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29강 E. 율법의 효용성[3:19-22] Ⓐ 3:19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3-03-27 08:20
조회
101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갈라디아서 29강 E. 율법의 효용성[3:19-22] Ⓐ 3:19

이제까지 바울은 의롭게 되는 것이 믿음에 의한 것이며, 율법은 오히려 저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였다(3:10-14). 또한, 그는 유업이 하나님의 약속에 의한 것이며, 율법은 그 약속을 변경시키거나 폐기시킬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3:15-18).

이제 그는 으레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을 의식하여 자문자답 형식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19】[그런즉 율법은 무엇이냐 범법함을 인하여 더한 것이라 천사들로 말미암아 중보의 손을 빌어 베푸신 것인데 약속하신 자손이 오시기까지 있을 것이라.]

[그런즉 율법은 무엇이냐]에 대해 루터(M. Luther)는 “바울의 주장을 반대하는 자들의 질문”이라고 하고, 헨드릭슨(W. Hendriksen)은 “아마도 바울의 주장을 반대하는 자들이 이미 그 질문을 했을 것이다. 아니면 그들이 그 질문을 하리라 예상했을 것이다.”라고 하며, 어드만(C. R. Erdman)은 “그 질문을 바울의 반대자들이 하였거나, 혹은 바울 자신이 율법과 신앙의 관계를 밝힐 때 자문하였는지도 모른다.”라고 하지만, 그러나 전후 문맥에 비추어 볼 때, 누구에게서나 으레 나올 질문을 예상한 바울이 스스로 자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율법이 무엇이냐고 자문한 바울은,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신 목적에 대해 [범법함을 인하여 더한 것이라]라고 설명한다.

[범법함을 인하여]에 대해서는 (1) ‘범법 또는 죄를 인식시키기위하여’라는 설,❶ (2) ‘범법 또는 범죄를 방지하기 위하여’라는 설,❷ (3) 위의 두 가지 설을 포함한 것이라는 설(M. Luther, J. A. Bengel, J. Wesley) 등이 있다.

여기서 바울이 의도하는 것은 (1)설, 즉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신 목적은 범법 또는 죄를 인식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율법은 인간으로 하여금 죄를 알게는 하지만(롬 3:20, 5:13, 7:7), 인간이 범죄하는 것을 막을 힘이 없으며, 오히려 죄를 짓도록 유혹하는 것이다(롬 7:7).

바울은 자신이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지만, 그 법이 죄의 법에 끌려가는 자신을 막지 못하는 것을 경험에 의해 설명하고 있다(롬 7:22-23).

율법은 죄를 인식케 할 뿐만 아니라 죄로 심히 죄 되게 하는 것으로(롬 7:13), 죄를 드러내며 결과적으로 죄를 증가시키고 증대시키는 것이다(롬 5:20).

결국 바울은 하나님께서 앞서 비준된 언약(약속)을 교체하기 위해서 율법을 주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언약(약속)이 완전히 이행되도록 하시기 위해 언약(약속) 위에 율법을 더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바울은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신 방법에 대해 [천사들로 말미암아 중보의 손을 빌어 베푸신 것인데]라고 설명한다.

[천사들]은 1:8의 주석을 보라.

[천사들로 말미암아], 즉 모세가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았을 때, 천사들이 개입되었다는 것은 랍비의 전승이었으며(E. Huxtable, W. Barclay, S. J. Mikolaski), 아마도 그 전승은 신명기 33:2(참조: 신 5:5, 행 7:53, 히 2:2)의 70인역 성경에 근거한 것 같다.

그 당시에 천사들이 담당한 역할에 대해, 페로운(E. H. Perowne)은 “보증인의 역할”이라고 하지만,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별도의 보증이 필요 없다는 점으로 미루어 훅스타블(H. Huxtable), 바클레이(W. Barclay), 그리고 어드만(C. R. Erdman)의 말대로 ‘전달 매개체로서의 역할’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훅스타블(E. Huxtable)은 “하늘 편에서는 전달의 매개체로서 천사가 언급되었고, 이스라엘 편에서는 선택된 수납의 매개체로서 한 중보자를 언급하고 있다.”라고 하여 두 전달 매개체를 구분하고 있다.

