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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몬서 8회 II. B. b. 바울의 기쁨과 부탁(1:20-22)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15-12-16 10:24
조회
671
바울은 이제까지 해 온 부탁을 빌레몬이 들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20】[오 형제여! 나로 주 안에서 너를 인하여 기쁨을 얻게 하고 내 마음이 그리스도 안에서 평안하게 하라]라고 하였다.
[오 형제여!](나이, 아델페, ναί ἀδελφέ)란 ‘그렇소, 오 형제여’의 뜻이다. 나이(ναί)는 확인을 나타내는 감탄사로 바울이 지금까지 오네시모를 위해 부탁한 것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주 안에서]는 1:8의 주석을 보라.
[기쁨을 얻게 하고]는 오나이멘(ὀναίμην)으로서 ‘유익을 얻게 하고’ 또는 ‘도움을 얻게 하고’를 의미한다.
여기에 바울의 탁월한 어휘 사용이 나타나 있다. 즉, 오나이멘의 원형 오니네미(ὀνινημι)에서 오네시모(ὀνήσιμος)라는 명사가 파생되었다. 오네시모라는 말이 곧 유익하다는 말이니까, 바울이 빌레몬에게서 유익을 얻겠다는 말은 바울이 빌레몬에게서 오네시모를 얻겠다는 말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될 때에 바울의 [마음(1:12의 “심복”의 주석을 보라.)이 그리스도 안에서① ‘평안하게’](아나파위손, ἀναπαυσόν: 1:7의 주석을 보라.) 된다는 것이다.
바울은 자기에게 영적 빚을 진 빌레몬이, 부탁한 오네시모의 문제를 잘 해결해 주는 것이 곧 자기에게 기쁨과 평안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우리 역시 선행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과 평안을 얻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빌레몬이 허락할 수밖에 없도록 철저하게 부탁해 온 바울은, 마지막으로 빌레몬의 허락에 대한 확신을 피력함으로써 사실상 거부할 수 있는 여지를 봉쇄해 버린다. 【21】[나는 네가 순종함을 확신하므로 네게 썼노니 네가 나의 말보다 더 행할 줄을 아노라.]
[순종함](휘파코에, ὑπακοῇ)이란 말을 들어 바울이 사도적 권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이들(J. Knox, 黑崎幸吉, 이상근)이 있으나, 1:8-9의 “이러므로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많은 담력을 가지고 네게 마땅한 일로 명할 수 있으나 사랑을 인하여 도리어 간구하노니…”라는 말씀을 보아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히려 바울은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1:5, 갈 5:6)을 가진 빌레몬이기 때문에, 자기의 요구 곧 그리스도인의 의무와 사랑의 요구에 따를 것을 확신한다고 하는 것이다.②
[나의 말보다 더 행할 줄]에 대해 일반적인 것(C. R. Erdman, 黑崎幸吉)이라기보다는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켜③ 바울에게 돌려보내 시중들도록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E. E. Ellis).
바클레이(W. Barclay)는 “언제나 상대방으로부터 최상의 것을 기대하는 것이 바울의 습관이었다.”라고 하였고, 헨리(M. Henry)는 “우리에 대한 선한 생각과 기대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강하게 움직여 기대된 일을 행하도록 만든다.”라고 하였다.
빌레몬이 바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잘 이행했음은, 본서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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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보존된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오네시모를 위한 부탁을 마친 바울은, 곁들여 자기 자신을 위해 부탁한다. 【22】[오직 너는 나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라 너희 기도로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게 하여 주시기를 바라노라.]
[오직]은 하마 데 카이(ἁμα δὲ καὶ)로서 ‘그리고 동시에’ 또는 ‘그리고 게다가’ 의 뜻이다. 즉, 오네시모를 영접하는 동시에(M. R. Vincent), 또는 ‘오네시모를 영접하고, 게다가’를 의미하는 것이다.
[처소]는 크세니안(ξενίαν)으로서 ‘숙소’, ‘환대’를 의미한다(행 28:23). 여기서는 두 가지 뜻을 다 포함하고 있다.
바울이 빌레몬에게 자기를 환대하여 숙소를 준비하라고 한 것은, 그로 하여금 자기에게 빚진 것(1:19)을 갚도록 지시한 것(A. Clarke)이 아니라, 그의 믿음과 사랑에 대한 자신의 신뢰를 보이는 것이다. “적당한 부담은 사랑의 실천에 도움이 되는 법이다”(이상근).
또한, 여기에서 골로새를 방문하려는 바울의 부드러운 강요가 엿보인다. 사도는 빌레몬이 그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것을 친히 보고자 원했던 것이다(Lightfoot).④
속히 석방될 것이라는 바울의 기대는 빌립보서 2:24에도 나타난다. 그 곳에서는 마게도니아에 있는 빌립보에 갈 것을 확신하는데 비해, 이곳에서는 골로새에 가고 싶다고 한다. 아마 두 서신을 쓰는 사이에 계획을 바꿀 이유가 있었거나, 아니면 빌립보가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로마 공도 위에 위치하고 있었으므로, 로마에서 골로새에 가는 길에 빌립보를 들르겠다고 한 것 같다.
바울은 빌레몬에게 숙소를 준비하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 [너희 기도로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게 하여 주시기를 바라노라]라고 설명하였다.
[나아가게 하여 주시기를]이란 카리스테소마이(χαρισθήσομαι)로서 문자적으로는 ‘은혜로 주어지기를’ 또는 ‘호의로 허용되기를’을 의미한다. 물론,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빌레몬을 비롯한 골로새 교인들의 기도를 들으셔서, 자기를 골로새 교회에 보내 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매사에 자기 본위가 아니라, 하나님 본위의 태도를 견지하였다. 따라서 그는 매사가 기도에 의해 성취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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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 저자의 이름만 밝혔고, 같은 견해를 가진 학자가 네 명 이하일 경우 본문의 괄호 속에 이름만 밝혔음.
1) A, C, D*, F, G, I 사본 등을 따른 것인데, 대체로 “주 안에서”로 되어 있다. 의미상에는 차이가 없다.
2) 비슷한 견해를 가진 이들: M. R. Vincent, C. R. Erdman, G. E. Failing, C. S. Wemp. W. Hendriksen.
3) “H. A. W. Meyer, Lightfoot”(in 黑崎幸吉), T. E. Robertson, G. Barlow, p. 108, D. Guthrie, A. A. Rupprecht, p. 498, G. E. Failing, 박창환.
4) in 이상근.

출처: 최세창, 목회서신, 빌레몬서(서울: 글벗사, 2002년 2판 2쇄), pp. 409-411.

필자의 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전체 주석/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설교집 23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HP 010-6889-3051



전체 2

  • 2015-12-17 11:43

    바울은 하나님께서 빌레몬을 비롯한 골로새 교인들의 기도를 들으셔서, 자기를 골로새 교회에 보내 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매사에 자기 본위가 아니라, 하나님 본위의 태도를 견지하였다. 따라서 그는 매사가 기도에 의해 성취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평신도가 이같이 귀한 빌레몬서 주석을 최목사님으로 부터 읽고 배우게 됨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추위에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2015-12-18 08:40

    김정효 장로님, 필자의 빌레몬서 주석을 귀히 여기시고, 읽고 배우게 됨을 감사하신다니 더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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