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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청과 메뚜기 그리고 낙타 털옷

작성자
노재신
작성일
2015-12-25 07:06
조회
1947
시험 하던 자가 떠나가자 세례요한의 몸과 마음은 지칠데로 지쳐있었습니다.
그도그런것이 부자집은 아니었어도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자랐던 요한이 광야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된 일이되었기 때문입니다. 낮시간의 뜨거운 열기와 밤 시간의 살을 애는 듯한 추위는 그의 몸을 지쳐가게 했으며 먹을 것이 부족한 광야에서의 생활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가 입고 있던 옷들은 헤어졌고 여기저기 가시 나무들에 글켜 상처가 없는 곳이 없었으며 손과 발은 늘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누가 봐도 세례 요한은 정상인이라 할 수 없는 몰골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요단강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씩 웃었습니다.
"요한아! 네 몰골이 형편없어 졌구나! 너 왜 이러고 여기에 있는 게니? 네가 원하는게 진정 뭐야?"하며
자조섞인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시험하던 자가 떠나간지 얼마되지 않아 세례 요한은 몹시 몸이 아팠습니다.
밤새 끙끙대며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이 세례 요한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여기서 죽게되는 것인가! 하~~ 주님이 오심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그리고 기다리던 메시야는 나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허상일까? 주여, 이 가엽고 불상한 자를 돌아 보옵소서. 주께서 이 생명을 거둬 가신다면 어찌 할 수 없겠으나 이 민족, 당신이 택한 아브라함의 자손들인 이스라엘을 돌아 보옵소서. 그리고 어서 빨리 이 곳에 메시야가 오심으로 오늘 이 밤도 눈물로 침상을 적시는 많은 연약한 심령들을 돌아보옵소서. 주님의 뜻을 이루어 주시옵서서! 아멘'

마지막 하소연이라도 하는 듯 외친 세례 요한은 잠이들었습니다.

꿈을 꾸었습니다. 한참을 어디론가 걸어가는 데 저 멀리에 사람들의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니 여럿의 사람들이 한 사람을 두들겨 패고 있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그들에게 찾아가 매를 맞는 사람의 어깨를 붙잡아 안으며 외쳤습니다. "아니, 당신들은 누구이길래 이 가엷은 사람을 이리도 무심하게 두둘겨 팬단 말입니까? 어서 일어나십시요. 내가 당신을 보호하겠습니다." 하며 쓰러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다 깜짝 놀라 뒤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매를 맞고 있던 사람의 얼굴은 다름 아닌 요한 자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두둘겨 패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둘러 보았더니 더욱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몸둥이로 두둘겨 패던 사람들도 다른 아닌 요한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도 놀란 셰례 요한은 잠에서 깨어 났습니다.
이제 곧 먼동이 떠오를 것만 같은 새벽녁이 되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요한은 그 꿈이 너무도 선명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자신 속 깊은 곳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구토를 토해냈습니다. 속이 뒤틀리고 온 몸은 뜨거운 열기로 달아 오른 요한은 쓰러지며 또 다시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주께 기도를 하였습니다.

"주님, 나를 돌아보옵소서. 나를 불쌍히 여기시며 긍휼을 베푸시옵소서.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어리석은 자였습니다. 주님, 이 연약하고 믿음이 없는 자를 돌아보옵소서. 내게 긍휼과 자비를 허락하옵소서. 내가 여기서 죽게 되었사오니 나를 돌보시옵소서. 나는 죄 많은 자이며 나는 오만한 자였으며 나는 내 욕심을 감추며 살아온 가식쟁이였사오니 죄인의 이름을 부르실 때 내 이름을 부르시옵소서. 다만 비오며 바라는 것은 주님의 용서와 사랑입니다. 주님의 은혜이오니 이 부족한 자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날이 점점 훤하게 밝아 오고 있었지만 요한은 탈진 상태가 되어 일어설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누군가 세례 요한을 찾아 왔습니다.
그의 얼굴은 희미하였으나 그의 미소는 온화하고 따스했습니다.
그의 옷은 해같이 빛 났으나 눈이 부시지 않았습니다.

"요한아! 네가 여기에 쓰러져 있으면 어찌 한단 말이냐? 자 일어나거라 나와 함께 가자!"
"당신은 누구십니가? 당신은 누구시길내 내게 다가와 나를 데려가시려 하십시니까? 당신은 천사입니까? 그렇다면 혹 내가 죽은 것입니까? 당신의 이름은 누구이십니까?"
"내 이름이 그리도 궁금하느냐? 내 이름은 돕는 자다. 주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셨으니 이제 내게 모든 것을 맡기라. 그리고 요한 당신은 죽은 것이 아니니 이 모든 일에 놀라워 말라."

돕는 사람은 요한을 부축여 여명이 비춰오는 언덕에 쉬게 하여 주었습니다.
그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은 너무도 눈이 부셨습니다.
몸은 탈진하여 지쳐 있었지만 그의 마음만은 어느 때보다 가볍고 평안하였습니다.

돕는 사람은 잠시 어디를 다녀오더니 요한의 입에 무언가를 넣어 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향긋한 맛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요한 네가 이제부터 먹어야 할 새로운 양식이다. 이것은 주님의 부지런한 일꾼들이 너를 위하여 세상에서 가장 아름 다운 것으로 부터 따 온 것이니 이것을 먹으라 그러면 네가 살리라."
"주님, 너무도 달콤하고 너무도 향긋합니다. 제가 여지껏 먹어 본 음식 가운데 가장 맛있는 것이온 데 이 끈적한 음식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이것은 너희들은 석청이라 하더구나."
"아~~ 석청... 네 들어는 봤습니다. 석청이 이리도 만난 것이었군요. 하하하"
세례 요한은 힘없이 웃었습니다.
석청은 탈진된 요한의 원기를 회복시켜 흐트러진 정신을 맑게 해 주었습니다.

