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목사 WCC 파송예배 설교(2008.10.28)
주님이 높이시리라
벧전 5:6-7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길 빕니다.
오늘 기독교대한감리회 이름으로 이상윤 목사님을 WCC 세계교회협의회로 파송하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또 스위스 제네바, 그 먼 길에 보냄을 받는 이상윤 목사님께 축하와 함께 격려의 마음을 드립니다.
세계교회협의회에서 일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커다란 명예요, 사명으로 보더라도 대단히 무게 있는 직분입니다. 이 목사님은 한국감리교회를 대표하여 21세기 에큐메니칼위원회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바라기는 우리 하나님께서 이상윤 목사님께 은혜를 베푸셔서 그 사명을 바르게 감당할 수 있도록 지혜와 능력을 허락하시기를 바랍니다.
선교 123년을 맞은 우리 감리교회는 자신의 역사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동안 NCC는 물론 연합기관과 프로그램에 많은 인재들을 파견하였지만, 아예 무관심하거나 또 열심 있는 이들조차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지 못한 채 산재되어 일하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답답한 일은 교회 현장에서나 신학교 교육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이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지난 세월,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일변도의 국제관계를 맺어 온 까닭에 우리는 유럽은 물론 캐나다,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 등과 긴밀한 협력을 하지 못 한 채 스스로 소외되고 말았습니다. 또 감리교회 울타리를 벗어나지도 못하였습니다. 이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신발끈을 고쳐 매야할 시점입니다.
이상윤 목사님은 신학생 시절부터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해 왔고, 또 아시아교회협의회를 통해 세계교회와 협력하여 일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평생 에큐메니칼 목회를 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시대적인 안목과 세계교회에 대한 관심이 오늘 이러한 파송의 자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벌써 이 목사님의 연배가 더 이상 젊지 않음에도 자기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에큐메니칼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의 능력과 힘은 보잘 것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믿으며, 그 분의 계획에 따라 일하는 청지기들입니다. 이러한 신앙고백이 있기에 오늘 이 자리도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손에 쓰임을 받을 수 있을까를 말씀을 통해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원리는 단순합니다. 먼저 하나님의 손에 맡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겸손히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려고 하면 하나님께서 나를 들어서 사용하십니다.
본문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베드로전서 5장 6-7절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능하신 손아래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겨 버리라. 이는 저가 너희를 권고하심이니라”.
요즘 일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가 많습니다. 특히 리더십과 팔로우십에 대한 이해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주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경영학에서 말하는 가장 대표적인 리더십 개념은 ‘서번트 리더십’입니다. 정치인도, 기업인도 모두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가히 ‘섬김의 리더십’이 대세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섬김을 통한 리더십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본을 보이신 리더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섬김의 리더십’은 가장 중요한 트렌드요, 시대정신이 되었습니다. 섬김의 리더십은 죽어야만 다시 살고, 썩어야만 다시 태어나는 그 진리를 보여줍니다.
결국 이것은 예수를 따르는 일입니다. 예수를 닮아가는 일입니다.
제 생각에 섬김의 리더십은 결코 흉내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섬김은 오로지 사랑의 마음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예수님께서는 바로 사랑 때문에 한 사람의 영혼을 천하처럼 여기셨고, 그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달리셔서 만민을 구원하셨던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랑의 원리, 섬김의 원리가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상윤 목사님을 조금 알고 있습니다. 그 박식함과 지혜는 누구도 견주지 못할 만큼 탁월합니다. 또 이상윤 목사님은 배짱도 있고, 자신감도 넘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부탁드리기는 세계라는 커다란 물로 나아갈수록 더욱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고, 하나님의 지혜를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부름을 받고, 파송을 받는 이상윤 목사님을 축복하시고, 세계교회협의회를 통해 교회일치운동의 커다란 사명을 잘 감당케 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