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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이다 돈지랄...

작성자
노재신
작성일
2016-01-29 21:18
조회
2945
어느 마을에 수억을 들여 커다란 느티나무를 마을 한 가운데 옮겨 심으려 했습니다.
나무 가격만 1억이 넘었고 옮겨 심는데도 수억이 들었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험을 드는데도 1억 이상의 돈을 들였습니다.
이 마을이 이 느티나무를 옮겨 심으려 하는 이유는 마을을 대표할만한 상징물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느티나무는 크고 그늘이 넓어 옛날부터 마을의 수호목으로 인정을 받아 왔습니다.
그로인해 대부분의 성왕당 나무가 느티나무나 팽나무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느티나무를 마을 중앙에 옮겨 심음으로 마을의 상징물로 삼고 마을이 평화롭고 따스함이 가득한 마을로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을 주민들의 바램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 비싼 돈을 들여 느티나무를 마을의 중심에 심는 것은 쓸데 없는 돈낭비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차라리 작은 나무를 심어 크게 가꿀 것이지 저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느티나무를 옮겨 심는 돈으로 마을 발전을 위해 쓴다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런 가운데서도 그렇게 돈을 들여 느티나무를 옮기려 하는 것 그 자체를 부러워 하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느티나무를 옮기기로 한 날이 되어 동네 사람들은 마을 회관에 모여 커다란 환영식과 더불어 잔치를 베풀며 흥겨워 했습니다. 주변에 있는 마을 주민들도 좋은 구경거리라 하여 모여들었고 여기 저기에서 축한다는 소리가 마을의 분위기를 흥겹게 만들었습니다.

포크래인들과 크랜인이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많은 인부들이 일찍이 느티나무를 맞이할 준비를 마춰둔 상태였습니다.
마을이 생긴이래 가장 큰 공사요 가장 큰 잔치며 가장 큰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느티나무를 두고 있었던 지난 모든 마을 사람들의 설왕설래의 잡음들은 부질없는 염려처럼 보여졌습니다.
마을 주민들에 의해 흥겹게 울려 퍼지는 농악소리는 모든 일들이 잘 될 것 만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미리 준비된 자리에 300여년의 수령처럼 느껴지는 커다랗고 멋진 느티나무가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느티나무의 가지가 둥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고 약간 비대칭의 모습으로 한편에 치우쳐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그냥 보기엔 큰 흠이 될 만큼 치우친 것도 아니었습니다.

휴가를 앞 둔 군인의 눈엔 구두의 광택이 덜 빛나 보이기도 하고 각잡은 옷깃들이 덜 잡힌 듯 보이기도 하는 것같이
마을 주민들에겐 매우 예민한 문제였지만 다른 동네 사람들은 그러한 예민함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가지가 어디로 뻗느냐에 따라, 나무의 앞모습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마을 주민들은 환호하기도 하고 격하게 따지기도 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무를 심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동네 사람들의 눈엔 그게 그것처럼 보일 뿐 뭐가 더 좋고 뭐가 더 나쁘다는 것인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그 동네의 가장 큰 어르신의 지시에 따라 수령 300여년이 넘는 느티나무는 재 자리를 잡는 듯 했습니다.

그 다음날이 되자 그 동네의 가장 큰 유지가 느티나무를 찾아와 자신의 집에서 보기엔 별로라 하며 나무의 방향을 틀어버렸습니다.
또 다음 날이 되자 마을 이장이 느티나무를 찾아와 자신의 집에서 보기엔 또 별로라 하며 나무의 방향를 틀었습니다.
또 그 다음 날엔 마을 발전 위원장이 느티나무를 찾아와 자신의 집에서 보기에 좋지 않다하며 느티나무의 방향을 틀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이들이 반복이 되자 나무를 옮겨 심은 식목업자와 보혐 담당자가 찾아와 한번만 더 옮기게 된다면 느티나무가 재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충고를 하였습니다.
느티나무엔 수액이 주렁주렁 매달리며 집중 관리에 들어갔고 주변엔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울타리도 쳐졌습니다.

너무도 힘겹게 힘겹게 심겨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티나무가 뿌리를 내려 이 마을의 상질물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깊어져 갈 무렵 그 동네에 풍수지리를 잘 본다는 사람이 나타나 느티나무가 마을 중심에 자리를 잡음으로 마을이 더 풍요롭게 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풍수를 잘 본다는 사람의 칭찬이 있자 마을 주민들의 기대감은 더욱 크게 부풀려졌습니다.

그런데 풍수지리를 잘 본다는 사람이 마을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지금 느티나무의 자리가 조금 잘 못 놓여짐으로 더 큰 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인데 지금의 느티나무라면 그 기운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술렁였습니다.
풍수를 잘 본다는 사람의 말 한 마디는 모든 동네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 가버렸을 뿐만 아니라 전체 마을 주민들을 온통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급기야 마을의 긴급회의가 열렸습니다.
식목 업자와 보험 담당자는 더 이상 절대로 느티나무를 건드려선 안된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의 뜻은 더욱 완강해져만 갔습니다.

