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33강 G.자녀의 신분 4:1-4a:초등 학문,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3-04-11 16:49
조회
82
※ 연재되는 필자의 주석책 「갈라디아서․에베소서」


3장 마지막 부분에서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유업을 이을 자”라고 한 바울은, 더 나아가 유업을 이을 자라도 미성년일 때와 ‘성년’❶이 된 후의 차이점에 착안하여, 율법 아래 있는 사람의 상태와 믿는 사람의 상태의 차이점에 대해 논하고 있다.
먼저, 바울은 상속자가 미성년일 경우에 대해, 【1】[내가 또 말하노니 유업을 이을 자가 모든 것의 주인이나 어렸을 동안에는 종과 다름이 없어서]라고 한다.
어린 상속자는 본래 모든 것의 소유자이지만, 일정한 기간 동안은 그 모든 소유를 자유롭게 처리할 권리가 없다는 점에서 종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러므로 바울은 어린 상속자에 대해, 【2】[그 아버지의 정한 때까지 후견인과 청지기 아래 있나니]라고 하는 것이다.
[후견인]은 에피트로푸스(ἐπιτρόπους)로서, 로마의 법에 의하면 14살 이하의 아이에 대한 일반적인 책임(J. B. Lightfoot, E. D. Burton, J. Dow)과 가사, 재산, 자녀 교육 등 일체를 위탁받은 사람을 뜻한다(黑崎幸吉).
[청지기]는 오이코노무스(οἰκονόμους)로서, οἶκος(집)와 νέμω(다스리다)의 합성어이다. 따라서 그 뜻은 ‘집을 다스리는 자’인데, 신약 성경에서는 흔한 낱말이다. 보통 ‘청지기’로 번역된 이 말은 ‘경륜’, ‘다스리는 자’, ‘시대’ 등의 뜻도 있다.
로마의 법에는 주인의 자녀가 25살이 되기까지(J. B. Lightfoot, E. D. Burton, J. Dow)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을 의미하였다(참조: 눅 12:42, 16:1-, 고전 4:2).❷
이러한 후견인과 청지기의 역할은 상속자가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아버지의 정한 때까지]로 국한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이전 상태에 대해, 바울은 【3】[이와 같이 우리도 어렸을 때에 이 세상 초등 학문 아래 있어서 종노릇하였더니]라고 설명한다.
[우리]에 대해 렌스키(R. C. H. Lenski)는 유대인들을 뜻한다고 하나, 훅스타블(E. Huxtable)과 도우(J. Dow) 그리고 黑崎幸吉의 말대로 모든 그리스도인을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바울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렸을 때에], 즉 인격 성장에 있어서 미성숙한 때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성육하시기 이전 시기,❸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리스도를 믿기 이전 시기에 [이 세상 초등 학문 아래 있어서 종노릇하였]다는 것이다.
[세상 초등 학문]이란 이 곳 외에 골로새서 2:8, 20-21에도 사용된 바울의 용어이다.
[초등 학문]에 대해 스탐(R. T. Stamm)이 잘 설명하고 있다. (1) 초등 문자, 즉 알파벧을 말하며, 여기에서 학문에 있어서 기초 교육을 의미하게 되었다. (2) 불, 공기, 흙, 물과 같은 사물의 구성 요소를 뜻한다. (3) 해와 달과 별들을 포함하는 우주의 구성 요소를 뜻한다. (4) 영들과 천사들 그리고 천상적 몸에 혼을 불어넣고, 또한 모든 공간을 횡단하고 지상의 구석진 곳과 갈라진 틈, 특히 무덤이나 사막에 거주하며 사람들을 미치게 만든다고 믿어지는 악마들을 의미한다.
이 구절의 경우, 어느 의미로 쓰여진 것인가에 대한 견해는 두 가지로 대별되어 왔다. 즉, 이를 물질적 요소로 보고 천체 숭배를 가리킨다는 설❹과 지식이란 면에서 초등 학문으로 보아 종교에 있어서 미숙한 지식이라는 설❺이 있다.
이 두 가지 견해 중 어느 하나를 택하기보다는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E. Huxtable, R. C. H. Lenski, 윤성범). 그 이유는 넓은 의미의 미숙한 종교 지식이라는 말에는 천체 숭배, 즉 우상 숭배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갈라디아 교회들은 율법주의의 종노릇하던 유대인들과 천체 숭배, 즉 우상 숭배의 종노릇하던 이방인들이 회개하여 이룬 공동체이었다. 그러므로 “바울은 유대인의 율법주의와 이방인의 모든 종교 형태를 가리켜 초등 학문이라고 일컫는 것이다”(E. D. Burton).
