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특별연회 관리자 이임 및 총무 취임예배 설교(2008.6.17)
그리스도를 본받는 종
빌 2:5-11
할렐루야!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관리자 이임 및 총무 취임예배’를 드리는 미주특별연회와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정연회로 승격한 미주특별연회가 오늘 새로운 총무를 선임하여 이렇게 새 출발을 하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꼭 16년 만의 경사입니다. 앞으로 정연회로서 국내의 연회들에 버금가는, 아니 더 훌륭한 연회로 성장하고 성숙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먼저 그동안 관리자로서 미주 내 기독교대한감리회를 이끌어 오신 조창오 목사님께 치하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미국과 캐나다가 지역이 넓을 뿐만 아니라, 이민사회 안에 존재하며, 또 UMC 라는 동반자인 동시에 경쟁관계에 있는 교회와 상대해야하는 등 관리자로서 역할이 대단히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입법과정 등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이렇게 독립할 수 있었던 것은 조창오 관리자님의 커다란 리더십 덕분입니다. 이제 주어진 책임을 마치고 미주특별연회에서 새로 선임된 조동삼 총무님에게 역사적인 바통을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하나님께서 크신 위로와 칭찬을 허락하실 줄로 믿습니다.
또 오늘 제1대 총무로 취임하는 조동삼 목사님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미주특별연회의 마지막 관리 감독으로서 연회의 발전을 위해 어떤 분을 총무로 천거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기도하며, 고민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통해 가장 마땅한 적임자를 추천하도록 도와주셨음을 믿습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조동삼 총무님을 눈동자같이 살피시고, 강한 팔로 붙잡아 주셔서 미주특별연회를 부흥시키고, 화목하게 하는 일에 귀하게 사용하시기를 축원합니다.
미주특별연회는 지금 매우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오는 9월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여러분 가운데에서 감독을 선출해야 하고, 은급문제 등 풀어나가야 할 산적한 과제가 있습니다. 바라기는 미주특별연회가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며, 협력함으로써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동역자가 되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 시간 기독교 리더십의 모델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지도자가 있습니다만 그러나 모두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기독교 리더십은 한마디로 ‘주님을 본받은 사람’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인 빌립보서는 사도 바울이 감옥에서 쓴 편지입니다. 빌립보 교회를 향해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은 무엇입니까? 바로 하늘 영광을 버리시고, 이 땅에 내려와 몸소 섬김의 삶을 사시다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주님의 섬김의 영성을 의미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생명의 떡’, ‘생명의 물’처럼 사람이 먹고, 마시는 존재로까지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도대체 사람이 얼마나 귀한 존재이기에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그토록 낮아지면서까지 사랑하셨겠습니까?
우리는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시고, 자기를 낮추어 죽기까지 복종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원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구원받은 이들은 자신의 삶속에서 예수를 본받고, 그리스도 안에서 성화를 이루어 가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마음에 역사하셔서 영과 인격을 새롭게 하시고, 성화의 삶으로 이끌어 가시는 분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지난 5월 24일은 존 웨슬리 회심 270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존 웨슬리는 젊어서 토마스 아 켐피스의 책 <그리스도를 본 받아>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평생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사람이 되고자 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겸손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알고,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깨달으며, 자신의 한계와 연약함과 죄인임을 인식할 때 가능합니다. 즉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복종하신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고 서로 섬기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목회자의 본분이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실패의 원인은 약함에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과 접촉할 때 수건으로 자신의 빛나는 얼굴을 덮었습니다. 이처럼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겸손이라는 수건으로 자신들의 장점을 가립니다. 만약 이기주의나 자기 추구나 자기 과시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닮는 것을 방해 할 것이고, 서로 간에 교제를 파괴할 것입니다.
장단기발전위원회는 <감리교회, 성숙과 부흥을 위한 백서>를 통해 우리 감리교회가 미래에도 계속 부흥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권위적 리더십은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다시 예수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섬김의 영성을 회복해야만 감리교회가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섬기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크게 키웁니다. 그것이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입니다. 제가 오늘 이 시간 새로 취임하시는 조동삼 총무님과 여러분 모두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서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본받기를 부탁드립니다.
존 웨슬리는 1789년 감리교 설교자 총회에서 감리교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선언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감리교인을 불러일으키신 목적은 어떤 새로운 교파를 세움이 아니요 먼저 교회를 개혁하고, 민족을 개혁하고, 성서적 성결을 온 땅에 전파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랑스런 메도디스트로 부름받았습니다. 한국에 있든, 미국에 있든 우리는 하나님의 목적에 합당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예수 정신으로 무장하고, 복음의 능력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사회보다 더 깨끗한 존재여야하고, 세상보다 더욱 순결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거룩함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감리교회가 만민을 향해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충성을 다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여러분은 미국과 캐나다 땅에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들에게 구원의 복음을 증거하며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특별한 사역을 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브라함의 부르심을 나의 소명으로 듣고, 요셉의 형통함을 나의 소망으로 받아드리려는 믿음을 지닌 당사자들입니다. 사실 여러분 역시 이민자요, 그들과 똑같은 아픔과 애환을 갖고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증거하고, 위로를 나누고, 때로는 봉사자요 상담자로 살아가는 것은 천직이요, 순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미주특별연회는 더 든든한 방주요, 더 미더운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도하심이 오늘 이임하는 조창오 관리자님과 새로 세움받은 조동삼 총무님 그리고 미주특별연회 모든 교회와 성도 위에 함께 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