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엄청난 사랑을 받은 기독교인답게 가정과 교회, 직장과 사회의 큰 일이나 작은 일을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의 일하는 자세가 복음 선교가 되고, 생활 자체가 복음 선교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우리의 이대 임무가 있습니다. 첫째는,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것입니다. 예배는 신앙생활의 기본이자 집약입니다. 설교 말씀은 물론, 예배의 모든 것이 가정생활과 직장생활과 사회생활 속에 반영되거나 구현되어야 합니다. 예배의 생활화! 둘째는, 전도입니다. 제가 잘 아는 어느 감리교회의 한00 집사님은, 1990년의 총동원 전도 주일에 867명을 교회로 인도했습니다. 그 중에 200명이 주님을 믿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우리도 안 믿는 사람이나 믿다가 떠난 사람들에게 전도해야 합니다.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닙니다. 가정생활과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는 것이 복음 선교에 도움이 될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복음 선교의 삶!

4. 맺음말

교계 신문에 난 교인의 종류인데, 직장인에게도 적용할 만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원하는 감투를 안 주면 교회에 안 나오는 감투 교인입니다. 교회는 오래 다니면서 기도 한마디 못하는 벙어리 교인입니다. 일이 잘됐느니 잘못 됐느니 채점만 하고, 문제만 일으키는 가시 교인입니다. 설교만 시작하면 졸기부터 하는 묵상 교인입니다. 교회의 모든 일이 자기 생각대로 안 되면 몸살나는 사공 교인입니다. 여가 선용 정도로 신앙생활을 하는 엔조이 교인입니다. 죽도록 일만 하고, 말 없는 종살이 교인입니다. 이런 교인, 이런 직원은 특별대우를 해 주면서라도 붙잡아야 할 일꾼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 앞에서 교회와 직장 등에서 제 몫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필자의 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전체 주석/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설교집 24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HP 010-6889-3051



전체 5

  • 2016-12-20 11:22

    설교의 성경 본문: 로마서 12:3-8
    3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중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4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직분을 가진 것이 아니니 5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6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혹 예언이면 믿음의 분수대로 7혹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로 혹 가르치는 자면 가르치는 일로 8혹 권위하는 자면 권위하는 일로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


  • 2016-12-20 15:20

    아멘.


  • 2016-12-20 15:38

    필자의 설교에 "아멘"으로 화답해서 감사합니다.


  • 2016-12-20 23:03

    예배와 전도 꼭 해야하는 일임에도
    절름발이 생활을 하게 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감투 교인
    벙어리 교인
    가시 교인
    설교묵상 교인
    사공 교인
    엔조이 교인
    종살이 교인
    해당이 안되어야 좋은교인 일텐데
    나도 이런 교인중에 한사람입니다


  • 2016-12-21 09:49

    신원철 장로님, 필자의 설교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주시고,
    특히 더 공감되는 부분을 적시하셔서 감사합니다.
    설교자는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자라는 의식 때문에
    설교를 준비ㅡ해당 성경 본문에 대한 성령의 도우심과 주경신학자들의
    주석을 비롯한 학자들의 견해나 설교자들이나 관련된 사람들의 체험 등을 통해
    듣는 작업ㅡ하면서 부족함을 느끼거나 찔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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