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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징 파트너즈

작성자
이경남
작성일
2018-11-26 17:00
조회
658

체인징 파트너즈
-이경남

음봉에서 아산 온천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숲속의 둥지라는 찻집이 있다
황토방으로 지어지고
목재로 인테리어가 된
그리고 잔디밭과 조형물이 놓여 있는
아름다운 찻집이다
고향에 다녀오며 우연히 이 찻집에 들렸는데
마침 추억의 올드 팝송
체인징 파트너즈가 흘러 나온다

나는 지금 당신의 품에 안겨 월츠를 추고 있죠
그러나 파트너를 바꾸라네요
순간 내 팔은 힘을 잃고
내 눈은 허공을 응시한채 멈추어져 버렸어요
이 짧은 순간 내 가슴에 무슨 일이 일어난거죠

불현듯 내 삶이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
좋은 부모 만나 학비 걱정없이
자유롭게 아니 철없이 흔들리던
또 마음의 연모와는 달리 늘 고독해야만 했던...

그러나 한없이 자유롭기만한 내 영혼과는 달리
나는 신실한 아내를 만나
마음의 안정 찾고
미숙한 전도자의 삶을 시작했고
그래 행여 그의 이름에 누가 될까
끝없이 나를 다 잡으며 절제하고
선과 의를 구하며 살아온게
아니 그러면서도 부끄러움만 남은게
지난 30여년의 내 인생이다

그러나 이제 내게도 이런 삶을 내려 놓아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고 있다
머쟎아 나에게는 분에 넘친 이 멍에가 벗겨지고
또 부모 형제와 가족에 대한 책임마져 가벼워지면
나는 다시 그 자유로운 영혼으로 돌아갈지 모르겠다

다시 요한 스트라우스의 월츠나
모짜르트의 협주곡을 듣고
프랑시스 쟘이나 워즈워드의 시를 읽고
박봉우의 휴전선이나
신동엽의 금강을 읽으며 전율하던
어쩌면 애증의 추억으로 남아 있는 지난 날의 여인들을 만나
용서를 빌고 용서하는
뒤늦은 해후의 시간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념에 잠긴 순간
체인징 파트너즈의 마지막 소절이 흘러 나온다

"당신을 다시 내 팔에 안을 때까지 나는 파트너를 바꿀거예요
그리고 다시는 내 사랑 당신을 바꾸지 않을거예요"

2018.11.26. 월요일 쓸쓸한 늦가을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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