보험 담당자는 만약 나무를 한 번 더 건드릴 경우라면 보험 가입은 무효가 되며 보험금액도 환급할 수 없다 하였습니다.
식목업자는 마을 주민들이 간절히 원한다면 한 번 더 나무를 움직일 수는 있겠으나 나무의 생사의 책임은 전적으로 마을 주민들이 감당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주민들은 이미 풍수를 잘 본다는 사람의 말에 세뇌라도 된듯 모든 책임은 자신들이 질 것이라 하며 느티나무를 풍수지리를 잘 본다는 사람의 말에 따라 자리를 다시 잡게 하였습니다.
느티나무가 다시 움직여진 후 마을 주민들은 느티나무가 죽을 새라 수액을 전보다 배나 주렁주렁 매달아 주기도 하고 정성을 다 들여 순번제로 돌아가면 나무를 돌보기도 하였습니다.

겨울이 지나가고 이제 서서히 잎새가 피어 오를 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느티나무는 잎새를 틔우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나무 가지가 죽은 것이 아닌지라 조금 늦게 틔울뿐 곧 싹이 날 것이라 하며 희망을 놓치 않고 기다렸습니다.
다른 나무들의 잎 색깔은 점점 짙어갈 무렵 드디어 느니타무에도 싹이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커다란 느티나무 가지 가지 마다 풍성하게 나야할 새싹들은 뭉텅 뭉텅 군데 군데 싹이 날뿐 여기 저기 가지들이 말라죽은 기색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느티나무가 죽지는 않았지만 옮겨 심기 이전의 그 늠늠한 가지들의 풍성한 잎새들의 가득함은 사라진지 오래처럼 보였습니다.
마치 늙은 폐닭이 깃털이 여기저기 다 빠져 볼품 없게 된 것과 같이 수령 300여년을 자랑하던 느티나무는 그냥 늙어 볼품 없는 나무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풍수지리를 잘 본다는 사람은 말을 하였습니다.
"햐~~ 저 나무만 제대로 살았다면 이 동네는 지금보다더 훨씬 더 번창하고 번창할 것인데.....참 아깝게 되었구만!"
보험 담당자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것 보세요. 왜 그냥 두시지 저게 뭡니까? 마지막에 옮기지만 않았어도 저렇게 되진 않았을 것인데...보험 지급은 없습니다."
식목 담당자도 말을 하였습니다.
"저 나무가 저리 된 것은 전적으로 제 탓이 아닙니다. 분명 마을 주민 여러분들이 책임을 지신다 하셨지요? 그래도 저는 제가 할수 있는 최선은 다했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서 저정도라도 살아 난 것입니다."
주변 마을 사람들은 느티나무를 바라보며 말을 하였습니다.
"ㅎㅎㅎ 돈지랄이다 돈지랄... 그러게 누가 그 큰 나무를 옮겨 심어... 이 바보들아! 잘 됐네. 잘 됐어!"

수령 300여년을 자랑하던 느티나무는 그 마을의 영광스런 상징물이 아니라 그 마을의 부끄러움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마다 갖고 있는 욕심만 내려 놓았다면 느티나무도 살고 마을도 멋진 상징물을 얻어 분명 처음 생각했던 것과 같이 더 따뜻하고 살기좋은 풍요로운 마을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전체 8

  • 2016-02-02 10:50

    나무는 저의 스승인데 스승을 옮기니 탈이 날거에요.


  • 2016-01-31 10:14

    이 이야기 가운데 느티나무만 30여년 전에 있었던 실재 이야기입니다.
    그 때는 느티나무 한그루가 아니라 두구루였는데 다음 로드뷰로 확인해 보니 제대로 싹을 틔우지 못해 흉물스러워서 두 그루다 제거 된 듯 합니다.
    그리고 느티나무를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는 제가 만들어낸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2%의 진실과 98%의 허구로 만들어진 이야기이니 이점 널리 이해하여 주십시요.^^(읽는 분이 많아 오해가 있으실 것 같아 이점을 밝힙니다.)


  • 2016-01-31 13:26

    지랄이 아니라 知亂이니


    • 2016-01-31 17:25

      지랄: 1) 마구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함부로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
      2) 간질을 속되게 이르는 말


  • 2016-02-01 08:59

    돈이 지랄을 한다. ㅎㅎㅎ
    돌다의 관형언 \'돈\'.... 돈지랄
    돈(화폐, 지폐 등)은 귀한 것이니....돈지난(?)


    • 2016-02-01 09:53

      ㅎㅎㅎ 돈이 지랄하는 게 아니라 돈을 갖고 탐욕이 있는 사람들이 지랄을 하는 것이지요.
      어찌 행은 읽으시면서 행간을 읽지 못하십니까?
      지금도 돈이 지랄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갖고 지랄하는 탐욕적 이들이 많은 이치와 같습니다.


  • 2016-02-01 10:51

    역전,앞과 같으니
    돈,지랄
    사람이 지랄을 하지 어찌 돈이 지랄을 하나.........ㅎㅎㅎ


    • 2016-02-01 1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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