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메시지
감사하라 감사하라!
깊은 가을,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추수감사의 계절입니다. 하나님께서 6천 3백여 감리교회 모두의 감사를 기뻐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감사는 영성회복의 시작입니다.
11월은 일년 열 두 달 중에서 가장 경건한 달입니다. 어둠이 깊어가는 계절적 분위기나 낙엽이 떨어져 나무가 옷을 벗는 모습은 자연이 보여주는 경건의 모양처럼 느껴집니다. 동시에 11월은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하는 축제의 절기입니다. 그런데 경건과 감사를 해치는 것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할로윈데이’입니다. 귀신들의 축제인 할로윈의 밤은 유럽에서 지켜 온 성인들을 위해 기도하는 ‘만성절’(萬聖節,All Saints’ Day)이 미국으로 건너가서 변형된 것입니다. 할로윈데이는 10월 31일이고, 만성절은 11월 1일인 것을 보면 연결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노란 호박으로 꾸민 등불을 준비하고, 온갖 서양귀신으로 분장합니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협박하며 사탕과 초콜렛을 빼앗으면서 즐기는 것입니다. 모든 성인의 날을 앞둔 밤, 저마다 차려입은 귀신의 모습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상품화된 기독교 전통입니다. 경건하게 감사로 채워져야 할 11월의 시작을 엉뚱한 풍속이 어지럽히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11월의 초하루는 전통적인 만성절이고, 교회력도 11월에 마지막 주일을 맞습니다. 그 마지막 주일이 바로 추수감사주일입니다. 11월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지나 온 시간들을 감사하고 주어진 열매를 나누며 기쁨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영성회복이 절실합니다. 우리는 노란호박이 아닌 어두워 가는 내 영혼에 등불을 켜야 합니다. 성경은 “사람의 영혼은 여호와의 등불”(잠 20:27)이라고 했습니다. 내 안에 등불을 켜는 일은 예수님께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 5:14)고 하신 말씀을 이루는 것이고, 맑은 영혼으로 시대의 징조와 하늘의 뜻을 분별하여 세상을 밝히는 것입니다. 감사는 하나님을 향해 열려있는 신앙인의 태도입니다. 감사는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고 거룩하며 존귀하게 만듭니다. 감사하는 사람은 허황된 것에 미혹되지 않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밝은 빛이 되어 주위를 환하게 하고 따스하게 합니다.
감사는 풍성한 복을 누리게 합니다.
광야생활을 마친 후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첫 수확물을 바치면서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내 조상은 방랑하는 아람 사람으로서 애굽에 내려가 거기에서 소수로 거류하였더니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번성한 민족이 되었는데, 애굽 사람이 우리를 학대하며 우리를 괴롭히며 우리에게 중노동을 시키므로 우리가 우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에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우리 음성을 들으시고 우리의 고통과 신고와 압제를 보시고”(신 26:5-7). 감사는 자신의 삶과 역사에 대한 진지한 고백과 성찰의 결과로 가능합니다. 우리의 감사는 순간순간 받은 은혜도 물론이지만, 내 삶의 내력과 역사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그때그때 원망도 많이 있었지만 그러나 내 인생 전체를 돌아보면서 하나님과 관계를 진지하게 돌아 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감사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삶을 솔직히 돌아봄으로써 더욱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험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이곳으로 인도하사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나이다”(신 26:8-9). 이것이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난과 실패, 좌절과 절망 속에서도 우리를 이끄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감사의 핵심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감사로 이길 수 있길 소망합니다. 미래를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과거를 잊고 감사를 잊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쌀쌀한 바람 함께 맞으며 서로에게 따뜻한 화로가 되어 한바탕 너털웃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게 하는 감리교회를 꿈꿉니다. 모든 교회와 가정에 한바탕 웃음 넘쳐나는 하늘 축복 가득한 11월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골 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