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메시지
모든 것 감사!
깊은 가을,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의 계절입니다. 하나님께서 6천 3백여 감리교회 모두의 감사를 기뻐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이 넓은 논판에 씨뿌려/ 풍년의 가을이 돌아오면/ 누렇게 누렇게 벼이삭/ 우거 우거져 파도치지/ 에헤라 뿌려라/ 씨를 활활 뿌려라/ 땅의 젖을 짜먹고/ 왓싹 왓싹 자라나게”
소련 스탈린 통치시대인 1937년 10월, 연해주의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해 온 첫 기착지 카자흐스탄 우스또베에서 땅굴을 파고 겨울을 난 후 이듬해 땅을 일구고 연해주에서 가져 온 씨앗을 뿌렸습니다. 그 해 가을, 첫 곡식을 거두며 불렸던 추수노래입니다. 광야생활을 마친 후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첫 수확물을 바치면서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내 조상은 방랑하는 아람 사람으로서 애굽에 내려가 거기에서 소수로 거류하였더니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번성한 민족이 되었는데, 애굽 사람이 우리를 학대하며 우리를 괴롭히며 우리에게 중노동을 시키므로 우리가 우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에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우리 음성을 들으시고 우리의 고통과 신고와 압제를 보시고”(신 26:5-7). 절망과 고통, 아픔이 씨앗이라면 감사는 그 열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모든 과정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고백할 수 있는 것이 은혜요 축복입니다. 감사는 지나 온 시간에 대한 진지한 고백과 성찰의 결과로 가능합니다.
감독회장을 취임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목회자들에게는 목회하는 즐거움을 주고 평신도들에게는 감리교인(Methodist)인 것이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약속을 하며 무엇보다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교리와 장정을 재정비하여 변화와 위기에 대응하는 감리교회를 세우기 위한 입법의회도 두 번이나 마쳤습니다. 불만족스럽고, 원망할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다툼과 분쟁이 남아 있고, 아직 화해와 완전한 안정의 끝은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마틴 루터는 담대하게 말하였습니다. “나의 앞 길 알지 못하나 누가 나를 인도하는지 내가 아노니 무엇을 두려워하리오”. 저는 믿습니다. “여호와께서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험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이곳으로 인도하사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나이다”(신 26:8-9). 이것이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고난과 실패, 좌절과 절망 속에서도 우리를 이끄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감사의 핵심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감리교회의 밝은 미래를 이루어가도록 도와주심을 확신합니다. 감사절은 해마다 교회력으로 마지막에 옵니다. 지나 온 시간에 대한 성찰과 감사를 통해 성숙하는 기회를 맞도록 하나님이 주신 기회입니다. 어둠이 깊어가는 계절이지만 감사로 영혼의 등불을 켜는 하늘 축복 가득한 11월이 되고, 일 마다, 때 마다 온 교회 위에 과분한 은총이 넘치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