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 직무대행 목회서신
“여호와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가 주께 범죄하였사오니
나를 고치소서 하였나이다” (시 41:4)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6,014 감리교회와 157만 성도 위에 함께 하시길 빕니다.
우리 모두가 안타까워하는 감리교회의 혼란상이 벌써 10개월이나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허물과 욕망 때문에 겪는 이 어려움을 속히 바로 잡아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간곡한 마음으로 여러분께 그동안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아무쪼록 상처받은 분들이 위로받고, 깨어진 관계가 회복되며, 가로막힌 감리교회 선교의 벽이 다시 활짝 열리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5월 20일 자로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서울고등법원 제40 민사부)되어 무거운 책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두 달 가까이 감리교회의 난맥상을 수습하고, 본부 행정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무엇보다 제게 맡겨진 일은 감리회 대표자로서 <교리와 장정>을 수호하고, 법 질서를 확립하고 행정력을 복원하며, 신속한 안정과 회복을 위한 업무입니다. 이 과정에서 감리교 전반의 여론과 의견을 수렴하고, 지혜를 구하였습니다. 특히 본부의 안정을 위해 영적으로 육적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제가 직무대행으로서 수행한 주요한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감리회 대표자 업무
• 호남선교연회(군산, 5월 28~29일)
• 감독 간담회(본부, 6월 5일)
• 호남선교연회 감리사협의회(목포, 6월 18일)
• 평신도단체장협의회 임원수련회 설교(양평, 6월 25일)
• 구 철원제일교회 복원위원회(6월 16일)
• 구 철원제일교회 복원 동부연회 설명회(원주, 6월 29일)
• 감신대 이사회(6월 29-30일)
• 재일대한기독교회총회(KCCJ) 회장단 면담(7월 1일)
• 감독회의(속초, 7월 2~3일)
• 전국장로회영성수련회 개회예배 설교(홍천, 7월 7일)
• 원로장로회 회장 및 임원 이·취임예배 설교(7월 10일)
• 서부연회 대북지원 밀가루 북송예배(인천, 7월 10일)
• 서부연회 감리사 협의회(7월 15일)
• 임시 감독회의(본부, 7월 24일)
② 본부 행정력 복원 업무
• 본부 행정기획실장 직무대리 임명(6월 3일)
• 본부 임원회(6월 4일)
• 본부 직원협의회 대표자 대화(6월 10일)
• 본부 영성수련을 위한 아침기도회 인도(6월 16~18일)
• 본부 임원회(6월 24일)
• 본부 개선소위원회 활동 시작(6월 30일~)
• 본부 임시임원회(7월 1일)
• 본부 임원회(7월 15일)
③ 법질서 확립과 법적대응을 위한 업무
• 서울고등법원과 직무대행 업무와 관련한 협의
• 법률자문을 위한 총회 위원 역임 변호사 모임(6월 24일)
• 선거무효소송 재판절차 대응과 조정 준비
• 선거무효소송 조정 합의(7월 6일)
• 법률자문을 위한 총회 위원 역임 변호사 모임(7월 17일)
• 기타 법적 판단을 위한 전문가의 정책 자문(수시)
④ 여론수렴 업무
• 공식 기자회견(5월 25일)
• 여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 및 연회회장단 간담회(6월 15일)
• 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 및 연회회장단 간담회(6월 15일)
• 남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 및 연회회장단 간담회(6월 17일)
• 서울연회 중진목회자 그룹 간담회(6월 22일)
•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대표단 면담(7월 1일)
• CBS 대담(7월 8일)
• 여교역자 임원 면담(7월 17일)
• 평신도 포럼(7월 20일)
• 서울연회 감리사협의회 참석(7월 21일)
저는 이러한 일을 수행하면서 전, 현직 감독은 물론 감리회를 구성하는 중견 목회자와 평신도단체장 등 각계의 여론을 수렴하였으며, 젊은 목회자 그룹까지 의견수렴의 폭을 확대하였습니다. 이것은 진행 중인 선거무효소송을 준비할 뿐 아니라, 감리교회의 미래 청사진을 함께 그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부는 선거무효소송에 대한 조정을 명령하였습니다. 지난 7월 6일, 조정 합의를 위해 법원에 가는 저의 마음은 대단히 무거웠습니다. 참으로 기도가 절로 나는 가슴 아픈 날이었습니다. 이 날 조정은 신명균 조정장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그는 단호하게 분위기를 이끌었고, 원고와 피고 그리고 조정참가인 등 모든 관계자의 주장을 들었고, 경륜 있는 모습으로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저는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시작한 후 많은 대화를 통해 내린 우리 감리회의 입장을 설명하였으며, 마침내 조정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조정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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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08. 9. 25 실시한 감독회장 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가 2009. 12. 31.까지 새로운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하는 것에 대하여 쌍방 당사자는 동의한다.
