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넘어 영적각성으로
하나님의 평화가 6,014교회, 156만 3천여 감리교인과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염천의 무더위입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그리스도인들은 오히려 영적으로 풍성하고 새롭게 하기위해 교회마다 수련회를 열고, 산과 강에서 영적인 은혜를 사모하는 절기이기도 합니다. 바라기는 크고 작은 모임마다 성령을 사모하는 마음이 뜨겁고, 하나님의 능력을 사모하는 열심이 커가기를 기대합니다.
초대교회는 영적부흥의 시대였습니다. 예수 복음이 마치 전염병처럼 번져나갔습니다. 성령의 능력과 권세가 하늘과 땅에 울려 퍼졌습니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는 말씀이 사람의 심령을 쪼개어 회개하기에 이르렀고, 교회마다 든든히 서 가는 부흥의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우리도 그런 부흥의 역사를 다시 재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영적부흥운동의 중심에 존재해 왔습니다. 존 웨슬리의 회심과 영적각성은 부흥의 열매로서 감리교회를 탄생시켰습니다. 비록 초창기에는 연약한 감리교회였지만, 그럼에도 영국 사회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까닭은 성령의 중심에 바로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 역사와 전통을 바르게 계승할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이제 우리 감리교회는 이러한 회개, 화해, 거듭남, 그리고 부흥을 통해 새롭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난 9개월 동안 감독회장 선거를 둘러싼 진통도 세속적인 관점이 아닌 영적인 무장과 지혜를 통해 해결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서둘러야 할 것은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일입니다. 더욱 무겁고 떨리는 가슴으로 죄책을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파수꾼으로 세우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두 방향의 회개를 의미합니다. 즉 하나는 하나님 앞에서, 다른 하나는 세상 앞에서 바로 서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시대는 매우 어려운 때입니다. 그 제1원인은 교회의 영적 침체의 결과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교회의 복음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위기의식의 상실입니다. 현재의 상태를 바르게 진단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노력 없이 어떻게 엄청난 세속주의 물결과 문화적 공세 앞에서 신앙을 온전히 바로 지켜갈 수 있습니까? 지금 우리는 신앙적 기반이 훼손되고, 믿음의 성이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각성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잃어버린 채 인간적 욕망과 세상적 방식으로 가득한 현실을 새롭게 바꾸어 내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 정체성과 함께 복음의 순수성을 회복해야겠습니다. 교회는 세상보다 윤리적, 도덕적 기준과 요구가 더욱 높고, 더욱 엄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치, 사회, 문화로부터 오염된 정신풍토와 사회적 토양 속에서 기독교적 정체성을 회복해야겠습니다. 교회가 거룩한 모습과 아름다운 신앙전통을 다 잊어버리고 기복화, 세속화의 물결에 휩쓸려 하나님의 백성다운 믿음과 삶을 포기한다면 더 이상 교회는 존재의미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가 변화하고, 순수성을 되찾음으로써 이 나라와 민족을 구원하는 방주가 됩시다. 미래 감리교회의 청사진을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신앙공동체를 든든히 세우기 위해 영적대안과 현실적 방안을 시급히 준비할 때입니다.
“우리의 허물과 죄가 이미 우리에게 있어
우리로 그 가운데에서 쇠퇴하게 하니 어찌 능히 살리요.”(겔 3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