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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껏 서원한 입다의 비극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18-12-17 13:14
조회
1479
1. 시작하는 말

소신껏 밀고 나가야 한다는 말들을 합니다. 종교와 세상의 지도층에도 소신껏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걱정입니다. 줏대 없이 권력자들이나 집단 세력에 아부하는 사람과 부당한 지시에 순종하는 사람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소신껏 하는 사람을 보면 속이 다 시원합니다. 그러나 소신껏 하는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소신껏 한 말과 행동은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신껏 하는 사람은, 반드시 세 가지를 명심해야만 합니다. 첫째, 소신이 타당성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소신껏 하는 언행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므로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셋째, 소신이 하나님의 뜻에 합해야 합니다.

2. 성령의 감동을 받은 입다가 소신껏 한 서원 기도

사사 시대에, 암몬 군대가 이스라엘을 치려고 길르앗에 진을 치고 있었고, 이스라엘군은 미스바에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거족적인 위기에, 길르앗 사람인 큰 용사 입다가 장로들과 백성의 추대로 통치자이자 장관이 되었습니다. 입다는 하나님께 기도하고 암몬 왕에게 사자를 보내어 협상했지만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그때에, 하나님의 신이신 성령께서 임하셨고, 계시를 받은 입다는 암몬 군대를 향해 진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입다는 하나님께서 승리하여 돌아가게 해 주시면, 자기 집 문에서 나와 환영하는 사람을 번제물로 바치겠다고 서원했습니다. 입다는 당연히 집안의 노예나 일꾼이나 사병이나 군인이 먼저 나와서 환영하고, 가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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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를 받으며 나중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사람을 태워 제물로 바치는 악습은, 다른 종교를 믿는 주변국들에서 행했습니다. 그런데 입다가 소신을 가지고 그 악습을 행하겠다고 하나님께 서원한 것입니다. 지시를 받은 것도, 압력을 받은 것도, 급박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소신껏 한 서원입니다.
입다는 개선장군이 된 자기를 자기 집 문에서 나와 환영하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간에, 자기 마음대로 불에 태워 죽여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므로 하나님의 뜻에 합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자기는 장로들과 백성들의 추대를 받은 통치권자요 하나님의 신이신 성령의 감동을 받은, 하나님의 사자이므로 자기가 소신껏 하는 모든 생각과 일은 하나님의 뜻과 합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 입다는 교만병이 심화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족이 아닌 노예나 집안의 일꾼이나 부하들의 생명을 경시했습니다. 그들도 하나님의 피조물임을 망각한 것입니다. 입다는 통치자인 자기와 가족들만 살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비뚤어진 사람들의 멸시 천대를 받는 사람들도 하나님 앞에서 살 가치가 있는 것을 알아야 했습니다.
입다의 서원은 타당성이 없는 것입니다. 입다 자신은 통치권자요 하나님의 사자이므로 무엇을 하든 하나님의 뜻이라고 여겼지만, 환영하러 나왔다가 억울하게 불에 타 죽을 사람이 누가 될지 몰랐습니다. 결정적인 문제는 입다의 서원 기도가 그의 판단과는 달리,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이었습니다. 미가 6:8을 보면,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했습니다. 잠언 20:25에는, “함부로 이 물건을 거룩하다 하여 서원하고 그 후에 살피면 그것이 그물이 되느니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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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들과 백성의 추대를 받아 통치자가 됐을 정도의 실력자인 입다가, 그 정도도 몰랐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들의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어느 분야의 높은 지위가 인격과 모든 면에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증거가 아닌데도, 그런 착각에 빠지는 것입니다. 자기의 소신이나 판단보다 더 좋은 남들의 소신이나 판단은 없다는 우매한 생각으로 모든 일에 전횡을 일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인 경우에는, 하나님께서 인정하셔서 지도자로 세우셨다는 자부심이 강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의 감동을 받은 지도자이므로, 자신의 생각과 언행은 하나님의 뜻에 합한 것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자의식은 불행히도 소신을 더 강하게 하는 것입니다.
의식 수준이 높은 사람도 어떤 지식이나 교리, 어떤 이념이나 사상, 돈이나 출세, 음란이나 죄악의 낙, 어떤 남자나 여자에 쏠리면 편협하고 위험한 소신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입다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아들인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는 말씀을 염두에 두고, 그런 서원을 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생각은 하나님의 뜻을 오해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아들인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하신 것은 백세에 얻은 아들인 이삭을, 선물하신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아브라함을 위한 시험이었지, 번제물로 받으시겠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막상 아브라함이 장작더미 위에 아들인 이삭을 결박하여 올려놓은 후에 칼을 잡고 잡으려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 막으시지 않았습니까? 실상,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번제물로 사용할 숫양을 따로 예비해 놓으셨습니다.
입다와 같은 그릇된 생각과 소신 때문에 목회에는 성공할지 모르나, 영적 지도자인 목회자로서는 실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알게 모르게 많은 교인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하나님의 종이므로,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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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라는 착각 속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종이므로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고, 주인이신 하나님의 지시와 명령대로 일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와 가슴속에 새겨야 하는 것입니다. 종이란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 주인의 지시와 명령대로 복종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피조물인 통치권자나 위정자를 비롯한 모든 지도자도 별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도자들에게 이런 의식이 없습니다. 선거나 추대나 임명으로 된 모든 지도자는 지도력 행사를 위해 부여된 권세가 하나님께로서 난 것이자 정해진 것임을 알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앞장서서 권세에 복종하여 사람들의 안녕과 복지 향상, 자유와 인권 신장 등을 위해 충성해야 합니다. 소신껏 밀고 나가면 안 되는 것입니다. 로마서 13:1 이하를 보면,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굴복하라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의 정하신 바라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로서 난 것이자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은 권세이지 권세자가 아닙니다. 권세자들도 권세들에게 굴복해야 하는데 거스르고, 소신껏 하면 하나님의 명령을 거스르는 것이므로 심판을 자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떠나 소신껏 한 입다의 서원의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입다는 아로엘에서부터 민닛에 이르는 이십 성읍을 치고, 또 아벨 그라밈까지 크게 도륙하는 대승을 거뒀습니다. 그러나 대승한 입다는 대승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닥칠 엄청난 불행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입다가 개선할 때, 아무것도 모르는 입다의 무남독녀가 소고를 잡고 춤추며 문밖에 나와서 개선장군인 아버지를 환영했습니다. 입다의 가슴이 얼마나 찢겼겠습니까? 자기 옷을 찢고, “슬프다 내 딸이여, 너는 나를 참담케 하는 자요 너는 나를 괴롭게 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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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 하나로다. 내가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열었으니 능히 돌이키지 못하리로다” 하며 비탄에 잠겼습니다. 소신 있는 통치자이지만, 불행의 원인을 잘못 짚고 있습니다. 그를 참담케 하고 괴롭게 한 원인은 딸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떠나 소신껏 한 서원입니다.
입다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딸은, 아버지가 하나님께 서원한 대로 자기에게 행하라고 했습니다. 그 딸은 처녀로 죽음을 인하여 애곡할 테니 두 달만 기다려 달라는 부탁만 했습니다. 동무들과 산 위에 가서 애곡하고 돌아온 갸륵한 효심의 무남독녀를, 입다는 잘못된 소신으로 불태워 죽였습니다. 오죽하면 규례가 되어 여자들이 해마다 가서 그 딸을 위하여 나흘씩 애곡했겠습니까?
입다가 원인을 깨닫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소신껏 회개하며 벌을 받겠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소신은 정말 위험한 것입니다. 대량 살상과 겁간과 생체 실험과 약탈과 방화와 파괴라는 천인공노할 만행은, 침략자들과 독재자들과 공산 독재자들이 소신껏 행한 결과입니다.

