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메시지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기독교대한감리회)
거룩한 성탄의 축복이 사랑하는 우리 겨레와 이웃들 그리고 온 교회 위에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오랜 기다림과 그리움 속에 아기 예수의 탄생소식은 인류에게 굿 뉴스였습니다. 구유에 누이신 아기는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영원한 희망이 되셨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성탄의 영광이 필요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는 성탄의 평화가 요청됩니다. 가난한 자들의 친구요, 죄인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여전히 가난하고, 죄 많은 우리에게 같은 자비와 긍휼을 베푸시기를 원하십니다.
여전히 전쟁이 그치지 않는 팔레스타인과 아프가니스탄, 겨울추위에 웃음을 잃은 사람들, 상처받고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병들어 괴로워하는 이들, 하루하루가 고달픈 경제적 어려움은 바로 주님께서 함께 하실 자리입니다.
우리 교회는 성탄의 메시지를 선포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세상과 소통의 문을 닫음으로써 사랑의 징검다리 역할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의 교회가 아기 예수의 마음 보다는 힘 있는 이들의 위세에 의지하여 하나님을 멀리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 세계는 성탄의 정신과 너무나 거리가 멀어져 있습니다. 입으로는 온갖 미사여구로 기도하면서 귀는 자비를 실천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외면하지는 않습니까? 세상의 풍조처럼 욕망에 휩쓸려 천국의 삶에 요구되는 신실한 마음을 상실하지는 않았습니까?
이제 성탄을 맞아 교회는 베들레헴의 현장으로 다시 눈길을 돌려야 합니다. 가장 가난한 모습으로 오신 주님처럼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가장 연약한 모습으로 오신 주님처럼 연약한 이들의 보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하셨던 주님처럼 이 땅에서 평화를 위해 일해야 합니다.
바라기는 크고 작은 교회마다 가장 커다란 선물로 오신 아기 예수처럼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풍요 속에서 더 빈곤을 느끼고, 소란함 속에서 더욱 소외감을 겪는 우리의 이웃들에게 진정한 성탄의 마음을 나누기를 기대합니다. 지극히 작고 보잘것없는 한 사람에게까지 인간의 존엄성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 우리와 함께 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허락하시길 빕니다. 영적으로 각성하여 이 땅을 하나님의 뜻으로 새롭게 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2010년 새해에는 용서와 화해, 기쁨과 감사,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평화가 넘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