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주의에 있어서 금욕주의와 자유방탕주의(libertinism)에 관하여

작성자
이선희
작성일
2024-04-26 00:31
조회
93
영지주의에 있어서 금욕주의(asceticism)와 자유방탕주의(libertinism)에 관하여


[A] 출처: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Band XIII, “Gnosis/Gnostizismus”, p.541f.


“신약성경 가운데 후기에 속하는 서신들 안에서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던 영지주의의 뚜렷한 징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예컨대 목회서신들은 ‘신화와 끝없는 족보들’(딤전 1:4, 딛 3:9 참조)에 대하여 경고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것을 영지주의의 한 형태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하였다(이레니우스는 그의 글 ‘haer. praef.’에서 이 구절을 인용하였다). ... 요한일서는 가현설적 그리스도론과 윤리 영역에서의 무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적대자들에 대항하고 있다. 이들을 어느 알려진 영지주의적 집단이라고 확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들의 사상은 케린트(Kerinth, AD 100년경 영지주의적 이단)의 사상과 유사관계가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들의 사상은 2세기의 발전된 영지주의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또한 유다서[1:4 ‘우리 하나님의 은혜를 도리어 색욕거리로 바꾸고’, 1:8 ‘그와 같이 육체를 더럽히며’ 등]와 베드로후서[2:1-2 ‘거짓선생들이 있으리라. ... 여럿이 저희 호색하는 것을 좇으리니’, 2:7 ‘무법한 자의 음란한 행실을 인하여’, 2:10 ‘육체를 따라 더러운 정욕 가운데 행하며’, 2:18-19 ‘겨우 피한 자들을 음란으로써 육체의 정욕 중에서 유혹하여 저희에게 자유를 준다 하여도’ 등]도 자유방탕주의적 영지주의의 한 형태(eine Form von libertinistischem Gnostizismus)와 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요한계시록(2:6,14f., 20ff.)에 나오는 니골라당, 발람, 이세벨에 관한 암시들의 근저에 놓여 있는 것도 바로 이 자유방탕주의적 영지주의인 것으로 보인다. ...
고린도서에 나오는 바울의 적대자들의 정체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있었다. Schmithals는 그들을 영지주의자들로 보고 있다. 그러나 Petrement는 고린도서에서 영지주의로 향하는 경향성의 징후를 처음으로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고 보지만, 바울은 여기서 완전히 모습을 갖춘 영지주의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영지주의로 가는 태도, 경향성과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 그러므로 빌립보서, 골로새서, 에베소서의 영지주의에 대한 싸움은 발전된 형태의 본래적 의미의 영지주의와의 싸움이라기보다는 영지주의로 가는 이제 [기독교 교회 안에서] 막 등장하고 있는 방향성, 경향성에 대한 싸움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올바를 것이다.”


[B] 기독교 교회 안에서 이렇게 시작된 영지주의를 향하는 경향성은 2세기에 들어가서는 더욱 발전하여 더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 모습은 윤리적 차원에서 크게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을 갖게 되는데, 그것이 금욕주의적 영지주의와 자유방탕주의적 영지주의이다. 이 사실을 교회사가 Philip Schaff는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출처:Philip Schaff, History of the Christian Church, vol.II, Ante-Nicene Christianity A.D.100-325, p457f.

