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목회서신
“이웃과 민족을 섬기는 감리교회”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온 감리교회에 함께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지난 2년 동안 갈등과 대립, 혼란과 무질서로 하나님 앞에 큰 죄를 지었던 우리 감리교회는 이제 그동안의 잘못을 회개하고 빠르게 내분을 수습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8월 20일 종교교회에서 열린 제28회 총회에서 감독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감리교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바라는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망을 확인하였으며, 이제 감리교회를 회복하고 새롭게 개혁하시려는 하나님의 위대한 개입이 시작되고 있음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9월 10일에는 28회 총회 회기에서 처음으로 감독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날 감독회의에는 특별한 사정으로 불참하신 몇 분을 제외하고는 모든 감독님들이 참석하셨으며, 감독님들은 “우리는 하나”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으며 감리교회의 회복과 정상화 및 연회감독 선거에 하나로 협력할 것을 당연히 다짐하였습니다. 총회실행부 회의는 오는 9월 30일(목)에 개최하고, 제29회 총회는 10월 28일(목)-29일(금)에 개최할 것을 총회실행부 회의에 건의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총회를‘화합과 회복의 장’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모처럼 가슴이 확 트였고 그만큼 흐뭇했습니다.
저는 이미 수차례 약속드린 대로‘화합’과‘회복’, 그리고‘치유’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이 일을 위해 누구와도 만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법과 타협한다든지 무조건 묵인하지는 않겠습니다.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또한 저는 감리교회의 현실에 가슴 아파하면서 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원하는 많은 목소리들을 들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잊지 않고 잘못된 관행은 고치며, 감리교회의 개혁을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물론 제게 주어진 임기는 매우 짧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이 혼란과 무질서를 극복하고 새로운 감리교회를 만드는 데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일을 위해 앞으로 2년 동안 우리 감리교회가 나아가야 할 표어를 “이웃과 민족을 섬기는 감리교회”(막 10:45)로 정했습니다. 저는 제게 주어진 앞으로의 2년이 현재의 혼란과 무질서를 수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잃은 2년의 회복을 위하여 갑절로 뜀박질하겠습니다.
그것은 단지 교회의 외형을 키우는 성장운동만이 아니라, 섬김의 사명을 회복하여 이웃을 섬기고, 또 나라와 민족을 섬기는 감리교회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선교를 향한 큰일을 행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저부터 감리교회와 여러분을 섬기는 감독회장이 되겠습니다. 여러분도 이 일에 동참해 주십시오. 그동안 우리 안에 품었던 서로에 대한 불신과 미움의 사슬을 끊어 버리고 우리를 하나 되게 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새로운 감리교회를 만드는 일을 위해 적극 협력해 주십시오. 기도해 주십시오. 주변의 근거 없는 낭설이나 소모적인 다툼, 감정적 대응을 배격하고 저와 본부를 믿고 화합과 회복의 대역사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오는 9월 28일(화) 실시되는 연회감독 선거는 공명정대하게 치러집니다. 사실 우리 감리회 사태는, 그 출발점이 교리와 장정을 무시하고 선거의 원칙조차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난 7월 실시된 감독회장 재선거가 우편투표까지 갔던 것은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과 폭력으로 공정한 선거를 방해했기 때문임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연회감독 선거에서 일부 후보들에 대해 빚어지고 있는 자격시비 또한 법과 원칙, 그리고 상식에 따라 명확하게 처리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감리교회의 혼란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빚어진 선거권 혹은 피선거권의 문제에 대해서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때입니다. 저는 이 같은 입장을 연회 감독님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달하였습니다. 모든 선거인들은 향응이나 금품 제공, 비방과 흑색선전 등을 단호히 물리치고,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힘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 가지 더 부탁드릴 것은 여전히 우리 감리교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법적 소송이 하루속히 종식되도록 기도해 달라는 것입니다. 잘못은 바로잡아야 하고, 불법은 시정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을 구실로 불필요한 소송이나, 지엽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이 더 이상 계속되는 것은 결코 신앙적인 자세가 아닙니다. 우리는 영성-선교 전문가이지 정치-소송 전문가는 아닙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고,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감리교회의 위상은 추락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져 버렸습니다. 더 이상 혼란과 파행이 계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도우셔서 더욱 성숙하고 하나가 된 거룩한 주님의 감리교회를 이루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제 며칠 후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찾아옵니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처럼, 한해의 풍성한 결실을 기뻐하며 가족 친지,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기쁨을 나누는 복된 명절입니다. 전국의 모든 감리교회와 목회자, 그리고 평신도 여러분에게도 이번 한가위 명절이 그렇게 복되고 기쁨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의 교회와 가정 위에 좋으신 하나님의 복과 은총이 항상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9월 15일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강 흥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