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학교 이사장 취임예배 설교(2008.9.8)
희망으로 새 출발하라
사 43:18-19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오늘 학교법인 감리교학원이 이사장 이취임 감사예배를 드리게 됨을 축하드립니다. 목원대학교를 구성하는 머리요, 중심인 이사회가 새로운 이사장의 취임을 계기로 하여 목원대학교라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희망으로 새 출발 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먼저 그동안 22대 이사장으로 학교의 정상화와 발전을 위해 애쓰신 백문현 이사장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또 목원대학교의 새로운 전기마련을 위해 세움 받은 23대 허원배 이사장님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사실 이사장의 직무는 결코 명예가 아닙니다. 오히려 무거운 멍에가 되는 자리입니다. 지금 이사회가 스스로 자기 위상을 갖추지 못한 채 대부분의 임시이사들로 구성된 현실은 새 이사장님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할 것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균형과 조화 있는 리더십으로 목원공동체를 잘 이끌어가야 할 커다란 책무가 있습니다.
바라기는 목원공동체의 이사회는 물론 학교 당국과 학생회, 노동조합 그리고 동문회 모두가 서로 협력하고 기도함으로써 이 자리가 희망의 출발점이요, 희망의 디딤돌이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희망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본문은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를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는 일,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그 꿈을 꿀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 희망을 노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그동안 목원대학교 이사회는 종종 광야와 같은 경험을 해왔습니다. 사막과도 같은 시련을 겪어 왔습니다. 이젠 그러한 막막함과 혼란을 끝낼 때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광야에 길을 내고, 여러분의 사막에 물길을 내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 가시길 기대합니다.
이사야의 예언은 새로운 출애굽에 대한 환희와 감격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일찍이 주위 강대국에게 끊임없이 시달렸고 결국 포로가 되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수난과 핍박을 당했으나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하나님께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강렬한 사명감으로 가득하였습니다. 고난을 뛰어 넘은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라는 말씀처럼 초월적 비전으로 벅찼습니다.
저는 이러한 예언이 목원공동체의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함석헌 선생은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우리 민족을 가리켜 수난의 여왕이라고 별명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우리 민족의 경우에는 이스라엘의 예언처럼 초월적 꿈이 없다고 안타까워하였습니다. 즉 비전 창조에 실패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스스로 끊임없이 반성하고 질타하면서 고난의 민족인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묻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목원공동체 여러분!
여러분은 어떤 비전을 창조해 나가고 있습니까? 어떤 희망의 출발점을 계획하고 있습니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펄펄뛰는 꿈이 있습니까? 오금이 저리도록 그리워하는 소망이 있습니까? 하나님을 향한 경건한 감동이 있습니까?
바라기는 오늘의 목원대학교는 지금,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세계와 인류를 향한 뜨거운 목마름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목원대학교는 감리교회의 목회자 양성과 우리 사회의 인재를 양육하는 요람으로서 성장해 왔습니다. 이 대학의 성취와 보람은 바로 우리 감리교회의 자랑이 되었고, 그 열매와 결실은 한국 기독교 전체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당신의 손길로 목원공동체를 매만지시면서 오늘까지 이끌어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지금부터 55년 전, 목원대학교는 이 민족의 절망적인 시기에 희망의 씨앗으로 탄생한 대학이었습니다. 목원대학교는 1953년 그 출발부터 세계감리교회의 협력 속에 탄생하였습니다. 찰스 스톡스 선교사님은 평생 한국선교사로 헌신하면서, 한국전쟁이 끝나던 해에 목원대학교를 설립하여 오늘 목원의 땅에 창조의 씨앗을 뿌렸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원의 출생은 한국 현대사의 고난을 날줄로, 세계 교회의 협력을 씨줄로 하여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즉 기독교 신앙을 모태로 인류애를 실천하고자 하는 시대의 자녀로 탄생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목원대학교는 우리 감리교회의 희망의 씨앗이고, 이 지역사회의 희망의 뿌리이며, 여러분 자신에게 희망의 결실이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감리교회의 많은 선배 목회자 중에서 특히 이호운 목사님을 존경합니다. 이호운 목사님은 마치 “딸을 키우고 가꾸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목원대학교를 사랑하고 보살폈노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분은 목원에서 배출한 젊은 인재들이 물질적으로 가난하고 영적으로 피폐한 한반도에서 신앙의 젖줄이 되게 하였고, 민족의 심성을 가꾸고 꿈을 키우는 사상적 그늘이 되게 하였습니다. 그 사랑의 힘으로 지금의 목원은 성장하였습니다.
이제 가을이 되었습니다. 우주의 질서는 정직합니다. 우주의 법칙에는 부도가 없습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옵니다. 춘하추동의 사계절의 순환은 절대로 어김이 없습니다. 하늘에는 거짓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연은 절대로 우리를 속이지 않습니다.
우리 선배들이 사랑을 투자하여 사랑의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 학교의 미래는 바로 여러분이 품은 희망의 결실이 될 것입니다.
희망의 신학자라 불리는 몰트만 교수가 4년 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는 강연에서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희망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를 둘러싼 질문자들은 몰트만 교수에게 이런저런 절망의 이유를 들어 여전히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몰트만 교수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그는 독일 속담인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를 소개한 후 이를 뒤집어 풀었습니다. 바로 “시작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바로 희망은 마침표가 아니라 바로 출발점이었습니다.
희망은 바로 시작을 가능케 하는 힘입니다. 그 힘은 마침내 아름다운 귀결을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입니다. 우리가 “희망으로 새 출발하라”고 다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목원대학교가 지역사회의 자랑과 우리 민족의 기대로 성장한 것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목표와 사명을 명심하여 그 뜻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바라기는 목원대학교가 기독교신앙의 정체성을 반석 위에 굳게 지켜나감으로써 우리 감리교회의 자랑이 되어주길 부탁드립니다.
그리하여 “희망을 주는 목원대학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