또 돕는 사람은 잠시 어딘가를 다녀 왔습니다.
그리곤 또 다시 요한의 입에 무언가를 넣어 주었습니다.
이번엔 좀 딱딱하기도 하고 거칠 거칠하고 씹으면 톡 터지는 것이 그리 좋은 느낌의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주님, 이번에 주신 이 음식은 무엇입니까?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라 좀 먹기가 거북스럽습니다. 이거 꼭 제가 먹어야 합니까?"
"그렇다. 이 음식 또한 주님의 일꾼이니 꼭 요한 네가 먹어야 할 음식이다. 이들 또한 주님의 일꾼들이나 자비함이 없는 진멸자들이니 이 진멸자들이 이 땅에 가득해 진다면 그 때는 엄청난 재앙이 임박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세례 요한의 입속으로 들어온 진멸자라 불려진 음식은 황충이라고도 불려지는 메뚜기었습니다.
먹기는 거칠고 불편하였으나 몇 개를 먹고 나니 온 몸에 다시 힘이 돋는 것 같았습니다.

돕는 사람은 다시 요한의 곁을 떠나 저 만큼 떨어진 곳에서 뭔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원기기 회복이되고 힘이 돋아나자 일어나 그가 무엇을 하는 지 보려고 가까이 나갔습니다.
"아니 당신은 그 곳에서 무엇을 이리도 열심이십니까?"
"아! 일어났구나. 자 이제 이것을 잘 보아 두어라. 이 동물의 이름은 사람의 일꾼이다. 이 동물의 가죽을 손질하는 방법을 잘 지켜 보았다가 이 사람의 일꾼의 가죽으로 너의 옷을 삼으라. 이것이 요한 네게게 허락하는 새 옷이 될 것이다."

집에서 나올 때 입었던 옷은 다 헤어져 낡아 있었습니다.
자신의 옷을 어루 만지작 거리다 그 동물을 보았더니 그것은 다름 아닌 낙타였던 것입니다.
'아~ 그래서 사람들의 일꾼이라 하신 것이군. 흐 흐 참 이름도 잘 지으시네.'

"요한, 너는 이제부터 주님의 일꾼들이 가져다 주는 음식을 먹게 될 것이다. 네가 지치고 힘들 때면 이 음식들을 찾아 먹으라. 광야에서의 너의 고달픈 몸의 건강을 회복시켜 줄 것이다. "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왜 하필 낙타의 가죽이란 말입니까? 난 기왕이면 양의 가죽이 더 좋은데. 양의 가죽을 입으면 안되겠습니까?"
"안된다. 너는 반드시 아 낙타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어야만 할 것이다. 이 낙타는 자신을 죽여 너를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지켜 줄 것이다. 그러니 후에라도 절대 이 낙타의 고기는 먹지 말고 땅에 잘 묻어주고 흙으로 다시 돌려 보내 줄 것이며 가죽 만을 취하여 너의 옷으로 삼으라. 그래야만 네게 다가올 큰 환란을 피할 수 있도록 사람의 종들이 도울 것이다. 네게는 양의 가죽이 필요치 않고 이 낙타의 가죽이 필요하니 반드시 그것을 기억 하도록 하라. 만약 네가 이 말을 기억하지 못하고 양의 가죽으로 된 옷을 입게 된다면 더 이상 사람의 종들이 너를 지켜주지 않으리라."
돕는 사람은 요한이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또 하였습니다.

"자 아제 다 됐으니 이 낙타 가죽으로 된 옷을 입어 보라. 바로 만든 것이라 좀 그렇지만 잘 말려서 입게 된다면 너의 몸을 반드시 잘 감싸고 보호해 줄 것 이다. 그러면 나는 내 할일을 다 한 것 같으니 이 후엔 다른 이들이 너를 돕게 될 것이다. 그들이 저 멀리에서 이곳으로 나아오고 있구나. 그러니 나는 내 갈길로 돌아가련다."
"아니 주님, 나와 함께 더 머무시지요.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러니 나와 함께 머물러 주면 안되겠습니까?"
"걱정하지 말라. 나는 네 곁을 떠나지만 다른 일꾼들이 요한 너를 도울 것이며 무엇보다 하나님이 요한 너와 늘 함께 하실 터이니 모든 염려는 그 분게 맡기라. 그리고 언젠간 네 꿈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 때가 곧 머지 않았구나."

돕는 사람은 요한을 떠나 저 멀리로 멀어져 갔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은 어디로 가십니까?"
"지금은 내가 어디로 가는 지 네가 모르겠으나 언젠가 요한 너도 내가 가는 이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러니 조급해 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곧 나를 믿으라.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리라."

그렇게 돕는 사람은 요한을 떠나갔습니다.
그 때부터 세례 요한은 석청과 메뚜기 그리고 낙타 털옷을 입고 먹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종들과 사람의 종이 세례 요한을 수종들게 된 것입니다.

돕는 사람의 모습이 가물가물 보이지 않게 되자 이른 아침 저 멀리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요한을 찾아 요단강가를 찾아 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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