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36강 I. 사랑의 호소]Ⓐ 4:12-13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3-04-25 16:05
조회
125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계속해서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책망을 하거나 신학적인 논의를 해 온 바울은, 이제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복받쳐 개인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잘못된 교인들에 대한 목회자의 자세를 찾아볼 수 있다. 목회자란 교인들의 잘못을 합리화하거나 외면하지 말아야 하며, 또한 책망과 비난을 일삼아서도 안 된다. 한 마디로 말해, “목회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태도를 동시에 지녀야 하며”(M. Luther), 항상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들을 바로잡도록 힘써야 한다. 이 점에 대해, 바울은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써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딤후 4:2)라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바울은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온화한 마음으로, 【12】[형제들아 내가 너희와 같이 되었은즉 너희도 나와 같이 되기를 구하노라 너희가 내게 해롭게 하지 아니하였느니라]라고 권면한다.

[형제들아 내가 너희와 같이 되었은즉 너희도 나와 같이 되기를 구하노라]에 대해, (1) 바울이 전에 현재의 갈라디아 교인들처럼 율법 아래 있었던 것 같이, 그들도 현재의 바울처럼 율법에서 자유를 얻기를 구하는 것이라는 설,➊ (2) 바울이 유대인이면서 유대인의 특권을 버리고 율법의 속박에서 떠나 이방인들과 같이 된 것처럼, 갈라디아 교인들도 바울처럼 율법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기를 구하는 것이라는 설,➋ (3) 바울이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호의와 사랑을 베푼 것처럼, 그들도 바울에게 같은 태도로 대해 주기를 구하는 것이라는 설,➌ (4) 바울이 전에 갈라디아에서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전도할 때에 율법주의를 버리고 그들과 같은 생활 관습을 따른 것처럼, 그들도 바울과 같이 율법주의에서 자유를 얻기를 구하는 것이라는 설(윤성범, 박윤선) 등이 있다.

우리는 위의 네 가지 설 중에 어느 하나를 올바른 해석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오히려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즉, 바울은 율법의 속박에서 구속받은 자유이었지만, 갈라디아 교인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갈라디아에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들의 관습을 따라 지냈던 것처럼(참조: 고전 9:19-23), 그들도 바울처럼 현재의 율법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고 바울에게 전과 같이 사랑과 호의로 대해 달라고 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어서 바울은 [너희가 내게 해롭게 하지 아니하였느니라]라고 함으로써, 그가 갈라디아 교인들에 대해 개인적인 불평이나 감정이 없다는 것을 암시해 주며, 동시에 이전의 그에 대한 그들의 호의적 태도를 상기시켜 주고 있다.

바울은 처음에 갈라디아에 복음을 전하게 된 계기에 대해,【13】[내가 처음에 육체의 약함을 인하여 너희에게 복음을 전한 것을 너희가 아는 바라]라고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토 프로테론(τὸ πρότερον)으로서, ‘앞서’, ‘이전’, ‘두 번 중 첫 번째’ 등을 뜻한다. 여기서는 ‘두 번 중 첫 번째’의 뜻이다.➍ 따라서 이 말은 바울의 제1차 선교 여행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바울은 이 서신을 쓰기 전에 이미 두 번이나 갈라디아에 갔었다는 것을 표시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黑崎幸吉).

바울이 처음 갈라디아를 방문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육체의 약함(13절 중반, 고전 2:3, 고후 12:7) 때문이었다.

[육체의 약함]에 대해서는 (1) 다른 사도들이 겪었던 것과 같은 고통이라는 설(M. Luther), (2) 바울을 초라하게 만들고 경멸 당하게 하는 모든 것이라는 설(J. Calvin), (3) 음욕이라는 설(Thomas Aquinas),➎ (4) 말라리아라는 설(W. M. Ramsay, R. C. H. Lenski, “Emmet”➏), (5) 안질이라는 설,➐ (6) 두통이라는 설(Jerome, Tertulian),➑ (7) 간질이라는 설(Findlay,➒ J. B. Lightfoot) 등이 있다.

안질이란 추측은 갈라디아서 4:15의 “······너희가 할 수만 있었더면 너희의 눈이라도 빼어 나를 주었으리라”와 6:11의 “내 손으로 너희에게 이렇게 큰 글자로 쓴 것을 보라”와 사도행전 9:9의 “사흘 동안을 보지 못하고 식음을 전폐하니라”(행 9:18)에 근거한 것이다.

그리고 간질이란 추측은 갈라디아서 4:14의 “너희를 시험하는 것이 내 육체에 있으되 이것을 너희가 업신여기지도 아니하며······”와 고린도후서 10:10의 “······그 몸으로 대할 때는 약하고······”에 근거한 것이다.

끝으로, 말라리아라는 추측은 바울이 제1차 선교 여행 때 구브로섬 선교를 끝내고, 밤빌리아의 버가에 상륙하여(행 13:13) 에베소로 향하려고 하던 중에 버가의 습지 지대의 풍토병인 말라리아에 걸렸기 때문에 부득이 방향을 돌려 고원 지대인 갈라디아로 갔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바울의 병명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과 그 추측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은 어느 것 하나도 결정적인 것이 되지 못하므로, “그의 병명을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M. Henry, W. Hendriksen, R. T. Stamm).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그에게 육체적인 병이 있었다는 것뿐이다.

바울이 육체적인 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아무 지장이 없었다는 사실은 [육체의 약함을 인하여 너희에게 복음을 전한 것을 너희가 아는바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알 수 있다. 오히려 “바울은 병 때문에 부득이 예정에 없던 갈라디아에 머물게 되었고, 그 일이 갈라디아에 복음을 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이 갈라디아서가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게 되어,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의 참 뜻이 밝혀지게 된 것이다”(黑崎幸吉).

여기에 하나님의 위대한 섭리가 있다. 사도의 약함을 통해 구원의 능력을 확장하시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가 나타난 것이다. 블렉웰더(O. F. Blackwelder)의 말대로, “인간의 궁지는 하나님의 좋은 기회일 수도 있으며, 또한 인간의 절망은 하늘의 약속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의 종점이란 그 인간을 들어 쓰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의 출발점인 것이다.

한때 바울은 자신의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세 번씩이나 주님께 간구했는데(고후 12:8), 그 기도를 들으신 주님의 응답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후 12:9)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 비의를 깨달은 바울은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핍박과 곤란을 기뻐하나니 이는 내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니라”(고후 12:10)라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를 알지 못하는 인간들, 특히 병이란 악귀에 사로잡힌 것이요, 죄의 대가이며, 저주받은 결과라고 생각하던 당시의 인간들에게, 복음의 사도인 바울의 병은 하나의 시험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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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Chrysostom, Theodret, Erasmus”(in 이상근), W. Hendriksen, J. Dow.
2) H. Alford, E. D. Burton, R. T. Stamm, E. Huxtable, R. C. H. Lenski, “De Wette”(in 이상근), W. Barclay, W. T. Daton.
3) M. Luther, J. Calvin, M. Henry, J. A. Bengel, 黑崎幸吉.
4) J. B. Lightfoot, R. C. H. Lenski, C. R. Erdman, 黑崎幸吉, 윤성범, 이상근.
5) in 이상근.
6) 상동.
7) O. F. Blackwelder, W. Barclay, “Farrar, Plumptre”(in 이상근).
8) in 이상근.
9) 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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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187-191.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6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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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25 16:06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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