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서신
하나 된 거룩한 감리교회
먼저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립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감독회장 재선거를 통해 부족한 종을 믿고 선택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8월 20일 종교교회에서 열린 제28회 총회에서 감독회장으로 취임하였습니다. 그날 감리교회 정상화를 바라는 총회원 여러분의 희망과 우리 감리교회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종교교회 예배당을 가득 채운 사랑을 실감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특히 임영훈 감독님을 비롯한 연회 감독님들의 동참, 저와 한 배를 타며 재선거의 파도를 넘었던 고수철 감독님과 전용철 목사님의 협력 그리고 1년 10개월 전 파행과 불법의 풍랑 속에서 감리교 사태를 바로 잡기 위해 애쓰신 신경하 전 감독회장님의 격려를 접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이규학 임시 감독회장님의 수고와 결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 감리교회 정상화의 디딤돌을 놓은 역사적 지도자로 자리매김될 것입니다. 잊을 수 없는 것은 감리교회 수호에 앞장선 서울연회의 일관된 의지, 온갖 오해 속에서도 시종 한결같이 정도를 지켜 준 평신도 지도자들, 그리고 법과 질서를 지키는 과정에서 본부의 일치단결된 행동, 이것이 새로운 출발의 밑거름입니다.
저는 이번 감리교 사태와 그 결과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지난 2년간 우리 감리교회를 혼란스럽게 만든 책임에서 저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따라서 재선거 결과에 대해 기뻐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믿음의 눈으로 보면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2년 가까이 불법과 파행을 경험했던 우리 감리교회가 이것을 지혜롭게 극복한다면, 새로운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우리 모두의 승리의 역사를 함께 기록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저는 입후보하면서 약속드린 대로 ‘치유’와 ‘화합’과 ‘회복’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이 일을 위해 누구와도 만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물론 어떠한 이유로도 불법을 용납할 수는 없습니다. 화합하겠다는 이유로 조건 없이 불법과 타협하지 않으며, 감리교회의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습니다.
저는 지난 2년 동안 감리교회의 현실에 가슴 아파하면서 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원하는 많은 목소리들을 들었습니다. 더 이상 불법이 판을 치지 않도록 잘못된 관행을 고쳐 내며, 감리교회의 개혁과 발전을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입법화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독회장에게 맡겨진 <교리와 장정> 수호 의무를 굳게 지켜 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고,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감리교회의 위상은 추락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져 버렸습니다. 이제 더 이상 혼란과 파행이 계속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 역시 어려운 시대에 멍에를 메는 심정으로 낮은 자리에서 겸손히 그 부르심에 귀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도우셔서 더욱 성숙하고 하나가 된 거룩한 주님의 감리교회를 이루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모두 공의와 사랑 두 개의 가슴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편에 서십시다.
여러분의 교회와 가정 위에 좋으신 하나님의 복과 은총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9월 (기독교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