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재가노인복지지원센터 개관식 설교(2008.9.10)
섬김의 본을 따라
눅 22:26-27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먼저 강화 재가노인복지지원센터 개원 및 봉헌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많은 교회의 축복 속에 문을 열고, 많은 교인들의 사랑 가운데 출발하는 노인복지센터는 주님의 섭리와 계획 속에 이루어진 역사임을 믿습니다.
바라기는 하나님께서 강화 재가노인복지지원센터에 복을 주셔서 연약한 노인들을 영생 천국으로 인도하는 구원의 방주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강화 재가노인복지지원센터 개원은 우리 감리교회에서 대단히 획기적인 연합사업의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부연회 강화 동서남북 4개 지방이 함께 짐을 지고, 어깨를 나누어 운영하는 재가노인복지지원센터는 하나님이 크게 기뻐하시는 사역이 될 줄로 믿습니다.
현재 우리 감리교회는 전국에 약 693개의 갖가지 사회봉사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노인, 불우여성, 장애인, 가출 청소녀, 아동, 노숙자, 외국인 노동자, 인권, 탈북자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요양시설, 상담, 의료지원, 자활, 학교, 공부방, 도서관 등 크고 작은 규모로 그 봉사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저는 강화 재가노인복지지원센터 역시 이러한 감리교회의 전통과 봉사의 실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믿습니다. 또한 강화지역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노력이 선한 결실을 맺어 사회봉사와 사회선교에 더욱 커다란 부흥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123년 전 선교 시작부터 영혼구원과 사회봉사로 균형있는 선교활동을 한 자랑스런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근대화에 눈뜨기 시작한 당시 조선말에 감리교회의 복지선교는 당시 고종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은 물론 가난한 민중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실 교회가 이 일에 열심히 나서는 까닭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앞장서서 하신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구세주로 고백하는 예수님께서 가난하고, 병들고, 학대받고, 버림받은 사람들의 친구가 되셨기에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이러한 일에 기쁨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눔과 섬김’의 실천이었습니다. 가난하고 힘없고 병든 사람들, 즉 “지극히 작은 자 한 사람”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은 바로 복음 선포의 주요 내용입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22장 27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앉아서 먹는 자가 크냐 섬기는 자가 크냐. 앉아서 먹는 자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눅 22:27)
예수님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종의 신분으로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런 점에서 예수는 ‘섬기는 자 그리스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주님은 지배자나 섬김을 받는 자로 이 땅에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외된 자, 가난한 자, 연약한 자, 고통 받는 자,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함께 그들의 약함에 동참하셨습니다.
기독교의 사회봉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삶에 대한 응답입니다. 봉사는 ‘디아코니아’인데, 바로 예수님의 봉사를 모범을 하고 있습니다. 즉 주님처럼 허리를 굽혀 봉사하고, 남의 발을 씻어주는 섬김의 삶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큰 자는 젊은 자와 같고 다스리는 자는 섬기는 자와 같을지니라”(눅 22:26).
지난 4년 동안 우리 감리교회는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표어를 정하였습니다. 희망은 결코 추상적인 말이 아닙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희망을 가리켜 “깨어있는 자의 꿈”이라고 말하였습니다. 희망은 구체적인 하나님의 손길을 의미합니다. 어떻게 하면 희망을 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이웃들에게 구체적으로 증거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지금 우리의 기도제목이며, 주요 관심사항입니다.
저는 희망을 나누는 일이 결코 거창한 사업이나, 대단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지극히 평범하게 작은 자로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주님은 아주 보통사람,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보잘 것 없는 삶 속에서, 아주 낮은 자리의 삶에서 희망을 만드셨습니다.
즉 말구유에서 태어나시고, 나사렛 목수 집에서 자라나셨지만, 오히려 아주 낮은 자리, 보통의 삶을 살면서도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셨습니다. 이러한 진실이 주님이야말로 길이고, 진리요, 생명이심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종종 이 시대에 부모에 대한 사랑과 노인에 대한 공경이 땅에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나 강화 재가노인복지지원센터는 우리 시대에서 내 부모님만이 아닌 나이 드신 모든 어른에 대해 공경하는 모범을 보여줄 것입니다. 불행한 노인들을 찾아가 가족의 울타리를 넓히고, 가정의 범위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레 19:32).
사실 남을 위해 봉사하고 섬기는 일은 매우 아름답고 소중한 일이지만 다른 한편 참 힘들고 어려운 고생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함께 시작하는 여러분은 늘 내 일처럼, 내 교회의 사역처럼 특별한 기도와 관심을 갖고 짐을 함께 거들며, 수고를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강화 땅에 이렇게 훌륭한 복지기관이 세워진 것을 누구보다 기쁘게 생각합니다. 바라기는 앞으로 많은 도움의 손길이 강화 재가노인복지지원센터와 함께 함으로써 늘 필요한 것들을 공급받고, 이를 통해 사랑의 능력이 나날이 자라나기를 기원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강화 재가 노인복지지원센터와 후원교회들 그리고 시설장인 강금화 목사님과 모든 봉사자들, 특히 하나님께만 희망을 두고 사는 노인분들께 언제나 같이 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