3. 맺음말

소신껏 한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고, 소신껏 한다고 다 유익한 것이 아닙니다. 잠시 후에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 사람이란 앞날에 대해 소신을 피력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어야만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를 때에 타당성이 있는 소신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 소신이라야 남들에게도 덕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떠나서 소신껏 한 서원은 자신과 남들에게 비극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그냥 기도하여 하나님의 응답을 받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응답으로 출세했거나 은혜를 받았거나 성령의 계시를 받은 사람이라고 해서, 그 이후의 모든 언행이 하나님의 뜻과 합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해서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가야 합니다.

(설교의 성경 본문: 사사기 11:29-40)

29이에 여호와의 신이 입다에게 임하시니 입다가 길르앗과 므낫세를 지나서 길르앗 미스베에 이르고 길르앗 미스베에서부터 암몬 자손들에게로 나아갈 때에 30그가 여호와께 서원하여 가로되 주께서 과연 암몬 자손을 내 손에 붙이시면 31내가 암몬 자손에게서 평안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나와서 나를 영접하는 그는 여호와께 돌릴 것이니 내가 그를 번제로 드리겠나이다 하니라 32이에 입다가 암몬 자손에게 이르러 그들과 싸우더니 여호와께서 그들을 그 손에 붙이시매 33아로엘에서부터 민닛에 이르기까지 이십 성읍을 치고 또 아벨 그라밈까지 크게 도륙하니 이에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 자손 앞에 항복하였더라 34입다가 미스바에 돌아와 자기 집에 이를 때에 그 딸이 소고를 잡고 춤추며 나와서 영접하니 이는 그의 무남독녀라 35입다가 이를 보고 자기 옷을 찢으며 가로되 슬프다 내 딸이여 너는 나로 하여금 참담케 하는 자요 너는 나를 괴롭게 하는 자 중의 하나이로다 내가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열었으니 능히 돌이키지 못하리로다…39두 달 만에 그 아비에게로 돌아온지라 아비가 그 서원한 대로 딸에게 행하니 딸이 남자를 알지 못하고 죽으니라 이로부터 이스라엘 가운데 규례가 되어 40이스라엘 여자들이 해마다 가서 길르앗 사람 입다의 딸을 위하여 나흘씩 애곡하더라

필자의 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전체 주석/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설교집 26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HP 010 6889-3051



전체 4

  • 2018-12-17 16:07

    요즈음 깊은 고민 가운데 있던 생각을 시원하게 깨우쳐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목사님의 목양과 목회의 평안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 2018-12-17 17:03

      필자의 설교를 통해 깊은 고민 가운데 있던 생각을 시원하게 깨우치셨다니 감사합니다. 또한, 필자의 목양과 목회의 평안을 비는 기도에도 감사합니다.


  • 2018-12-17 21:11

    하나님을 떠난 소신은 정말 위험한 것입니다. 대량 살상과 겁간과 생체 실험과 약탈과 방화와 파괴라는 천인공노할 만행은, 침략자들과 독재자들과 공산 독재자들이 소신껏 행한 결과입니다.
    하나님을 떠난 공산주의 독재자를 칭송하는자들 어리석은 국가의 해악자들 입니다
    말씀으로 늘 깨우쳐주시니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2018-12-17 21:38

      늘 필자의 글과 설교와 주석과 짧은 글들을 애독하시며, 특히 더 공감되는 부분을 적시하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형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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