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감리교협의회(AMC) 제2차 총회 개회예배 설교(2008.6.24)
아시아를 그리스도의 빛으로
사 60:1-3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아름다운 땅,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서 열리는 제2차 아시아감리교대회에 참석하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존 웨슬리의 신앙전통 안에서 협의체를 이룬 아시아 감리교회들의 공동체입니다. 이 기회를 통해 우리의 협력관계가 더욱 성장하고, 그 사랑의 역사를 힘차게 이루어가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저는 이 시간을 빌어 여러분 모두에게 2년 전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된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누구보다 아시아 감리교회의 지도자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 주셔서 한국교회가 준비한 것보다 더 큰 성취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아시아 감리교회 협의회도 한 단계 발전하여 더욱 든든히 결속하게 되었습니다. 바라기는 이번 아시아감리교대회에도 성령께서 역사하시고, 각자의 마음속에 은혜를 베푸시어 뜨거운 감동과 연합의 시간이 되길 축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여기에 불러주신 까닭은 아시아 감리교회를 통해 아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라는 사명 때문입니다.
바라기는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구원의 빛으로 임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가 아시아와 온 땅에 흘러 넘치기를 바랍니다.
선지자 이사야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사 60:1).
당시 이사야가 예언하던 시대에 예루살렘에는 가난과 곤경과 압제와 슬픔이 흘러넘치고 있었습니다. 인간들의 수고와 능력으로는 아무런 변화의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망한 나라의 백성이었습니다. 그들은 멀리 포로로 사로 잡혀갔습니다. 자기 땅에 남아 있는 사람도 이미 제 목숨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걸 수 있는 기대는 오직 하나님뿐이었습니다. 장차 세상이 바뀌고, 평화가 찾아온다는 약속의 근거는 오로지 하나님에게만 있었습니다. 몸소 자기 백성에게 찾아오신다는 임마누엘의 소식은 우리에게 언제나 희망입니다.
우리가 아시아 대륙을 향해 복음을 외쳐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아시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2인 40억 명 가까운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민족도, 종교도 다르지만 단지 ‘아시아인’이란 공통된 정체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다양한 색깔을 가졌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같은 아시아인이지만 천차만별의 얼굴색과 민족 수만큼의 언어와 서로 좋아하는 다양한 음식을 먹고 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하나인 것은 믿거나, 믿지 않거나 한 하나님의 자녀임을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사이클론으로 고통 받는 미얀마의 사람들의 아픔과 지진으로 희생된 중국 쓰촨성의 불행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힘써 도와야 할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보라! 어두움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우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 열방은 네 빛으로, 열왕은 비취는 네 광명으로 나아오리라”(사 60:1-3).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는 말의 원래 속뜻은 ‘기쁜 표정을 지으라’는 말입니다.
여러분! 기쁜 표정을 지어 보십시오. 옆 사람과 서로 기쁜 표정을 짓고 확인해 보십시오. 정말로 기분 좋은 표정, 만족한 웃음을 짓고 있습니까? 사실 갑자기 기쁜 표정을 짓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아름답고 젊게 보이려고 얼굴에 성형수술을 합니다. 그러나 제가 장담합니다만, 결코 기쁜 얼굴로 만들 수 있는 의사는 없습니다.
쌍거플 눈을 만들 수는 있지만 진정한 웃음을 창조할 수는 없습니다. 주름살을 제거할 수는 있지만 영원한 기쁨을 줄 수는 없습니다.
오직 기쁨은 하나님으로부터만 옵니다. “너희는 얼굴에 기쁜 표정을 지으라!”는 명령은 하나님의 명령으로만 가능합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희망의 소식입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난 4년 동안 슬로건을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로 정하였습니다. 물론 그 희망의 주체는 우리가 아닙니다. 우리는 하늘로부터 오는 희망을 바랄 뿐입니다.
호세아 예언자는 12장 6절에서 “그러니 너희는 하나님께로 돌아오너라. 사랑과 정의를 지키며, 너희 하나님에게만 희망을 두고 살아라”라고 말하였습니다.
저는 이 말씀이 바로 우리를 향한 말씀이라고 믿습니다. 오랫동안 한반도 땅에 어두움이 있었고, 한민족에게 캄캄함이 존재하였습니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께 향하는 희망으로 많은 시련을 이겨냈습니다. 오늘의 우리 한국교회의 모습은 그 결과요, 그 열매인 것입니다.
지금 한국은 경제적으로 성장하였지만, 불과 40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불행한 나라 중에 하나였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지만, 한국은 45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 노릇을 하였고, 3년 동안 남과 북 사이에서 동족 간에 커다란 전쟁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60년이 넘도록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를 가리켜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렀습니다.
19세기 말, 한반도는 희망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어두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빛을 전해준 것은 바로 기독교 선교사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맨 처음 한 것은 대학을 세우고, 병원을 짓고,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여성들의 권리를 일깨워 주는 일이었습니다. 교회를 세웠고, 교회를 통해 많은 지도자들을 길러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 한국감리교회는 교인 수가 156만 명에 이르고, 세계에 8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하나님께 큰 복을 받았습니다. 이제 그 사랑의 빚을 갚고, 복을 나누기 위해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남태평양의 많은 섬들에 이르기까지 복음을 전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온 세상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고,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짓는 일은 우리 민족이 123년 전에 복음의 빚을 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온 세상으로 나가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승천하시면서 이렇게 명령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9-20).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함이 없습니다.
누가 선교사로 부름 받았습니까? 누가 이사야처럼, 호세아처럼 희망을 선포하고 있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감동시키셔서 파송하셨다고 저는 믿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강권하셨습니다.
지금 아시아의 복음화와 아시아 민족의 구원은 제2차 아시아감리교대회에 참여하신 여러분의 손에 달렸습니다. 지금 당장은 우리의 형편이 어렵지만, 우리가 간구할 때 하나님께서 도우실 것입니다.
이 거룩한 역사를 위해 우리 아시아 감리교회가 더욱 연합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는 주님의 명령과 역사가 사람의 얼굴과 얼굴을 통해, 사람의 손길과 손길을 통해 구체화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즉 저희가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롬 10:14-15).
우리는 21세기에도 여전히 도움을 요청하는 마게도냐 사람의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환상 중에 나타나 사도 바울의 마음을 흔들어 깨웠던 마게도냐 사람의 갈급함을 온 심령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나를 포함하여 아시아 사람들의 영혼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기 위해 우리는 저들을 향해 하나님의 웃음, 즉 ‘기쁜 표정’을 지어야 합니다. “빛을 발하라”는 명령에 순종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는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 회심 270주년입니다. 그의 위대성은 복음 전도자로서 이웃과 세상을 향해 눈을 돌린 것이었습니다.
존 웨슬리는 “세계는 나의 교구”(I look upon all the world as my parish)라고 말함으로써 그를 따르는 지금, 여기 있는 각 나라 메도디스트들을 향해 함께 할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그의 가슴을 뜨겁게 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확신이었습니다. 그가 얻은 확신 때문에 존 웨슬리는 교회의 관심 밖에 있던 사람들에게 전도의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의 영혼 사랑은 이웃사랑, 사회적 책임, 평화로운 세계까지 그 지경을 넓혔던 것입니다. 나를 변화 시키고, 세상을 변화시켰습니다.
우리 아시아 감리교회는 이러한 감리교회의 목적에 따라 예수 정신으로 무장하고, 성령의 능력으로 무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연합하고, 선교의 비전으로 하나 되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빛을 선포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제2차 아시아 감리교대회를 도우셔서 각 나라 감리교회마다 다시 부흥하는 영적 도약점을 마련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