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메시지
믿음의 눈으로 여는 2024년
해가 밝았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시간이지만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과 계획 속에서 한 해를 맞이하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2024년에는 국내외 6,700개 교회와 1,300명에 이르는 선교사들, 120만 감리교인 여러분 모두에게 기쁨과 감사가 넘치시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 민족에게는 화해와 번영의 물결이 넘실대고, 세계 구석구석까지 사랑과 은총의 빛이 비춰져 평화가 넘쳐나길 기원합니다.
때를 분별하는 믿음의 눈
기독교의 시간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세월은 쏜살같이 빠르게 날아가지만, 그 방향과 목적이 있음을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때가 꽉 찬 경륜을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코헬렛은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전 3:1) 라고 말씀합니다. 그 시간의 매듭은 ‘출생과 죽음, 파종과 수확, 슬픔과 기쁨, 획득과 상실, 침묵과 외침 그리고 전쟁과 평화’로 요약됩니다. 이것은 만인의 상식이고, 역사의 교훈입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시간에 쫓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교회력에 따라 하나님의 시간을 순례해 나가는 사람들입니다. 한 걸음, 두 걸음 우리의 삶의 시계와 역사의 나침반을 확인하고, 경건을 훈련하고 사랑을 연습하면서 성화의 삶을 이루어가야 할 것입니다. 새해는 언제나 주현절과 함께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신 것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새해가 시작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을 분별하는 믿음의 눈입니다. 언제나 ‘코앞의 일’에만 머물러 시시비비를 가리고 진통을 겪었습니다. 지금 사람살이나 우리 사회가 겪는 진통은 헐 때와 세울 때를 분간하지 못하는데서 온 것입니다. 구약성경에서 ‘눈’을 표현하는 단어는 복수형인 ‘에네’입니다. 단수형 ‘아인’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두 개의 눈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을 보는 눈과 영원을 보는 또다른 눈이 있어야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시계를 보지 말고 나침반을 보라”는 스티븐 코비의 충고와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후4:18)는 사도 바울의 고백을 새기며 새해를 진정한 믿음으로 여는 은혜와 축복이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감리교회에 주어진 믿음의 기회
한국 감리교회는 무한한 발전과 성장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선교 140년에 이르는 역사의 흔적들이 우리의 가능성을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감리교회는 항상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영적인 힘을 지녔고, ‘하나의 교회’를 지켜왔습니다. 그 생생한 체험과 역사를 오늘에 계승해야 합니다. 그것은 영적으로 각성하고 다시 부흥할 능력을 얻으며, 세상에서 칭찬 듣는 교회가 되는 일입니다. 올해는 우리 감리교회의 미래를 열어갈 전환점의 해입니다. 감독회장과 연회감독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먼저 기도 가운데 다시 한번 마음 조아리고 성령께 우리의 지도력을 위임해 드리고 ‘세상의 빛’으로 서는 감리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와 갈렙과 같은 믿음의 눈을 허락하시길 기도합니다. 요셉과 같이 형통케 하시길 소원합니다. 느헤미야의 눈물을 허락하시고, 웨슬리의 뜨거운 가슴을 허락하실 줄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