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직무대행 목회서신(2009.9.28)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6,014개 감리교회와 157만 성도 위에 함께 하시길 빕니다.
지난 1년은 하나님께서 우리 감리교회를 새롭게 하시려고 갈등과 대립을 통해 기도하게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럽고, 안타까웠습니까?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는 하나님의 선하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가를 묻는 광야의 시간과 다름없었습니다.
저는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서 여러 달 동안 오직 하나의 목적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것은 우리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안 하나 하나를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고, 또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이루기 위해 기도했습니다. 비록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또 협력해 주신 각 연회 모든 감독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직무대행으로서 그 동안 크게 두 방향에서 일을 치리하였습니다. 첫째는 감리회본부의 행정을 복원하고 호남선교연회와 서부연회를 관리하는 일입니다. 둘째는 총회의 정상화를 위해 재선거를 통해 새 감독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일입니다. 이외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통상 업무가 아닌 일은 가급적 배제하도록 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이 지난 일 년 간 혼란과 갈등으로 본부와 임직원들은 큰 상처를 받았고, 영적 중심이어야 할 감리교회마다 크게 상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로 대체로 영육 간에 위로를 받고, 법질서의 회복과 행정의 정상화가 이루어져 가고 있음을 보고 드립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공의를 구하는 가운데 육신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신앙의 결단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요구해 온, 가장 긴급한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사명은 하루속히 감리교회를 정상화 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교리와 장정>을 준수하였고, 크고 작은 법질서를 수호하는 과정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그러나 감리교회 전체의 행정마비를 우려하여 법원이 선임한 감독회장 직무대행 조차 그 업무를 원만하게 수행하기 어려운 복잡한 현실이 제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실제로 7월 6일, 합의조정을 통해 선거무효와 재선거가 합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정안에 따라 8월 13일, 감독회의 전원의 결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선거 관리위탁을 의뢰하였지만, 이것을 훼방하려는 문서들이 신속하게 제출되어 부당성을 주장하고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중앙선관위 답신은 우리 감리교회의 현실을 비참하게 만드는 참으로 부끄러운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장정 상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법’에 약간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나, 중앙선관위의 조언에 따르면 그것은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법에는 선거부자격자의 서류를 받은 후 이것을 선관위에서 부결하려면 삼분지 이의 가표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중앙선관위 주장은 사실상 부자격자를 자격이 없다는 당연한 결정을 내리는데 어떻게 과반수도 아니고 ‘삼분지 이’로 부결해야 하느냐라는 지적이었습니다. 또 중앙선관위는 선거결과에 승복한다는 확약서를 감독전원과 선거후보자들에게 요구했습니다. 다시 말해 법원의 판결과 조정에 대해 그동안 승복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결국 중앙선관위는 감리회 내의 반대의견이 거세다는 이유로 거절의사를 표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재선거를 위한 재선거관리위원회 구성에 대해 직무대행을 선임한 고등법원에 서면으로 문의하였고, 담당 판사는 이에 대해 이미 본안이 성립되었으므로 합의조정에 따라 재선거를 실시하면 된다고 답변하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합의조정이 분명하게 명시한 대로 “피고가 2009. 12. 31.까지 새로운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하는 것에 대하여 쌍방 당사자는 동의한다”(조정조항 2항)과 “피고의 직무대행자 이규학은 위 선거를 실시하고 위 선거에서 당선된 새로운 감독회장의 취임식까지 대표로서의 모든 업무를 수행한다”(조정조항 3항)를 이행 할 뿐입니다.
금년 12월 31일까지 재선거를 실시하여 감독회장을 선출하는 것은 제게 맡겨진 역사적 소임입니다. 조정조항 5개 항 중에서 어느 조항에 먼저 총회를 열라는 합의가 있었습니까? 이것은 우리 감리교회를 수치스럽게 만든 표현이기도 하지만 원고와 피고가 합의한 내용이고, 법원이 중재하여 판결한 본안의 결론입니다. 그러기에 원고는 합의한 내용을 피고가 집행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합니다. 이제 와서 총회를 주장하는 억지로 재선거를 훼방하는 일은 합의 당사자로서 자가당착일 뿐입니다.
저는 감리교회 정상화를 위해 법원에서 선임한 유일한 집행자로서 하루속히 재선거를 치러 내야 할 막중한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부분 감리교인들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감리교회 모든 평신도단체들에서도 하루 속히 공정한 법질서에 따라 재선거 실시를 요청하는 간곡한 청원서를 올린 바 있습니다.
결국 9월 11일, 임시 감독회의는 전체적인 상황을 정리하여 다음과 같은 최선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1) 이번 재선거는 감리회 <교리와 장정>에 준해서 한다.
2) 논쟁의 여지가 생기면 재판부의 자문을 얻어 진행한다.
3) 재선거는 금년(2009년)내로 마친다.
4) 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2008년 연회에서 선출한 제28회 총회 선거관리위원들을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선임하여 구성한다. 또 호남선교연회도 4인(목회자, 평신도 각2명)을 선임하고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전직감독 1인과 변호사 1인을 선임하여 총 50명으로 구성한다.
저는 10개 연회 감독님들께서 이런 노력을 통해 한마음이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입장 차이가 없을 수 없겠으나 감리교회의 정상화를 위한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이 있을 때마다 동의와 위임을 해 주셨고, 마침내 12월 내 재선거를 위한 결정에 전원이 합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임시 감독회의(2009.9.11)의 의견을 모아 열린 9월 22일(화) 재선거관리위원회 첫번째 전체 모임은 생각하기도 힘든 훼방과 폭력으로 잠시 연기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언론보도를 통해 아시는 것처럼 이러한 무질서야 말로 우리 감리교회를 지금까지 혼란에 빠뜨린 장본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이 날 참석한 재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께서 조금도 흔들림 없이 감리교회의 현실을 염려하며 개탄하는 가운데 끝까지 자리를 지켜 준 것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공적 회의에 대한 업무방해를 한 행위자들에게 유감과 함께 경고의 뜻을 전하며, 사후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감독회장 재선거관리위원회는 제27회 총회 선관위도 아니고, 제28회 선관위도 아닙니다. 단지 감독회장 재선거만을 위해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선임한 이들입니다. 이미 제27회 총회는 종료되었고 제28회 총회는 열리지 않았으며, 현재는 감독회장 직무대행에 의한 법정 유지 관리체제만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연회감독님들과 연회원 전체의 뜻을 존중하여 2008년도 연회에서 선관위원으로 선출된 이들로 재선관위를 구성한 것일 뿐입니다.
물론 재선거가 아닌 총회가 우선이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 합법적인 과정과 법질서 속에서 제기해야할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감리교회에 가장 시급한 일은 감독회장을 선출하는 일이며 그 외의 제3의 길은 없습니다. 총회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현재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총회를 소집한다 하여도 새로운 정책이나 입법에 관한 사항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은 없습니다. 다만 새로 선출된 감독회장의 취임식을 위한 역할만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저는 재선거에서 선출된 당선자를 총회에서 취임시키고 직무대행의 역할을 마칠 것입니다.
이제 감리교회로 하여금 하루속히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것, 이것은 책임있는 모든 이들이 겸손히 감당해야 할 멍에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재선거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눈물로 기도해 주시고, 신실하게 참여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또 모든 폭력을 물리쳐 주시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우리 감리교회의 영적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감리교회를 도우셔서 오른팔로 함께 하시고, 기독교대한감리회로 하여금 새로운 영적부흥의 역사를 이루어가게 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아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롬11:36)
2009년 9월 28일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 이 규 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