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랜튼 기념사업연구회 예배 설교(2008.9.7)
어둠 속에 빛으로 온 사람
마 5:14-16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오늘 참으로 뜻깊은 모임을 열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드립니다. 저도 아현교회에서 목회를 한 사람으로서 아현교회의 창립자일 뿐 아니라, 아펜젤러와 더불어 한국감리교회의 위대한 창립자인 스크랜튼을 기념하는 일에 대해 늘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오늘 아현교회와 상동교회, 동대문교회가 한 자리에 모여 스크랜튼을 기억하고, 그 분의 신앙유산을 기념한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출발점부터 동대문교회, 상동교회, 아현교회, 이 세 교회는 우리 감리교회의 어머니 같은 교회들이었습니다.
당시 이 세 교회는 공통적으로 성문 밖의 교회였습니다. 스크랜튼 선교사는 성안의 사람들이 아닌 성밖의 사람들을 복음전도의 대상을 삼았습니다. 그들에게 복음을 먼저 전달하려는 사명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소외되고, 가난했으며, 버림받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스크랜튼의 신앙고백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국왕에게 인정을 받기보다 민중에게 인정을 받기를 원했던 진실한 선교사였습니다. 그는 아펜젤러와 함께 한국 감리교회 선교의 문을 연 개척자였으나, 오히려 성 밖으로 나아가 아현교회와 상동교회, 동대문교회를 설립한 민중 선교사였습니다. 그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사랑’을 가지고 가난하고 소외당한 민중을 찾아 애오개, 남대문, 동대문에 시약소를 설립한 것이 그 출발이었습니다.
히브리서 13장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 그런즉 우리도 그의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자\”(히 13:12-13).
이러한 \\’성문 밖의 교회\\’로 시작한 아현, 상동, 동대문, 바로 여러분의 교회들은 모두 민족의 등불같은 희망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등불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성경을 보면 그 등불은 겨우 한 발자욱, 한 발자욱 앞을 비추는 납작하고 소박한 불그릇에 불과하였습니다. 풍전등화라는 말처럼 바람이 불면 꺼질새라, 꺼질새라 교회는 민족의 운명 앞에서 그렇게 존재해왔습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의 교회는 역사의 산증인이요, 수난과 순교의 역사를 지키며 우뚝섰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이 빛은 이 세상에 처음으로 드러난 하나님의 창조물이요, 하나님이 기뻐하시던 것입니다. 바로 우리 주님께서는 이 빛에 빗대어 너희가 빛이라고, 이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 \\’빛의 교회\\’의 모습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산 위의 동네\”의 모습이요, 방 안 가득히 비취는 \”등경 위에 있는 등불\”의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는 사람은 누구나 곧 빛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통하여 빛을 발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착한 행실\\’은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의롭게 하려고 애썼던 \\’율법의 공적\\’이 아닙니다. 바로 복음의 빛에 맞는 새로운 삶의 모습이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믿음의 열매일 것입니다.
올해는 우리 감리교회 창시자인 존 웨슬리 회심 270주년입니다. 웨슬리는 1789년 감리교 설교자 총회에서 감리교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선언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감리교인을 불러일으키신 목적은 어떤 새로운 교파를 세움이 아니요 먼저 교회를 개혁하고, 민족을 개혁하고, 성서적 성결을 온 땅에 전파하는 것이다”
저는 이 말이 우리 감리교회가, 메토디스트 공동체가 빛의 교회로서, 신실한 사람으로서 그 사명을 잘 감당하라는 메시지라고 듣고 있습니다.
제가 <윤치호의 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1930년 기독교조선감리회를 탄생시킨 합동전권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참여하여 역사의 증인이된 분입니다. 윤치호는 1930년 12월 16일 자 일기에서 새로운 교회의 탄생의 출범에 대해 이렇게 기원하고 있습니다.
\”새 교회가 활기찬 활동을 통해 밤낮으로 조선인을 보듬어 주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밤낮으로 조선인을 보듬어 주는 존재\”로서 교회가 자기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까?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고 있습니까?
과연 우리 교회는 이 역사와 세상 속에서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입니까?
나는 우리 세 교회가 스크랜튼 선교사에 대한 공동기념사업을 벌이게 될 때, 이러한 예수정신과 스크랜트의 고백을 담아냈으면 합니다.
저는 스크랜튼 선교사야 말로 우리 어두운 한국 땅에서 등불이 된 분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빛으로 온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우리가 벌이려는 기념사업 위에 능력으로 지혜로 함께 하시고 도우셔서, 모든 계획한 일이 하나님의 뜻 가운데 선한 역사를 이루시기를 소망합니다.
특히 이 기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아현교회, 상동교회, 동대문교회가 복음의 빛을 밝히고, 민족의 등불로 피어나는 복된 교회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