3. 피고의 직무대행자 이규학은 위 선거를 실시하고 위 선거에서 당선된 새로운 감독회장의 취임식까지 대표로서의 모든 업무를 수행한다. 피고의 직무대행자는 위 선거의 실시를 위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문과 지도를 받을 수 있고, 위 선거의 관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할 수 있다.
4.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
5. 소송비용 및 조정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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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능한 빠른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만약 조정에 실패하여 선거무효소송이 대법원까지 간다면 우리 감리교회는 지금 보다 더욱 심각하고 장기적인 식물행정 상태에 빠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분란을 하루속히 끝내고 가장 빠른 시일내에 감독회장을 선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직무대행으로서 맡겨진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감리회의 내부 문제를 판사에 의해 판결 받지 아니하고, 비록 조정관의 도움을 받았지만 합의에 이르렀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이러한 결정이 재판부에 의해 판결로 선고 되었다면 그 여파는 우리 자신 뿐 아니라 한국 교계 전반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을 느꼈으며 감사드렸습니다.
이제 모든 상황은 명확해 졌습니다. 우리가 합의한 유일한 해결책은 올해 12월 이전 감독회장 재선거입니다. 더 이상 미봉책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재선거 이전에 총회를 하느냐, 재선거 후에 총회를 하느냐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저는 이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법적 자문도 수차례 듣고, 법원에 문의도 하였으며,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는 중에 있습니다. 곧 결론이 나올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우리 감리회를 위해 뜨겁게 기도하시면서 성령께서 지혜를 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금 더 기다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만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의 뜻을 바로 세우고, 누구나 승복하도록 투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누누이 강조했었지만 저는 앞으로의 직무기간 동안 모든 업무를 <교리와 장정>에 따라 엄정하게 집행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두 번 다시 우리 감리회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 감리회를 왜곡시킨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첫째, 학연과 지연의 연결고리가 이익 실현을 위한 집단의식으로 발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계성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개인의 욕망 실현을 위해 어느새 우리를 걸려 넘어지게 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전체 감리회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교리와 장정>의 내용을 좀 더 투명하고, 명확하게 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법이나, 합의하여 세운 행정법에도 순종해야 합니다. 지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런 점에서 크게 잘못하였습니다. 더이상 법을 왜곡하거나, 흔들어서 감리회를 혼란시키는 모든 시도는 차단해야 합니다.
셋째, 오늘 우리 시대는 교회와 세상이 분리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양면에서 온전해야 합니다. 현재 세상은 정말 지혜롭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감리교회의 브랜드가치를 올리려면, 세상의 지도력과 대화해야 합니다. 앞으로 교회 지도자는 교회 전문가일 뿐 아니라, 세상에 대해서도 충분한 식견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고, 선행할 것은 감리교의 영적 지도력을 바르게 세우는 일입니다. 우리는 지난 전철을 되밟을 수는 없습니다. 비록 법원의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은 부끄럽지만 우리 자신의 부덕과 잘못 때문에 일어났음을 인정하고, 먼저 자성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저는 이 일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줄로 믿습니다. 성령이 충만하며, 지혜로우며, 칭찬할만한 지도자를 하나님께서 예비하셨을 줄로 믿습니다.
지금은 온 감리교회가 우리 자신의 허물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도록 자복하고, 무릎을 꿇을 때입니다. 감리교회가 하나 되고, 새로워지며 화목하기를 바라는 모든 성도의 눈물의 간구에 순종하십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기억하면서 성령의 도우심 안에서 겸손히 마음을 모아갑시다.
하나님께서 상처 입은 우리 감리교회를 싸매어 주시고,‘제삼일’에 다시 일으켜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여호와께서 이틀 후에 우리를 살리시며 셋째 날에 우리를 일으키시리니
우리가 그의 앞에서 살리라”(호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