한 마디로 말해, 후견인과 청지기 역할을 했던 초등 학문이란 그리스도교 이외의 모든 종교와 윤리 체계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시기 이전, 그리고 그리스도를 믿기 이전의 모든 인간의 상태는 초등 학문의 종노릇이었다.
이러한 인간의 종노릇을 해결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신 것이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보내신 사건에 대해, 【4】[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 나게 하신 것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때가 차매]란 타락한 인간들로 하여금 율법과 종교와 윤리 등으로 구원받을 수 없음을 체험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들인 구주를 보내시기로 미리 정하신 시간이 다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동시에 이 말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정해진 시간이 적절하고도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J. Calvin). 그리스도의 강림에 적합한 여러 가지 조건, 즉 구원의 복음이 널리 전파되기에 가장 적합한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었다.
(1) 언어의 통일을 들 수 있다. 당시에 헬라어가 도처에 보급되어 있었으므로, 그리스도교의 선교사들이 가는 곳마다 헬라어로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2) 유대인들의 ‘회당’❻을 들 수 있다. 회당은 유대인들의 종교 생활의 중심이었으며, 따라서 열 세대 이상의 유대인들이 사는 곳이면 어디든지 회당이 있어야만 하였다. 실제로 당시의 유대인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았으며, 또한 회당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회당에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종교와 윤리에 환멸을 느끼고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들이 집회를 가졌으므로, 회당은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기에 좋은 장소가 될 수 있었다.
(3) 로마의 교통망을 들 수 있다. 당시의 세계는 로마의 판도라고 할 수 있었으므로, 잘 발달된 교통망은 복음의 선교사들이 복음을 확장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4) 로마의 평화를 들 수 있다. 당시의 로마는 온 세계에 평화와 질서를 이룩했기 때문에, 선교사들이 세계 곳곳에 복음을 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❼
(5) 당시의 인간들의 마음 상태를 들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 그들은 그리스도만이 줄 수 있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유한 계급의 인간들은 사치와 방탕이 극에 달하여 가정이 붕괴되었고, 천민 계급인 노예들은 인간이 아니라 주인을 위한 살아 있는 도구에 불과하였으며, 주인은 자기가 좋으면 노예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었다. 그리고 중간 계급인 일반 시민들은 교육과 치료와 저술 등을 비롯한 거의 모든 일을 노예들이 담당하였으므로, 극심한 무기력증과 권태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은 주로 자극적인 성적 쾌락과 합법적인 살인 행위인 검투사들의 시합에 탐닉하였다.
당시의 타락상에 대해, 세네카(Seneca)가 “여인들은 이혼하기 위해 결혼하였고, 결혼하기 위해 이혼하였다.”❽라고 한마디로 잘 설명하고 있다.
당시의 모든 상황이, 하나님께는 자신의 구원 행위를 구체화시키는 결정적인 시간이었다. 바로 그 시간에,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 나게 하신 것]이다.
[아들]은 물론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이다.
{초대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아들 되심이란 영화된 은유나, 죽을 운명인 인간이 하나님의 양자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신적 기원”(A. Clarke) 또는 “예수님의 신성”(R. Earle)을 강조하는 것이다. 존슨은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독생자이며, 또 가장 주목할 만한 사실은 모든 복음서들이 유대 문학과 대조적으로 메시아가 또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라고 하였다}(막 1:1의 주석).
성부와 성자의 관계는, 성부와 신자의 관계에 비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헨리(M. Henry)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영원하고 유일한 아들로서 신적 본질을 공유하는 분이시다. 이것은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라는 견해와 같으며, 또한 “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형상”(골 1:15)과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히 1:3)이란 말과도 같은 의미이다}(엡 1:3의 주석.)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성부와 성자는 본질이나 속성에 있어서 동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자는 피조물이 아니라 영원부터 아들로서 존재하신 하나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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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S. J. Mikolaski는 당시의 법적이며 사회적인 성인의 나이를 17~18세라고 한다.
2) E. Huxtable, W. Hendriksen, S. J. Mikolaski, R. C. H. Lenski, 黑崎幸吉.
3) M. Luther, E. Huxtable, W. Hendriksen, C. R. Erdman.
4) J. A. Bengel, “Ambrose, Augustine, Theodoret of Map, Pelagius, Chrysostom”(in 이상근).
5) H. Alford, “Jerome, Tertullian”(in 이상근), J. Calvin, F. Rendall, J. B. Lightfoot, 黑崎幸吉.
6) 참조: 최세창, 야고보서, 1:2의 주석.
7) W. Barclay, op. cit., pp. 29-34. W. Hendriksen.
8) in Ibid., pp.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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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172-177.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6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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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11 16:50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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