“§ 118. 영지주의의 윤리

모든 영지주의적 이단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몸을 얕보아 경멸하고, 지성은 과도하게 높여 보는 점에 있어서 동일하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들 가운데서 두 가지의 서로 상반된 경향을 볼 수 있다. 즉, 어두운 금욕주의와 경박하고 향락적인 율법폐기론이 그것이다. 이 둘은 모두 이원론적인 원리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원리는 악을 물질의 탓으로 돌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자연을 마귀가 창조한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다. 이 두 가지 극단적인 태도들은 서로 한 지점에서 만나는 일이 자주 있었으며, 육체의 오용에 관한 니골라당의 좌우명(“육체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육체를 오용해야만 한다”)은 처음에는 금욕주의의 좌우명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 다음에는 자유방탕주의(libertinism)의 좌우명으로 사용되었다.
금욕주의적 영지주의자들은 Marcion, Saturninus, Tatian, 마니교도들처럼 염세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은 Demiurge(물질세상의 조물주)와 사탄에 의하여 통치되고 있는 감각적이고 소멸하여 가고 있는 이 세상 안에서 불편하게 느꼈다. 그들은 몸을 물질로부터 형성된 것이라 하여 혐오하였고, 일정 종류의 음식의 사용을 금지하였고, 모든 혼인적 상호교통[성교를 포함]을 죄된 물질로써 그들 자신을 더럽히는 조악한 혼합이라 하여 금지하였다. 이들은 바울이 골로새서와 목회서신들에서 지적한 바 에세네파와 오류를 고집하고 퍼뜨리는자들(errorists)과 같은 종류의 사람들이다. 그와 같이 그들은 죄와 물질을 혼동하였고, 물질은 낙하하는 것으로서 죄이고, 죄라는 것은 그 물질에 따라 붙는 구체적 사건으로서, 결국 물질은 죄와 하나가 되는 것이라는 헛된 상상을 했던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 아닌 죄만 혐오하면 되었을 것을 못하고, 그 대신에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혐오했던 것이다.
니골라당, 배사교 교도들, 카르포크라테스의 추종자들, 안티탁테의 추종자들과 같은 음란하고 방탕한 영지주의자들은 물질 위로 황홀하게 드높혀진 영의 교만한 자만심을 가지고, 또는 심지어 ‘감각적인 것은 마음껏 탐닉함으로써 정복해야 한다’는 마귀적인 원리를 가지고, 모든 도덕법에 도전하였으며, 가장 파렴치한 음란과 방탕에 몰두하였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에 의하면, 그들은 말하기를 욕망을 억제하는 것은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니고, 오히려 욕망에 탐닉할 때, 욕망에 의하여 정복되지 않는 것이야 말로 대단한 것이라고 하였다. 에피파니우스에 의하면, 이집트에 영지주의적 분파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음란한 유물론적인 범신론으로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를 자연의 생산하는 힘과 동일시하면서, 무절제한 육체적 쾌락의 광란을 일종의 예배로서 실시하고, 그들의 모든 힘을 제물로 드리고 모으기를 다했다고 생각했을 때, 신성모독적으로 “내가 그리스도다”라고 외쳤던 것이다. 이 감각적 쾌락과 사탄적 교만의 연못으로부터 방대한 문헌의 말라리아 독이 뿜어져 나왔지만,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몇 사람의 이름 이외는 아무 것도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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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6 02:22

    제 모교의 大선배님이시자, 은퇴하신 명예 교수님과의 신학 논쟁은 불공정하고, 불편합니다.
    이 글을 끝으로, 저는 더 이상 교수님과 논쟁하지 않겠습니다.

    1. 고린도교회에 관한 소문-<누가 그 아버지의 아내를 취하였다>가 영지주의자로부터 조장되었다는 것은, 지나친 주장입니다.

    2. 바울과 이레니우스가 동시대의 사람은 아닙니다.
    바울은 1세기이고, 이레니우스는 2세기입니다.
    영지주의 연구는, 1-2세기를 전후해서, 영지주의 성격 자체를 구분합니다.

    3. <2세기 영지주의>가 <1세기 고린도교회>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입니다.

    4. <1세기 영지주의>가 <2세기 영지주의>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5. 영지주의자가 바울의 적대자였다는 주장은 맞습니다.
    반대로, 바울의 적대자가 모두 영지주의자였다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영지주의는 철저하게 파괴되어, 자료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영지주의에 깊은 관심도 없고, 밥벌이로 학문연구를 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목사의 기본소양으로 기본은 공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영지주의를 편의상 3단계로 이해합니다.
    【Ⓐ초기(금욕적) Ⓑ도적적 자유(금욕적) Ⓒ이후】
    코어를 어디에 둘지는 연구자 개인 자유입니다.
    Ⓐ는 ‘보다 긍정적’이고 Ⓑ는 '중립' Ⓒ는 ‘보다 부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코어를 Ⓐ로 보지만, 열렬히 반대하고, 매우 부정적입니다.
    그 이유를 여기서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본의 아니게 결례를 범한 것은 용서를 구합니다.

    건강하시고, 주안에서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이현석 배상.


    • 2024-04-26 15:16

      반가웠어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토론도 재미있었습니다 언제 한번 식사 같이 하십시다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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