[중보](메시투, μεσίτου) 또는 중보자는 디모데전서 2:5, 히브리서 8:6, 9:15, 12:24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라는 설❸이 있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현대 학자들은 본절의 내용이 출애굽 20:19-20과 신명기 5:5을 지시하는 것으로 보아 모세라고 주장하고 있다.❹ 모세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라는 것은 랍비 문학에서도 현저하게 나타나 있다(E. Huxtable, S. J. Mikolaski, 이상근).

그러나 모세의 중보자 됨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자 되심은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 점에 대해, 이 상근 박사는 “모세는 오시는 그리스도의 그림자인 의미에서 중보자이지, 그리스도의 중보자성에 비할 바는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윤성범 박사는 “여기 중보는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의미의 중보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간접성을 표시하기 위함이다. 중보란 보통 양쪽을 다 같이 중개하고 대표하는 성질의 것이라야 한다. 이 말은 곧 중보는 중성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성적 중보는 약속하신 자손의 성격은 아닌 것이다. 말은 같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자로서의 성격은 간접적인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것이다. 그는 곧 하나님 자신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직접적이며 현실적인 계시 그 자체이신 것이다.”라고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율법이 주어질 때에 천사와 모세를 거쳤다는 것은, “율법이 약속에 비하여 열등하고 영속되지 못함을 암시하는 것이다”(C. R. Erdman). 이 점에 대해 헨드릭슨(W. Hendriksen)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율법이란 천사들로 말미암아 모세의 대리 행위에 의해 하나님께서 베푸신 것이므로 거룩하고 의롭고 선하지만(롬 7:12. 참조: 2:18, 8:7, 9:4), 약속보다는 못하다. 그 이유는 율법이 하나님께서 간접적으로 그의 백성에게 주신 것인 반면에, 약속은 하나님 자신이 직접 아브라함에게 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율법이 약속보다 못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일시적이며 잠정적인 기능을 가졌다는 데 있다. 그래서 바울은 [약속하신 자손이 오시기까지 있을 것이라]라고 하는 것이다.

[약속하신 자손]인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축복을 만민에게 미치게 하시고, 그분을 믿는 자에게는 성령을 주심으로써 영원한 유업의 약속이 실현되었다(3:14). 그렇기 때문에, 모세의 율법은 우리의 신앙생활의 영원불변한 법칙으로 제공된 것이 아니라, 완전한 구원을 얻기 위해 그리스도를 믿게 할 목적으로 제공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율법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는 것이며, 다만 인간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여 구원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바울 자신의 말을 빌리면, 율법은 죄를 인식하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롬 3:20, 7:7). 인간이 율법이 없을 때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않았으나(롬 5:13), 율법이 모든 인간에게 죄가 있음을 알려 주었다. 보른캄(G. Bornkamm)도 “율법은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 하나님 앞에 죄책이 있음을 선포하였다.”❺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율법은 인간들로 하여금 죄를 깨닫게 함으로써, 속죄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율법은 그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며, 그 때,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셨을 때, “문자주의적 율법과 모세의 모든 예배 체계가 끝나는 것이다”(M. Luther). 이 말은 그리스도의 도래로 말미암아 모든 율법이 폐기되었음을 뜻하는 것(M. Henry, R. C. H. Lenski)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마 5:17-18). 그러한 의미에서, 바울은 “그리스도는 모든 믿는 자에게 의를 이루기 위하여 율법의 마침이 되시니라”(롬 10:4)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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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Augustine, Beza, Vincent”(in 이상근), J. Calvin, J. B. Lightfoot, R. C. H. Lenski, C. R. Erdman, W. Hendriksen, W. T. Dayton, W. Barclay, F. Rendall, 黑崎幸吉, 윤성범, 이상근.
2) “Chrysostom, Jerome, Erasmus, De Wette”(in 이상근).
3) “Origen, Chrysostom, Augustine, Jerome”(in 이상근), J. Calvin.
4) M. Luther, J. B. Lightfoot, “Basil”(in 이상근), R. C. H. Lenski, F. Rendall, J. A. Bengel, E. D. Burton, H. Alford, M. Henry, H. Huxtable, C. R. Erdman, S. J. Mikolaski, J. Dow, 黑崎幸吉, 윤성범.
5) G. Bornkamm, op. cit., p.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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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150-155.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6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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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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