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76주년 및 2021년 남북평화통일공동기도주일 메세지
마른 뼈도 살려 군대를 만드시는 하나님!
감독회장 이철
광복 76주년이자 1989년부터 남북의 합의로 지켜오고 있는 남북평화통일공동기도주일을 맞았습니다.
8.15, 이 날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일제 강점시기에 민족과 교회가 겪은 고난과 아픔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반복하여 고백하듯, 민족의 수난과 광복을 기억하고 감사함으로써 제2, 제3의 8.15 해방의 감격을 불러일으켜야 할 것입니다.
여전히 반복되는 과거사 반성을 둘러싼 시비를 보면 아직 일제의 우산을 완전히 벗겨버리지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과거의 짐을 벗고, 온전한 해방을 이루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가를 깨닫게 합니다. 수난과 해방을 기억하는 지금, 우리 자신부터 청산과 극복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헐 것과 세울 것, 지킬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여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언제나 당면 과제입니다. 일본 정부는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의 기반 위에서 상호 공존과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국민과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방역 당국 및 보건 의료진과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들 편에 서서 인내하고 고통을 나누며 코로나19를 치유하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제의 식민지 압제와 전쟁과 분단으로 얼룩진 20세기의 폭력과 비극을 가슴 깊이 기억하며 자유와 평화를 바탕으로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는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종교계를 비롯하여 모든 국민들이 함께 해야 합니다.
한국현대사와 무관한 한국교회사는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해방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민족의 독립에 앞장서고, 민족에게 희망의 복음을 전했던 분들의 피와 눈물과 땀의 결실이었습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항일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숱한 희생자를 냈던 대표적인 교회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역시 청산해야할 부끄러운 과거가 있음을 고백하며, 철저한 반성으로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민족의 교회가 되겠습니다. ‘세상의 빛으로 다시 서는 감리교회’가 되기 위해 혼란한 우리의 모습을 정리하고 처음 교회의 사랑을 회복하고, 영적으로 성숙한 신앙공동체가 되려고 기도하며, 봉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외된 이웃의 무거운 짐을 나누어지고, 시민사회와 민족공동체의 소중한 일원으로서 십자가를 지는 일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선열들의 독립운동과 애국운동이 그 시대에 요청되는 희망이었다면, 광복 76주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새로운 8.15정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민족의 화해이며, 평화로운 통일의 과제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케 하시는 하나님”(고후 5:18)의 뜻이 우리 민족에게 실현되어 완전한 출애굽, 곧 해방의 사건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구약성경 에스겔에 등장하는 마른 뼈들에게 “너희 속에 생기를 넣으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겔37:6)고 말씀하시며 능력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남과 북의 모든 이들이 함께 경험하기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