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메시지
교회회복, 영성회복, 세상의 빛
가을이 깊어갑니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도 그 끝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계절은 약속이나 한 듯 돌아오고 절기를 통해 지나간 날들을 돌아보며 감사와 따스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감리회 모든 교회들과 성도님들께 이런 은혜와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푸른 하늘 아래 오곡백과가 무르익듯이 온 교회 위에 풍성한 믿음의 열매를 기대합니다.
올해 10월 열리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5회 총회 슬로건은 “교회회복, 영성회복, 세상의 빛”으로 정했습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처음부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세상의 빛’이었습니다. 산업혁명의 부작용으로 어려운 영국사회를 복음으로 세웠던 교회요, 혼란하고 암울했던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좌절한 민족에게도 ‘세상의 빛’으로 희망이었던 교회였습니다. 한국 근대사에서 감리교회가 희망으로 존재했다는 것은 과소평가 할 수 없는 역사입니다. 암울한 조선말에 개화 지식인과 상민, 여성들은 복음을 듣고자 교회로 모여들었고, 숱한 인물이 감리교회에서 배출되었습니다. 3.1운동 민족지도자 33인 중 9명이 감리교 목회자였고, 건국 이후 대한민국장 추서자 30명 중 열 분이 감리교인이라는 점은 민족 수난의 시대에 민족과 더불어 희망을 꿈꾸었던 세상의 빛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감리교회의 신앙과 신학 역시 자랑할 만 합니다. 우리의 교리는 한 마디로 신앙과 행위의 일치인데, 믿음으로 구원을 받으며, 거룩한 생활을 통해 구원을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뜨거운 가슴으로, 마음과 생활의 성결을 통해, 사랑의 혁명을 일으키고자 한 것은 감리교회의 위대한 전통입니다. 영혼구원과 사회선교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온 한국 감리교회는 진정한 복음의 교회요, 세상의 방주인 구원공동체입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자랑스러운 과거 위에 존재한 교회입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미래로 흐르는 오늘의 강가에서 자신의 모습을 겸허히 비추어보아야 합니다. 코로나팬데믹 이후 교회회복, 선교현장의 회복이 절실하고,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급감,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등 우리 사회 곳곳에 하나님의 손길이 너무도 절실합니다. 선거를 통해 새롭게 선출된 연회감독들이 취임하며 새로운 리더쉽으로 제35회 총회기를 맞이합니다. 위기의 시대에 세상의 빛으로 희망이 되었던 바로 그 교회로 다시 세우는 여정을 내딛습니다. 1,500여명의 총회대표들이 한 신앙고백으로 예배드리는 것은 물론 감리교회다운 회의, 토론, 결의가 이루어지는 총회가 되길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처음 감리교회가 영적각성의 결과로 생겨난 회심의 종교요 능력의 교회였듯이, 이제 우리는 제2의 회심, 제3의 부흥을 이루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존 웨슬리의 회심과 영적각성은 우리 감리교회의 신앙적 뿌리입니다. 그 유산은 마음의 뜨거움을 통해 영적부흥과 사회적 성화를 잘 조화시킨 감리교회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한국감리교회는 하디의 영적각성으로 한국교회 부흥운동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교회회복, 영성회복, 세상의 빛으로 멋지게 쓰여지는 총회, 그래서 모든 교회와 성도님들이 ‘감리교회는 우리의 자랑이야!’하는 35회 총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독회장으로 취임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임기 전반기를 보내고 후반기를 맞는 시점입니다. 돌아보면 감사드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안정 속에 변화를 소망하며 임기를 시작했는데 목회자들과 평신도지도자들의 진심어린 협력과 지원으로 성숙한 감리교회를 확인하는 복을 누렸습니다. 입법총회를 통해 감리회의 변화를 위한 큰 틀을 준비할 수 있었고, 선거권자 확대를 적용한 감독선거도 마쳤습니다. 새로운 총회기를 맞으며 은총의 열매를 어떻게 갈무리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할 때가 다가옵니다. 여러분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